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종교를 전차에 비할 수 있다면 종교를 실어서 천국에까지 운반하는 수레에 해당하는 것이 이 지상에 있는 여러 문명의 주기적인 붕단인 것 같이 보인다. 문명의 운동은 순환적이고 주기적인 데 비하여 종교의 운동은 다만 끊임없이 향상하는 선을 그리는 것 같이 보인다. 종교의 끊임없는 향상운동에 봉사하고 이것을 촉진하는 것이 출생 사망 출생의 순환을 되풀이하는 여러 문명의 윤환운동이라고 생각된다.
○…아마 이것은 그릇되게 읽은 것은 아닐는지 모르지만 원래의 기독교적인 내용에서 분리되고 세속화됨으로 말미암아 그의 미가 반감되어 있는 것이 확실하다. 또한 우리는 분명히 과거 여러 세대에 걸쳐서 정신적인 자본에 기생하여 살아왔다. 즉 기독교적인 신앙을 소유하지 않고서 기독교적인 습관에 고착되어 살아온 것이다.
그런데 신앙의 지지를 받지 않는 습관이라는 것은 하나의 헛된 재물에 불과한 것이며 우리는 이 사실을 돌연 현대에 이르러 발견하고서 당황하고 있다.
○…신을 찾는다는 것은 곧 하나의 사회적인 행위다. 또한 만약 신의 사랑이 그리스도에 의한 인류의 속죄에 의하여 이 세상에 역사하게 되었다면 인간이 자신을 보다 신을 닮게 하려는 노력은 그리스도의 본보기에 따라서 동포를 구원하기 위하여 스스로를 희생하려는 노력을 포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신을 구하고 신을 따라가는 것, 즉 신의 길이 지상에 있어서 한 인간 영혼이 구원을 구하는 단 하나의 참다운 길이다. 그러므로 신을 구하고 신을 따라감으로써 자신의 영혼을 구하려는 것과 이웃을 위하여 자기 의무를 다하려는 것이 서로 대립된다는 것은 전적으로 그릇된 견해다.
○…이 지구가 물리적으로 사람이 거주할 수 없게 되기까지 원죄와 타고난 선을 지닌 개개인의 천성은 평균적으로 본다면 대동소이하리라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한 과거의 인간이 언제나 그랬던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실생활을 보고 또는 보고에 의하여 우리가 알고 있는 대개의 원시사회도 지금까지 출현한 최고의 문명이나 종교적인 사회와 비교하여 마찬가지 선량함을 가지고 타고 났으며 또한 그에 못지 않은 惡을 지니고 있다는 여러 가지 실리를 보여 준다. (中略)
과거의 인간성에 대한 평균적인 예를 본다 하더라도 거기에서 아무런 눈에 띄는 변화를 찾아볼 수 없다. 역사가 제공하여 주는 증거에 있어서 본래에 보다 선한 쪽으로 나보다 악한 쪽으로나 어떤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리라고 기대할 수 있는 아무런 근거도 없다.
지상에 있는 생명의 여러 세대에 걸친 시간의 넓이에 따라 시간에 있어서의 정신적인 진보가 있을 수 있다면, 그 재료가 되는 것은 인간의 재생할 줄 모르는 본성이 아니라 개개의 영혼이 이 세계를 핍력하는 도상에 있어서 고뇌를 통하여 오는 지식의 길을 밟음으로써 신과 더욱 밀접한 사귐을 가지고 신과의 거리를 단축할 수 있도록 영혼에게 개방되어 있는 기회다.
▲아놀드ㆍ토인비〓가정에서 전통적인 프로테스탄교육을 받은 아아놀드 죠셉 토인비는 옥스포드에서 공부했고 1919년에서 24년까지「런던」대학에서 근대 희랍사와 비잔티움사를 교수했다.
전 5권에 걸친 대저「역사의 연구」를 내어 세계적 명성에 올랐다.
그의 생애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그의 학문과 사상은 서구 문명의 두 가지 원천인 기독교와 헬레니즘에 대한 깊은 교양과 현대 정치에 대한 생생한 관심이 희귀하게 얽히게 된 데서 일어난 것이다. 그는 거대한 세계사 또는 우주사를 바라보면서 오늘을 문제 삼고 이 현실을 뚫고 나갈 종교를 대망하는, 역사가를 넘어 구도자로서 서 있다. 여기에 그의 역사는 장엄한 서사시 또는 종교적인 엘레지처럼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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