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바티깐」공의회가 시대적 요청에 따라 일치운동의 기치를 내세운 이래 수 년이 지난 오늘날 그 여파는 어디에까지 미쳤으며 다른 종파에서 보인 반응은 어떤 모양으로 나타났는가? 이 시대적 사명이 역사적 오점으로 바뀌지 않도록 다른 종파의 반응을 좀 더 깊이 자주 관찰하고 받아들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에 미국「아이오와」주 바르트버그 신학대학 (루터교) 학장인 켄트 낫슨 박사가「루터교 세계연맹」(LWF) 제5차 총회에서 한 연설에서 루터교에서 보는 일치운동의 현황과 전망을 간추려 본다.
◆내력ㆍ현황
가톨릭과 루터교 사이의 관계 개선의 실마리는 1962년에 열린「바티깐」공의회에서 찾아볼 수 있고 또 한편 1963년도 핀란드「헬싱키」에서 열렸던 LWF 제4차 총회에서 가톨릭과 루터교가 선교의 효과 및 결과에 대한 토론을 할 기회를 만듦으로써 실제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같은 하느님을 섬기며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같은 성신의 인도하심을 기원하면서도 서로 헐뜯던 세월이 4백50년이나 되었기 때문에 화해를 하기 위한 우리의 책임과 노력도 동시에 말할 수 없이 무겁다. 애초에 한 젊은 학생의 열성, 즉 말틴 루터의 성서에 대한 열의와 개혁에 대한 시도가 교회의 분열을 가져오게 되었고「뜨리덴띠노」공의회는 이 분열을 장기화하게 되었던 것이다.
역사의 제2막은 제2차「바티깐」공의회에서 열렸다.「성신의 안배 밑에서」라는 기치를 내세우고 개최된 이 공의회는 변천하는 새 시대에 임하여 교회를 어떻게 쇄신해야 할 것인가를 다루었고 이 정신은 세상을 적대시하는 데 급급해 왔던 루터교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 되었으며 상호교류의 시발점이 되었다. 특히 요한 23세가 외친 교회의 개방과 신앙과 생활의 여러 측면에서의 과감한 모험은 우리에게 촉진제가 되었다. 우리는 이번 공의회를 가톨릭 내의 반개혁의 종말이며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며 복음 전파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보는 바이다.
광범위한 영역에 대해 각고 끝에 내어놓은 16개의 문헌 중 몇 가지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 논해 보면
①교회의 교의에 대한 폭 넓은 해석은 공의회가 이룬 업적 중에 가장 두드러진 것이다.「하느님의 백성」이란 성서적 용어로 교회를 표현함으로써 우리는 교회의 정의를 뚜렷이 알 수 있었고 지상교회의 限定性에 매여 있던 우리에게 경종을 울려 주었다.
②성경과 성전에 대한 논급은 우리가 가장 난처하게 여기는 것임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나 우리로 하여금 가톨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을 뿐 아니라 이 둘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연구를 하도록 하게 해 준 것이라고 본다. 모든 신도들과 특히 말씀을 설파하는 자들에게 성서를 읽으라는 강력한 권고는 5백 년 전에 한 우리의 개혁 의도가 생활해 가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③전례의 쇄신과 그 형태는 가톨릭에 국한된 것도「바티깐」공의회에만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그러나 이번 공의회에서 그리스도께서 당신 말씀 안에 현존하신다는 명제와 말씀의 전례에 신학적 가치를 재강조했다는 점은 우리가 주장하는 바「은총을 얻는 수단」으로서의 말씀의 능력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다. 또한 모국어의 사용과 찬송가의 발전 및 대중화 운동은 우리의 옛날을 상기케 한다. 그러나 개별적 미사에 대한 의문과 성찬 취급의 엄격한 제한이 그대로 계속된다는 것은 우리가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점이다.
④공의회가 주장한 교회 공동체의 범위는 우리도 진실한 교회임을 완전히 인식하는 첫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문헌에서 밝혔듯이 모든 그리스도교 종파는『양쪽이 다같이 책임을 느끼고 부끄러워 해야 한다.』는 이 역사적인 선언은 우리가 상호관계를 모색할 수 있는 결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한 가지 유감스러운 것은 가톨릭교회가 아직도『구원의 보편적 보조 수단인 가톨릭교회를 통해서만이 구원 방법의 모든 충족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선언하고 있는 사실이다.
⑤공의회가 밝힌「교회의 봉사적 역할」이란 명칭은 여기 모인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주고 있다. 종교 자유의 선언은 우리가 수 세기 동안 지녀온 걱정과 의문을 시원스레 해결해 줄 뿐 아니라 여기서 나타난 세상을 향한 가톨릭의 적극적인 자세는 우리들이 흔히 빠지는 부정적인 사고방식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공의회의 한 인간생활의 사회성에 대한 강조는 루터교 신자들에게 스며 있는 극단적 개인주의에 시정의 여지를 마련해 주고 있다.
그리고 공의회 이후 5년 간 두드러지게 나타난 신학의 희망적 변화와 쇄신에 대해 몇 가지를 들면
첫째 성서 주석학에 있어서의 발전을 들 수 있다. 가톨릭이 보인 성서 연구에 대한 열외, 역사학적 방법을 이용한 성서 문맥의 연구 성서 기원에 관한 여러 가지 학설에 대한 진지한 고려 등등은 가톨릭과 루터교 간의 이해를 더욱 깊게 해 주었다. 이에 양편의 성서학자들은 그들의 노력이 상호 보적임을 깨닫게 됨으로써 같은 결론에 도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아직도 성서 분야에서 논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 논쟁의 성격은 각 교파 내에서 허용되는 논쟁의 범위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지난날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성서 기자들이 복음 전파를 위해 사용한 역설과 원근 표현법은 그리스도께 대한 유일한 신앙을 증언한 성서의 해석에 있어서도 각각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톨릭은 다른 종파의 성전도 계시에 대한 유효한 보조가 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상호 교류를 통한 신학의 발전을 들 수 있다. 절대적 스콜라의 범주에 묶여 있던 과거의 제도적인 가톨릭의 신학과 오늘날의 연구 상황은 많은 점에서 차이가 있다.
많은 가톨릭 신학자들이 극단적인 프로테스탄트 신학자에 못지 않게 폭 넓은 용어를 구사하고 있으며 신의 개념, 우주 구원의 의의, 크리스찬과 非크리스찬 사상의 관계 무신론과 무신론자들과의 대화 등에 있어서 공통된 의견을 갖게 되었다. 특히 화란 교리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공의회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앞선 사상이라는 점에서 가톨릭 사상과 루터교 사상이 합치점에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한 가지 이해가 곤란한 것은 가톨릭 신학이 교황 칙서로 제한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1968년에 반포한「인간 생명에 관한 회칙」은 교회가 해석한 자연법칙 밑에서 결혼과 산아문제를 묶어 버리며, 이는 가톨릭 사상의 발전과 상반되는 것이라 본다.
혼종혼에 있어서 가톨릭 신자 측에 지워지는 자녀들의 가톨릭 교육의 의무는 우리의 견해뿐 아니라 많은 가톨릭 신학자들의 가르침과도 상반되는 것이다.
셋째는 신학자들 간의 대화가 점차 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공의회 이전에 이미 1957년「미네아플리스」에서 열린「루터교 세계연맹」회의에 일치운동연구소를 설립했고 그 후 프랑스「스트라스브르」에 그 본부를 두었다. 이 연구소는 가톨릭 신학자들과의 교류 내용을 종합하는 구실을 해왔다. 교황 바오로 6세는 가톨릭 신학자들로 구성된 일치운동연구소를 설립했고 여러 형태의 연구소와 조사기구가 전 세계 방방곡곡에 설립되었다. 대화의 가장 효과적인 업적은 미국에서 볼 수 있다. 공식적인 대화기구를 통하여「니체노」신경, 성세, 성체에 관한 그동안의 토론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 대화에서 루터교 신학자들은 현대어를 사용하고 약간의 오해만 수정한다면 가톨릭의 미사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고 가톨릭 신학자들 역시 성체에 있어서의 그리스도 현존에 대한 루터교의 해석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또 이 회합에서 발표한 성직에 대한 결론은 가톨릭 측이 루터교의 성직자들을 지금의 조건 하에서도 유효한 성직자로 받아들일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만일 가톨릭이 루터교의 성직자와 성사를 승인한다면 가톨릭은 루터교를 진실하고 충만한 구원의 교회로 인정하는 것이 된다.
넷째는 평신도의 참여로 인한 신학의 발전을 들 수 있다. 지난 수 년 간 양교회의 평신자들 사이에 빈번하게 이뤄진 접촉에서 성서의 공동 연구 크리스찬 생활, 현세에 있어서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을 시도함으로써 많은 신자들이 서로 상대방을 용납하기에 이르렀다.【에비앙레벵ㆍ프랑스R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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