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구원의 성사인 동시에 봉사하는 성사이다.
제2차「바티깐」공의회의 키 포인트는 교회는 하느님의 사랑의 표지임을 강조한 점이다. 즉 교회가 성사로서 인류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나타내며 인류 구원의 도구라는 점을 명백히 했다. 그와 동시에 교회는 봉사하는 성사이기도 한 것이다. 왜냐하면 교회는 볼 수 있고 효과적인 구원의 싸인(표지)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이는 그리스도에 의해서 선택되고 세워진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는 이 세상 만민을 구하시고자 하시는 성부의 뜻에 따라 교회를 세우시고 이 세상 종말에 이르기까지 계속되는 것이다.
교회가 이와 같이 인류 역사 안에 존속할 수 있는 것은 교회는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만민에게 봉사하는 자로서 있기 때문이다. 즉 교회는 그리스도와 함께 본질적으로 봉사자이기 때문에 인류 사회에는 교회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있는 것이다.
교회의 봉사가 본질적 필연적인 것이라 함은 그 봉사가 어느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며 우연적인 것도 아닌 진정에서 우러나는 어쩔 수 없는 사랑과 본질적인 욕구에 의해 행하는 사랑이라서 봉사와 사랑은 동의어이다.
사랑이 어떠한 의무에서 솟아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봉사도 역시 아니할 수 없는 진정의 충동에서 행해지는 것이 교회의 봉사이다. 아무런 이권이나 대가도 없는 순수하고 항구한 봉사, 이 봉사로써 하느님의 현존을 나타낸다. 그러한 봉사로써만이 세상의 구원은 가능한 것이다.
또한 봉사는 어디까지나 사회성을 지니는 것으로써 모든 사회 발전에 기여한다. 그러나 봉사에 있어서는 선에 입각해서 인격과 인격의 일치로써 이룩되어야 한다. 그것은 성삼위가 일치를 이루고 있는 것 안에서 큰 존경을 가지고 행하는 행위이어야 한다.
▲공의회 문헌에 나타난 봉사
특히 제2차「바티깐」공의회의 모든 문헌들은 이 봉사자로서의 교회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첫째 교회 헌장에서는 성직자들의 봉사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자비롭고 부지런하며 모든 이에게 봉사하신 주님의 진리를 따라 살아야 한다』(29조)고 역설하면서『대접(봉사)을 받으러 오지 않고 대접하러 왔다』(마르 10ㆍ45)고 하신 주님의 말씀과 행동을 따를 것을 요구하며,『주교 사제 부제 등의 품계 안에 그 형제들에게 봉사하는 교역자』(선교교령 16)되기를 명했다. 그리고 모든 교형들에게는『현대에 있어서는 우리 자신이 그 누구에게나 이웃이 되어 주고 누구를 만나든지 적극적으로 봉사해야 할 의무가 있다』(사목헌장 27)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다시 한 번『인자는 봉사함을 받으로 오시지 않으시고, 봉사하고자 오셨으며 많은 사람의, 즉 모든 사람의 구속을 위하여 당신 생명을 주시고자 오셨음』(선교교령 3)을 상기시키고 있다.
또한 이러한 이웃에 대한 사랑의 봉사를 위해 우리 크리스챤들이 불리움을 받았음을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 있다.『인간들을 위한 현세적 봉사에 헌신하며 이 봉사로 천국의 재료를 마련하도록 부르신다』(사목헌장 38). 사목헌장에서는『복음의 정신을 본받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 자녀들의 가족에로 불리우는 인류 가족에게 봉사하도록 형제적 사랑으로 협력해야 하겠다. (동상 92)』고 권한다.
그리고 크리스챤의 본질이 봉사임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그리스도 신자들은 현대 세계의 사람들에게 보다 너그러이 보다 효과 있게 봉사하는 일보다 더 열렬히 갈망하는 일은 없다』(동상 93)
교회는 국가와 국가 간의 봉사에 관해서도 크게 권장하고 그것은 가장 바람직한 일이며 보람 있는 일임을 역설한다.
즉『인간의 품위를 높여 더욱더 인간다운 상태를 준비하기 위해 사람들 특히 발전 도상에있는 국민들에게 대한 봉사는 매우 가치가 높은 것이다.』(선교교령 12)「정치 공동체와 교회」는 그 고유 분야에 있어서 서로 독립적이며 자율적인 것이다. 그러나 양자가 다같이 명목은 다르지만 동일한 인간들의 개인적 내지 사회적 사명에 봉사하는 것』(사목헌장 67)임을 말하고 있다.
이외에도 공의회 문헌 중에는 이 봉사(DIACONIA)라는 말이 무수히 나오고 있다. 그 뜻은 남을 섬기는 일, 대접을 하는 일, 즉 봉사하는 것으로 요약되고 있다.
실로 봉사 없는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이 봉사 안에서 기쁨을 맛보는 자는 이 지상에서 이미 천상의 기쁨을 맛보는 자인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들 그리스챤은 이 세상에서 이미 천국에 살고 있는 자들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봉사의 참뜻을 체득할 때 우리는 비로소『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또한 이루어지소서』하는 주의 기도의 참맛을 알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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