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낭만의 항구 항구 목포! 노령산맥의 줄기 반둥산맥이 호남평야를 가로질러 남서로 뻗어오다 남해의 푸른 물로 성큼 뛰어들어 무안반도를 이루었고 이 무안반도에서 다시 서남으로 가지를 친 조그마한 반도가 튀어나와 목포항을 이룬다.
동으로 영산강의 물결이 갓바위 옆을 굽이쳐 삼학도를 감싸 돌고 멀리 남쪽으론 해남의 무안반도, 서로는 고하도가 천연의 방파제 구실을 해 주는 양항(良港) 목포는 이 지역 상공업의 중심지로 1897년 개항 이래 번영일로를 걷고 있다.
72년의 전통을 가진 산정동 성당은 목포역 북동쪽 유달산 건너편 동산 위에 우뚝 솟아 목포 시가를 한 눈에 내려보고 있다.
둥글게 돌담을 쌓아 놓은 동산 주위는 옛 성터를 방불케 한다. 이 돌담 안에는 성당 건물과 꼴룸바노병원, 그리고 병원 간호학교가 모여 있다.
1913년 3대 송 신부(빠리外傅)가 전립한 옛 성당은 1966년 현재의 새 성당 건립과 동시에 헐리어 자취도 찾을 길 없고 그 자리엔 잡초만 무성하다.
13대 주임신부 고 토마(애란人) 신부와 보좌 오 요한 신부는 6ㆍ25 동란 때인 1950년 7월에 당시 교구장 안 빠뜨리치오 주교와 함께 북괴에 납치되어 생사조차 알 길 없다 괴뢰군들이 목포를 짓밟을 때 피난하라는 신자들의 간곡한 권유도 물리치고 끝까지 성당을 사수하다 끌려간 지 어언 스무 해가 된 것이다.
선배 신부들이 피 흘려 신앙을 지켜온 이 성당의 현재 주임 차 찰스(21대ㆍ애란人) 신부는 사도회를 바탕으로 교세 확장에 여념이 없다.
「리아스」식 해안을 이루고 있는 목포항 주위에는 유달산을 비롯, 삼학도 홍도 대홍사 등 관광 자원이 풍부하다.
특히 유달산은 목포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어 시가는 이 산을 중심으로 반달형으로 발달해 있다.
삼학도와 더불어 목포의 대명사처럼 일컬어지는 이 유달산은 온 산이 기암괴석으로 된 돌산으로 그 산세의 장엄, 수려함이 능히 목포의 소금강이란 찬탄을 듣고도 남을 만하다.
유달산 제일 낮은 봉우리 노적봉을 오른쪽에 끼고 50m쯤 오르면 바위 위에 조그마한 대리석 비석 하나가 외롭게 서 있다. 이것이 바로「목포의 눈물」로 너무나도 유명한 가수 故 이난영의 기념비이다.
지금도 이곳 주민들은 선술집에서 대포잔을 기울이며 곧잘「목포의 눈물」을 흥얼거린다. 더욱이 목포역 플렛트홈 스피커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올 땐 이별이 아쉬운 나그네의 발길을 우수에 젖게 한다.
그러나 귀에 익도록 들어온 삼학도는 지금 이 섬과 갓바위를 연결하는 매립공사가 한창이어서 옛날의 모습은 찾을 길이 없다. 다만 육지와 연결된 하나의 벌거숭이 산으로 변해 있을 뿐이다. 지도의 한 부분을 변화시킨 대역사(大役事)임에는 틀림없으나 천연의 관광자원을 잃은 허전한 감을 금할 길 없다.
목포역에서 북서쪽으로 2km 정도 차를 몰면 대남동 해수욕장이 나온다. 이 해수욕장은 수질이 좋아 여름철만 되면 전국의 관광객들이 붐빈다.
또 목포 동쪽 40km 떨어진 곳에 있는 대홍사 역시 이곳에 들린 관광객들이 한 번씩은 찾아보는 신라 고찰이다.
여기서 배를 타고 서쪽으로 8시간 정도 달리면 저 유명한 홍도가 나온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100호로 지정된 이 섬은 갖가지 형태의 괴석들이 바다를 뚫고 병풍처럼 서 있어 여기에 부딪쳐 부숴지는 새하얀 물거품이 일대 장관을 이룬다.
목포 앞바다에 산재해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의 등댓불이 반짝이기 시작할 때 만선기를 휘날리며 돌아오는 어선들을 기다리는 아낙네들의 등 너머로 은은히 울려오는 성당의 종소리-.
아름다운 목포의 낭만은 황혼녘이 되면 이렇듯 거의 신비경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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