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끊임없이 공의회의 사상을 탐구하고 있다. 공의회의 가르침과 문헌에 되풀이해서 나타나며 또 온 공의회에 불어넣은 교회의 새 모습을 우리에게 알려 주는 그러한 사상을 탐구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 우리는 한 가지 독특한 사상 즉 봉사의 사상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것은 하느님이 세우신 질서라는 종교적인 개념으로 볼 때는 결코 새로운 사상이 아니다. 거기에는 자유로운 창조물인 인간과 모든 피조물이 포함되어 있으며 각각 제 위치를 지키고 있다.
자연적인 종교심의 본질인 신에 대한 경외심은「지혜의 시초 (시편 110ㆍ10, 집회 1ㆍ16」라고 한다. 그것은 논리적이고 실체론적인 성서 철학의 원칙이며 동시에 창조주인 하느님의 절대적 통치와 윤리적으로는 필요하나 자유로운 인간의 예속을 선언하고 있다. 때문에 찬미의 기본적 의무는 봉사의 의무로 발전하다.
이러한 관계로 계시종교에서 이 봉사의 개념은 이사야 2서에 독특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왜냐하면 거기에서 우리는「주의 종」이라는 신비로운 인물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그 인물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으나 구속하는 메시아라는 것이 분명히 지배적이다. (참고 이사 42ㆍ1)
알다시피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면서도 종의 본성을 취하기로 선택하시고 사람과 같은 자 되심으로써『자신을 낮추사 십자가에 죽기까지 순명하셨다. (필립 2ㆍ6~8)』복음서의 이야기는 모두 성부의 뜻에 의탁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정신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정신은 그리스도의 사명 전부를 채운다. 예수께서는 자신에 대해『인자는 봉사함을 받으러 오지 아니하고 봉사하러 왔고 많은 사람을 구원하기 위하여 자기 생명을 버리러 왔다. (마테 20ㆍ28)』고 했다.
우리는 모두 예수님께서 자신의 모범을 제자들을 위한 법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개혁과 통치에서 교회에 교훈을 주는 이 위대한 말씀을 모두 인용해 볼 만하다.『세상에서는 임금들이 백성을 지배한다. 그러고 백성에게 권세 부리는 자를 공로자라 부른다. 그러나 너희는 이와 같이 말고 오직 너희 중에 가장 높은 자는 가장 낮은 자와 같이 되어야 할 것이요 또 지도자는 하인처럼 해야 한다. 상 받고 앉은 자와 시중드는 사람 중에 누가 높은 자냐? 식탁에 앉아 식사하는 사람이 아니냐? 그러나 나는 너희 가운데 봉사하는 자로 와 있다. (루까 22ㆍ25~28)』
◈권력과 봉사직◈
공의회는 명백히 그리고 신중히 우리 주님의 이 가르침을 공의회의 가르침으로 살았고 또 그것을 하느님의 백성을 다스리는 권위에 명백히 그리고 직접적으로 연결 지웠다. 그리고 직무는 봉사, 즉 자신을 희생시켜 남의 유익을 위하고 사랑을 위한 봉사를 의미한다. 공의회가 이것에 대해 언급해야 했던 이유는 그것을 진정한 사목적 표현 형태로 되돌리려는 의도에 있었고 교회의 권력이 안주하는 근본적인 타이틀이 사랑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겸손과 헌신 가운데 봉사의 가치와 필요성을 옹호하려는 데 있었다.
◈하나의 시금석◈
그 말은 무엇보다도 먼저 우주적 교회 안의 우리에게 맡겨진 직무에 연관된다. 우리는 주 그리스도께 기도하고 하느님의 종들의 종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그 분에게 손색없이 그 직무를 충실하게, 모범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우리의 형제와 자녀들에게 기도를 부탁한다.
교회의 권위에 대한 이유와 마찬가지로 이 봉사의 사상은 많은 고찰을 하게 해 준다. 어떤 이들은 신약을 통해 예수님의 말씀의 메아리를 따르려 하고 또 다른 이는 교부들의 저서와 신학 서적에서 그것을 찾기도 하며 어떤 이들은 사목적 권력이 세속적 권위와 어떻게 연관되며 또 교계적 직무에 관한 복은 이야기에서 여러 가지 복잡함과 변천을 알기 위해 교회의 장구한 역사를 들추기도 할 것이며 끝내는 교회가 행사해야 할 교계적 권위의 형태와 체제를 탐구하기에 이를 것이다. 이 모든 경우에서 봉사의 사상은 하느님의 백성을 인도하기 위해 그리스도께서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에게 준 권력의 교회법적 완전성을 시험하는 시금석이 된다. <계속>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