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말 초창기 한국교회의 실정을 잘 말해주는 백서를 씀으로써 신유사옥때 처형된 황사영에 관한 새자료가 발견됐다. 본보에서는 이번호부터 새로운 사료발견에 개가를 올린 김구정씨를 통해 그 발견과정 및 당시 처형된 후의 황사영 가족과 후손에 관해 알아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註))
황사영(알렉산델)은 그의 백서사건으로 1801년 11월5일에 처형된 후에 그 가산은 적몰되고 그 모친 이씨는 경남 거제도로, 그 부인 정씨(정약용 백씨약현(伯氏若鉉)의 장녀)는 제주도로, 그 아들 경헌(敬憲)은 추자도(추子島)로 각각 귀양가게 된 사실은 나라 문헌에나 달레교회사에 분명하다.
필자는 3년 전부터 황사영의 생애와 그의 후손들과 귀양간 모친ㆍ부인ㆍ아들의 내력을 연구함과 동시에 그가쓴 백서(백書)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점을 밝혀보려고 노력해오던 중 천만뜻밖에 그해 가을에 바로 내가 살고있는 본당 관하 이웃 동네로 황씨 후손 한 집이 이사해왔다.
그 후손이라면 의심없이 추자도로 두살때 귀양간 경헌의 후손일 것으로 알고 여러번 성당에서 만나기도 하고 우리집으로 청하여 자세히 물어보니 틀림없는 사영의 5대손이며 경헌의 사대손임을 그가 가지고 온 족보를 통해서 확인되었다.
그의 족보에 나타난 여러가지 사료(史料) 참고점은 다음호 ②난에 자세히 말하겠거니와 이황씨를 만난 것이 제주도와 추자도로 귀양간 그의 고조모 정씨 부인과 증조부인 경헌의 내력을 캐게 된 동기가 되어 그의 가문에서 전해오는 고문헌이나 전설같은 것을 물어 차차 발굴의 실마리를 찾게되었다.
그가 보여준 고문헌은 두 장인데 한 장은 1838년에 제주도에 살던 김해 김씨 상집(尙集=相集)의 친필부고 편지였었다. 그 내용은 서울에서 거기로 귀양와서 살다가 그해 2월1일에 별세한 정씨 부인의 부고를 그 즉시로 추자도 황씨 가문으로 보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어서 다시 이 편지를 보낸다고 썼다. 그 편지를 받을 사람의 이름은 추자도 황우중(우重)이라 했는데 이분이 경헌의 둘째손자인 것이 황씨네 가첩에서 밝혀지고 또한 위에 말한것과 같이 우리 동네도 이사해온 황찬수(贊壽)씨의 삼촌이었었다.
그리고 또 한장은 같은 글씨의 쪽지였는데 순한글로 썼다. 거기에는 제주도 정씨 부인 무덤 소재지(濟州大精邑門外墓【】峰)가 동쪽 아랫편 수양관 한굴밭(田)이라고 기록하고 그 무덤을 간수할 자기 손자들 영수(永秀)영관(寬)이라 기록하였다.
이러한 증빙서류가 발견되었으니 제주도에서 별세한 정씨 부인의 묘소를 찾기에는 어렵지 않은 문제라고 생각하고 금년 2월 초부터 발굴작업에 착수하였다.
마침 제주에는 전부터 잘 아는 교육가이면서 열심신자인 부인 한분이 있어 그분에게 위의 증빙서대로 적어서 그 무덤 발견건을 의뢰하였다. 즉시 그 부인의 답이 왔는데 자신은 노쇠 한몸에 중풍으로 행동이 부자유해서 남제주 서귀포까지 자동차로 갈수 없어서 서귀포본당 김요한(丙準) 신부를 소개하면서 증빙서류에 적힌 사람들의 후손을 그 본당 관하에서 찾으면 쉽게 그 무덤 발견이 성공될것 같다 하였다.
필자는 즉시 소개받은 서귀포본당 김병준 신부에게 자세한 편지로 의뢰하였다. 이번 제주도에 가서 그 신부님의 이야기를 들어서 안 일이지만 그 후손중에 신자되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어서 신부님은 상당히 노력했던 것이다.
그러던중 그곳 김해 김씨 문중에 나이 많은 노인 한분을 만나게되어 그 노인에게 물었더니 바로 자기 문중 사람으로서 현직 남제주 군수 형제가 그 무덤을 간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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