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여가는 공짜가 아니다. ②여가는 덤으로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③여가는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함부로 다룰 때 인간에게는 큰 고통을 준다. 여가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의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을 말하기 전에 현재까지 대개의 사람들이 어떠한 형태로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를 살펴봄으로써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여가시간을 보냄에 있어서의 잘잘못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이루어지겠다. 이 글을 자신의 여가활동과 비교하여 보면 실제적인 여가 선용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한국인의 여가활동 실태를 살펴보면 한국인의 각 사회층의 여가 소비는 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형태이다. 상류층은 사냥ㆍ골프ㆍ승마ㆍ드라이브ㆍ정원 가꾸기 등 소비성이 높은 개성적인 여가의 이용이 가능하나 중간 소득층의 사람들은 여행 즉 동료 간의 당일치기 소풍 정도이고 스포츠의 관람ㆍ영화ㆍ잡지나 신문 또는 약간의 독서를 하며 주로 어울려 담배 연기가 자욱한 다방에서의 잡담과 술타령을 하는 것은 주로 금전이 소비되는 여가활동이며 소비가 따르지 않는 창의적이며 정서적인 여가 활용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결국 현재까지의 여가 선용문제는 개인이나 집단이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비생산적인 소비 위주의 여가였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주택가 학교 주변까지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대폿집ㆍ다방ㆍ빠ㆍ카바레ㆍ요정ㆍ제과점 당구장ㆍ고급 목욕탕ㆍ극장 맥주집ㆍ여관 등 근래에 와서는 이러한 무질서한 여가 소비 때문에 상업오락이 많은 각광과 더불어 심각한 사회문제를 제기하게끔 되었다. 이렇게 여가 선용이 잘못 되어진 커다란 이유의 하나는 여가활동을 올바르게 추구하는 데 필요한 교양에 대하여 조직적이며 계획적인 교육과 훈련이 충분하지 못한 데 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은 술을 마시며 퇴폐적인 유행가를 부르는 것으로 그네들의 흥취를 삼았었고 휴일에는 대개가 방에 뒹굴거나 늦잠을 자며 라디오를 듣거나 신문을 보는 것이 유일한 것이며 외출을 하더라도 영화ㆍ바둑ㆍ당구ㆍ다방ㆍ제과점 등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하다가 저녁 때가 되면 남녀가 뒤섞여 술집으로 2차 3차, 먹고 마시고 하는 소비 위주의 여가이며 심지어는 부인들까지 니나노와 술판으로 끝장이 난다. 이와 같이 많은 사람들의 여가가 거리를 배회하고 잡담으로, 잡담에서 상업적 오락으로, 오락에서 향락으로, 향락에서 파멸, 파멸에서 불안 등 불건전한 현실 도피로 그 방법에 있어 무질서한 양상을 가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러한 실태 속에서 우리는 구체적으로 여가시간을 어떻게 재평가해야 할 것인가? 과거에는 여가를 갖는 사람들이란 서민층의 노동력을 착취하여 그네들의 신분ㆍ지위ㆍ재산을 확보하였던 상류층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누구나 여가를 자기 나름대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의 여가란 노동이나 생활상 필요에 의하여 구속된 시간을 제외한 자유로운 시간이다. 여가는 향락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것으로 하여 자기 자신의 여가 선용 방법을 찾아 개척하고 창조하여 나가는 데 명랑하고 보람스런 생활이 있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여가시간에 여러 가지 여가활동이 있겠지만 여가 선용의 방법과 내용은 무관하다.
여가를 쉽게 가질 수 없는 사람들도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의 합리화를 꾀하여 계획을 세워 시간과 돈의 낭비를 방지하고 가정과 개인의 생활시간을 분석하여 가족 모두가 능력에 따라 주부의 일을 도와 주부의 여가시간도 만들어 주고 며칠씩 계속되는 행사 또는 휴가를 조절하여 균형 있는 여가시간을 매일 갖도록 하고 직장에서의 점심시간과 휴식시간을 이용, 개성과 교양을 넓히고 가정에 일찍 돌아와 집안 식구가 모여앉아 즐길 수 있는 시간, 공휴일을 이용, 친구나 이웃 또는 모임을 통하여 취미 봉사활동으로 하루를 유익하게 보내는 등 각각 개인이나 집단의 여건과 능력을 활용하여 서로 협력 계획성 있게 여가시간을 가질 수가 있다.
여가시간의 활동은 개인이나 단체에 기쁨ㆍ만족ㆍ행복을 가져오는 것이어야 하고 각자의 취미ㆍ직업ㆍ환경ㆍ시간ㆍ체력ㆍ연령ㆍ계절을 고려하여 실생활 중에서 찾을 수 있는 내용을 선택해야 하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종목 중에서도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가치 있는 종목이어야 한다. 지면 관계로 그 하나하나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대개 다음과 같이 크게 네 가지로 간추려 보면
첫째, 신체적인 여가활동으로 등산, 사격, 낚시, 뱃놀이, 하이킹, 사냥, 수영, 연날리기, 쎌매타기, 널뛰기, 스케이팅, 스키와 배드민턴을 비롯한 각종 스포츠 등으로 연날리기, 썰매타기, 널뛰기, 윷놀이 등은 한국 고유의 것이어서 민족성을 고취시킬 수 있어 좋다.
둘째 지적인 면으로 독서, 채집, 수집, 바둑, 장기, 성경퀴즈, 토론, 시 낭독, 소설, 스무고개, 지적 게임 등…
셋째, 문학적인 면으로 미술, 문학, 음악, 연극, 조각, 수예, 원예, 영화 감상, 공작, 창작 등…
넷째 사회적인 면으로 단체게임, 담화, 포오크댄스, 각종 파이티, 꽃놀이, 해수욕, 소풍, 캠프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여가활동을 이상 네 가지로 구분하였지만 반드시 어느 일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서로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반드시 고정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프로그램을 짤 때 이것을 잘 파악하여 목적한 목표를 달성하도록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
끝으로 교회가 인간의 잘못되어진 여가 선용을 위해 상업적이고 물질만능의 소비성과 향락적인 여가산업의 횡포와 무지 때문에 메마르고 상실되어가는 인간의 본성과 병든 생활을 회복시키기 위해 앞장서서 건전한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전개하여 여가 선용의 가치 있는 활동센터로 지역사회 학교 성인학교 청소년 교회학교 노동자 교실 주부클럽 교회 탁아소 직장인 클럽 취미클럽 봉사활동 인간문제 상담, 진학 직업 지도, 교양 강좌 등 전문적인 연구와 지도자 양성, 적극적인 계몽, 풍부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과감하게 사회 안에 교회의 모든 시설과 장소를 개방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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