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현대적 상황
오늘날 산업화 과정에 놓여있는 한국사회는 심각하고도 급격한 변혁을 겪고 있다. 과학기술의 진보는 사회질서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또한 공업형태의 발전과 더불어 전통적인 지방공동체의 소질을 초래하고 있다. 사람들은 농촌을 버리고 도시로 집중하여 도시화 현상을 빚어내고 농촌사회로부터 산업사회로 옮겨가면서 이른바 제1차 기초집단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제2차 집단을 형성해가는 사회구조가 구축되고 있다. 그뿐아니라 전자기술공학의 발전은 인공두뇌학과 텔레비젼을 비롯해서 매스콤 혁명을 일으키면서 정보화 사회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현대 한국사는 인류사와 더불어 전환기 변혁기 과도기라고 불리우는 시대에 처해있다. 사회적 형태는 과학적 기술적 공업적 형태롤 눈뜰 사이 없이 바뀌어 오늘날의 한국인은 정신적 정립도 하지 못한 채 가치관의 혼란 약화 및 공백을 맛보고 있다.
고도경제 성장으로 말미암아 조성된 인간소외는 비인간화의 경향과 자기소외의 문제로 참으로 무시할 수 없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양상으로서 생각하게 끔됐다. 환경문제를 보더라도 서울 같으면 인구과밀 자동차의 배기가스 공장의 매연 소음 교통혼잡 주택난 오염된 공기와 하천 등의 공해로 인간의 심신을 좀먹는 여러 조건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일상생활의 직접적인 의식에 있어서 「인간적인 것」의 실현과 그 권리를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왜냐하면 현대사회에 있어서 인간이 인간적인 것을 실현하려고 노력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비인간적인 것으로부터 극심한 저해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비인간적인 것으로 말미암아 위협되고 억압됨으로써 비인간화와 자기상실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병든 현상은 현대세계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리들의 오늘날의 시대의 특수한 문제는 인간의 능력을 굉장히 높힌 기술의 진보 그 자체 진실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은 이 세계에서 많은 비인간화의 요소로 인해 자기의 삶의 가치추구에 몸부림치며 자기 소외와 끝없이 싸워야하고 그리고 또한 의미의 탐구에 온갖 힘을 기우려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현대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최대의 과제인 「인간의 회복」을 위해 도전하지 않으면 아니된다.
더욱이 오늘의 한국인은 일상생활에 있어 북한의 공산집단으로부터 침략의 위협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적화 통일을 노리는 남침에 대비하면서 인류사회의 건설과 인간의 진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하는 입장에 처해있다. 그리고 평화와 통일을 갈망하는 한국인은 특히 북한에 엄존하는 「침묵의 교회」를 잊지 못하며 가슴 한 구석에 불안과 고뇌를 지니고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서 희망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의 현대적 상황은 어느 의미에서는 한국사회가 이미 잠재적 교회로서 예비선교의 단계를 넘어서 하느님의 구원의 필요를 느끼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인의 심성은 복음을 받아드릴 수 있겠금 돼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로 한국 가톨릭교회는 이러한 선교적 상황에 생명의 말씀인 복음을 선교하며 메시아적 백성으로서 한국사회의 인간화를 통해서 복음화 사회를 실현해 나아가야 하겠다.
(3) 복음의 한국적 이해
우리에게는 한국인으로서의 이해와 신앙과 교회가 있어야 하겠다.
한국 가톨릭은 결코 서구적인 전통과 형식에 대한 일방통행적이고 단순한 모방과 순응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지방교회로서 보편교회와의 연대성과 일치성을 강화하여야 한다는 것과 교회의 가톨릭성(보편성)을 잊지 않고 유일단일의 가톨릭교회라는 것은 말할 것 조차 없는 것이다. 그러나 「부분교회」로서의 한국교회는 전교회의 공통된 보화와 한국민족 고유의 부(富)를 섭취하여 완전한 성숙을 달성토록 힘쓰고 세계를 행해 그리스도의 얼굴을 독자적 측면에서 표시하는 사명을 성취하여야 한다.(선교22조 참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에게도 마땅히 우리를 구원해주시는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해 한국인으로서 우리대로의 이해와 신앙과 표현이 있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더욱이 말씀의 육화(肉化)의 신비는 구체적으로 역사 안에 흘러들어와 그 시대의 사회상황 밑에서 인간관계를 갖는 것도 의미한다는 것을 생각 할때 그리스도의 복음은 본질적으로 끊임없이 육화하여 한국민족과 사상가운데 그리고 언어와 문화 안에 침투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이 복음의 육화성은 한국인으로서의 복음이해와 신학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한국적인 표현방식으로 우리의 시대감각 뿐 아니라 생활감정에 알맞게 적절하게 선교토록 하는 것이다. 때문에 복음선교는 현대의 한국인에게 꼭 그리스도의 「복음의 신비」를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복음의 한국적 이해가 무엇이냐 또 한국인으로서 주체적으로 어떻게 파악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한국 가톨릭교회가 모든 힘을 동원해서 연구 해결하여야 할 긴급하고도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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