◆프랑스 - 김경환 <본사 주간>
「빌라」서 보내는 주말
여름「바깡스」엔 자가용 몰고 외국 여행
「그룹」활발ㆍ예술품 등 여가의 산업 푸짐
프랑스인들의 여가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는 것 같다. 일과가 끝난 후부터 생기는 틈과 주말과 연중 휴가이다.
직장에서 일과가 끝나면 대개의 프랑스인들은 자기 취미대로 여가를 이용하고 있는데 직장에서 입었던 옷을 가내 작업복으로 바꿔 입고 그림 조각 목공 정원 가꾸기 등의 일하기를 좋아한다. 여러 가지 발명이나 예술품 등이 이러한 여가의 산물이라는 것은 특기할 만하다. 내가 잘 아는 프랑스인 한 사람은 여가 중 부업으로 라디오 조립을 하였는데 후일에 라디오 수리가 자기 본업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저녁식사 후에는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기는 하나 대다수는 그룹활동에 참석한다. 독서그룹 음악감상그룹이 있는가 하면「브릿지」(일종의 카드놀이)에 쎄크(서양 장기)그룹도 있고 시네마(名畵)그룹 등도 있다. 이것은 사교의 일역을 하기도 한다.
주말에는 주로 가족적으로 시간을 소비하는데 모든 가족이 자동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루 동안 다녀올 수 있는 거리의 여행을 한다. 친척을 (특히 나이 많은 부모 친척) 방문한다든지 친구 가족과 함께 명승지나 관광지를 찾든지 한다. 너무나도 주말 여행이 자주 있기 때문에 어떤 때는 목적지 선정으로 시비하다가 집에서 그냥 지내는 것도 본 적이 있다.
좀 더 부유한 가정에서는「빌라」(별장)를 갖고 있어 주말은 반드시「빌라」로 간다.「빌라」는 대개 도심지에서 떨어진 공기가 맑은 야외에 있으며 친구 가족들을 초청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고 외국인 학생들도 이러한「빌라」에 가끔 초대를 받게 된다.
주말 행사로서 잊을 수 없는 것은 병자 방문이다. 친척이나 친지 중에 병자가 있으면 주말에 방문하는 것을 의무처럼 생각하고 있다.
프랑스 사회제도로서 유급 하기 휴가가 있다. 어떤 프랑스인은 말하기를『프랑스인은 하기 휴가를 기다리는 재미로 일 년을 살고 하기 휴가를 준비하기 위해서 노동한다라』고 했다 하기 휴가 동안 프랑스인들은 자동차로 여행 떠나는 것이 상습이다. 구주 제국가 간에는 왕래가 편리하기 때문에 외국 여행을 주로 하며 프랑스에서는 이태리, 스페인, 독일, 스웨덴 쪽으로 여행을 많이 하게 된다. 천막과 식사 도구 일체를 차에 싣고 명승지를 찾아 여행하면서 자연의 절경을 감상하고 인간의 창조력을 맛보며 외국인의 생활과 대조하고 돌아오면 다시 일 년 동안 보람 있는 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것 같다.
프랑스인의 여가 선용은 가정 중심이라는 것이 특기할 사실인 것 같다.
◆일본 - 이기창 <每日신문 기획조사부장>
대중화된 레저산업
편리한 교통 「써비스ㆍ에리어」도 곳곳에
『공휴일은「스트레스」를 세탁하는 날』
수 년 전부터 일본엔「레저」산업이란 게 새로운 각광을 받고 있다.「레저」란 말이「한가한 시간」을 뜻하니까「한가한 시간을 위한 산업」쯤 되겠다.
「공업입국」에「국방ㆍ건설」이란 어휘를 귀 따갑도록 들어온 우리들에게는 생소한 느낌이지만 그들이 얼마나 잘 살기에「여가를 위한 산업」까지 신경을 쓰나? 하는 데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하기야 아침 일찍 역두에서 우유 한 병으로 목을 축이고「넥타이」를 매면서 만원 전차에 비집고 들어가 1시간…회사에 나오면 1년 3백여 일(60일은 쉰다 치고) 한결같은 일에 시달리고… 저녁엔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또 전차에서 꾸벅꾸벅 졸며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의「소시민」들껜 공휴일이 정말「구세주」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니 그들이 공휴일을 좋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 그것도「토요일+일요일+국경일」식의 연휴를 더욱 좋아한다.
그래서 공휴일이면 그들은『목숨의 세탁을 하러 간다』고 친구와 가족들과 어울려 산과 바다 또는「레저」시설을 찾아 나선다. 공해로 숨통이 박힌 도시를 피해 단조로운 일 때문에 쌓인「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레저」산업이란 인간들에게 절대 필요불가결의 것이 되고 말 것 같다.
일본의「레저」는 이제 완전히 생활과 직결돼 있다. 자가용을 몰면 완전 포장된 도로가 명승 고적지로 인도해 준다. 자가용이 없어도 버스 철도 선박들이 충분히 교통문제를 해결해 준다. 이와 함께 산이나 바다를 가릴 것 없이 모든 시설이 「레저」를 늘기려는 사람들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레저」엔 돈이 앞선다. 그러나 산업시설이 대중화하고 보면「돈」은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일본의「레저」산업이 가르치고 있다.
「고속도로」만 해도 경치 좋은 곳엔 전망대가 있고 군데군데 있는「써비스ㆍ에리어」도 경치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재작년에 개통된「도오메이」고속도로의「하마나꼬ㆍ써비스 에리어」는 대표적인 것. 뿐만 아니다. 호수엔 유람선과 휴식처 푼돈으로도 쉴 수 있는「켐프」장…. 이것들은「하꼬네」의「아시노꼬」등등 그 많은 산중의 호수들과 바다에도 준비돼 있다.
일본의 사철(私鐵)들이 방대한 자본을 들여 관광 명승지를 개발해 온 것도 알고 보면「레저」산업이다. 출발지에서 기차표에 버스표「케이블ㆍ카」표 점심 식사표 관람권들이 한 권으로 된 책을 받으면 하루를 즐길 수 있다.
국철도 명승지를「체인」으로 한 소위 주유권(周遊券)이란 것을 팔고 있다.「호텔」계약까지 된 것을…
그러나 그들의「레저」도시에서도 가능하다.「보오링」도시 변두리의 각종 유기장, 소위「요미우리」신문사가「디즈니 랜드」를 본따 만든「요미우리 랜드」는 어른과 아이들께 꿈을 키워 준 데서 대인기다. 이런 것들은 규모가 크고 작고 할 뿐이지 숱하게 많다.「풀」만 해도「호텔」국립경기장 등 사설의 유료「풀」말고도 각 구청마다 공영「풀」장이 마련되고 있다.
이제 일본의「레저」는 일본 국내를 떠나 외국으로까지 뻗치고 있다. 방학을 이용한 학생들의 해상대학은 호화객선으로 태평양을 건너 미국과「하와이」를 다녀오면서 배 안에서 강좌를 갖는다. 여비도 월부 또는 돌아온 후 신문 배달 같은 것으로 갚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전부가 호화판은 아니다. 여가 선용의 기본은 역시 한국과 같다. 산과 바다 그리고 낚시…. 규모가 크고 시설이 좋다 뿐이다.
그 중엔 전차를 타고 젊은 부부가 아기들을 업고 안고 산을 찾아가 개울물에 발을 담그고 하루를 지내는 잔잔한, 그리고 조용하고도 가난한「레저」도 있는 것이다.
◆스위스 - 이종흥<대구대교구청 상서국장>
관광국…「바깡스」엔 더욱 바빠
주말보다 주말에 건강을 위해 쉬는 판
조용한 주일은 신심시간으로 보내
어느 나라 사람이고 여가가 있으면 무엇을 하든가 뜻있게 보내려는 자세가 있을 것이고 또 다른 한편에는 선용 못하는 폐단도 다 있을 것이다. 「스위스」에 있어서 그 국민은 어떻게 여가를 선용하고 있을까?
이런 설문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상 말하기 힘들다.
「여가」라는 말 규정이 힘들고 거기다 네 가지 말을 국어로 쓰고 있고 19개로 독립된 주립으로 연방국가를 이룬 나라 사람들의 생활을 일괄적으로 규정 짓기가 어느 나라보다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스위스적인 것이 없나 하면 그렇지는 않다. 표현하기 어렵지만 있기는 있다. 이런 원칙적인 성격을 전제로 느끼고 본 대로 적어 보기로 한다.
무직이 있을 수 없고 완전 고용이 보장된 생산 사회이고 거기다 만인이다 잘 아는 관광의 나라이기에 모두가 직장이나 직업에 기계 같이 얽힌 생활을 하고 있고, 관광의 나라이고 보니 남들이 즐기고 쉬는 때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많이 스위스 사람들은 일을 하게 된다. 그러기에 주말에 가질 수 있는 휴가를 이런 이들은 주간 중에 갖게 된다. 이런 이들에게는 주간 휴가란 고달픈 몸을 푸는 시간이다. 그렇지 않고 정상적 주말 휴가를 가지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사회 계층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역시 종교적 신심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다소 남는 시간이 있다면 가족과 함께 휴식을 위해서 가벼운 산책을 한다. 주일 스위스의 어떤 곳을 가더라도 교회에서 울려퍼지는 종소리와 말쑥한 옷차림으로 가족들이 단란하게 교회로 가는 풍경은 모처럼의 주말 휴가를 종교적 신심의 시간으로 보내고 있다는 인상을 누구나가 받게 된다. 여기서는 가톨릭이나 개신교나 다같이 경건한 분위기에서 지낸다. 그러기에 도시의 분위기는 더욱 말쑥하고 조용한 주말을 이룬다. 다소 소란이 있다면 관광객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활 때와 여름철의「바깡스」휴가 시절에는 스위스에서는 더욱 바쁘고 일을 더해야 한다. 돈 버는 재미에 또 이때가 한대목이기에 휴가를 못 즐긴다고 불행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관광사업과 관계 없는 직장에 있는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알프스」산록에 별장으로 지어둔「샬레」로 가서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낸다. 이들에게는 휴가란 절대로 사치의 시간이 아니고 건강을 위해 절대로 필요한 휴식의 시간으로 알고 있다. 그러기에「휴가」가 경비를 낭비케 한다든지 그러다가 건강을 잃게 하는 시간으로 보낸다는 정신은 없다. 그 밖에 농촌지대에 있어서는 사실상 주말 휴가는 있어도「바깡스」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목축이 농사이기에 목초를 건조시켜 목초 창고에 쌓고 또 소를 돌본다. 스위스 사람들은 산악지대에서 근면으로 살아온 생활 전통과 근대화가 되어 서구에서 가장 수준 높은 생활을 하면서도 휴가가 많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고 근면정신으로 그들은 만족하고 있기도 하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