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행 사목문화에 대한 고찰

사목문화가 그 본연의 완전을 기하려면 앞서도 지적한바와 같이 한국 주교단이 과거 Directorium Commune(한국 교회법)가 정확하고 전국적인 사목문화세칙을 마련해 주었듯이 오늘에 해당하는 구체적 지침이 있고 교구장들의 사목시찰로 자기교구내 사목문화 이행이 파악될때 사목문화 행정질서가 확립된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의 상태로는 교회법과 한국교회의 Directorium Commune가 많은부분에 있어 시효를 잃고있어 마치 법자체가 폐기된양 무법적인 상황하에 있음은 솔직히 인정 안할수 없다. 새로운 교회공법을 기다리는 과도기의 혼란과 무질서는 주교회의의 재량으로 막아야하고 또 막을수 있다고 본다.

둘째 ㅡ선본당신부(線本堂神父)들의 사목문화의 중대성에 대한 마음가짐이 문제가 된다고 본다. 「그까짓것 주의」 「대개주의」로 사목문화를 처리한다면 사실상 하나마나가 되는 경우도 있고 나중에도 지적하겠지만 미비된 문화는 업무상 많은 잘못과 불편을 초래하게 된다. 또 다른면에서 덮어놓고 「간소화」를 구호처럼 내걸고 귀찮은 것은 모두 간소화 대상으로 처리하려 드는 것도 합리화시대에 우리 스스로 반성할 일이라고 하지 않을수 없다.

다음 마지막으로 사목문화에 대한 신자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도 급선무의 하나라고 본다. 이 문제는 신자재교육 프로그램에 주요과제로 해서 많은 계몽이 있어야 하겠다.

이상 현황에 대한 원리적인 방향을 제시해놓고 구체적인 사목문화 중 몇 가지에 대한 사견을 붙여보기로 한다.

■ 교적문제

먼저 통일양식의 현 교적용지에 대한 평을 한다면 전국교구사무국장 회의에서 이런 양식으로 결의를 보게된 것은 당시의 다수의 의견이 『서류는 간단해야 한다』 그리고 『편리해야 한다』는 추상적 원리가 지배적이어서 기재내역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1면에 전부를 집약시키기로 해서 기재란이 좁고 글자가 깨알같이 작은 교적용지가 되었다. 그래서 그것을 사용하는 ㅡ선사제(線司祭)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용지규격을 크게하면 되지 않느냐는 점도 고려했지만 교회공문화는 14절지 이상을 넘기지 말고 보유관리상 14절지로 통일하자는데서 란(欄)이 적고 글자가 깨알같은 양식의 교적으로 제약을 받았다. 그리고 기재사항에 있어서도 전본당과 입적 년월일이 하나가 되고 전출지와 전출년월일이 하나가 되는줄로 착각하고 기재하겠끔 작성된 것도 양식의 결함이라고 지적될 수 있다. 이와 같이 교적양식의 결함은 교적 사용기간이 5년만에 한번씩 새로 작성하게 되었으니 보완된 교적용지가 새로 준비되어 미비(未備)를 채우도록 대책기구가 마련되기 바란다.

다음 교적의 기재업무에 관한 것이다. 교적에 있어 생명적인 가치는 세례 견진 혼인에 대한 기재의 완비다.

많은 교적들이 이점이 미비된채 보존관리되고 전입전출시에도 미비된 교적들이 그대로 오가고 있다. 전국본당신부는 자기본당에 있는 교적에 이런 미비가 있으면 보완사무를 별도로 벌려서라도 해결해서 전출 시에는 미비된 교적은 절대로 그대로 발송하지 말고 완벽한 교적을 보내주는 성의가 있어야 수년후에는 전국적으로 완전한 교적이 교류될수 있다.

국부적(局部的)으로 소수의 본당 신부들이 노력한다해서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 다음 신자들 자신이 자기교적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야겠다.

신자들은 자기 교적에대해서 본당에만 일임하고 기재사항이 어찌되었는지 전연 관심을 갖고있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시민생활에있어 자기 호적이 잘못되었다면 그것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신자들로서 자기교적에 대해서 그만큼의 관심을 가지도록 본당 사목자들은 계몽교육을 시켜야할 책무가 남아있음을 알아야 하겠다.

그리고 교적의 전출과정에 있어 분실과 상실되는 교적을 방지하기 위해서 전국교구 사무국장 회의에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키도록 하라고 결의한바 있었다.

『①가능한한 교적은 본당 신부와 본당 신부간에 전출전입토록 한다. ②부득이해서 신자(전출) 본인에게 직접교적을 내주는 경우에는 정착주소가 확정되었을 때에만 전출교적을 내주고 전입본당에 틀림없이 입적시킬 것을 확인한 다음 교부키로 한다. ③정착주소가 미확정된 자에게는 정착 후 서신으로 전출교적을 신청하게 한다』는 이상 3가지를 결정하여 각 교구에서 각각 주지키로 했지만 이것 역시 잘 지켜지지 않고 있어 계속 분실 혹은 상실되는 교적이 속출되고 있으니 ㅡ선사목자(線司牧者)들의 성의와 현명한 협조가 요청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교적을 전출시키려 할 때 모든 사목문화교부 때에 지켜야하듯이 『교적을 보내주시오』만 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소정의 용지대(用紙代)와 우송료를 첨부해서 신청을 하는것이 사회상식이라고 본다. 교회는 공짜 정신이 아직도 강하다. 우리가 관공서나 대서소(代書所)에 가서 수속을 의뢰했을때 공짜로 하는 일이 있는가? 교회만은 왜 이 공짜정신을 그대로 묵인해야 하겠는가? 이것은 본당신부가 낯간지럽게 10원 20원 달라고 요구하기 전에 신자들 자신이 먼저 알아서 지켜주어야 할 상식이라고 본다.

이렇게해서 완전한 양식의 교적 기재사항이 완비된 교적 전출전입이 정확한 교적(교적상실의 방지) 유료업무로 신속한 교적처리 등이 보장되도록 제반대비가 강구되어야 하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