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1일
오늘은 고맙게도 자진하여 한주일 모금을 해가라던 쟈크밀제 몬시뇰이 계시는「성카시미로」성당에 갔다. 미사가 6대나 있는 중간 크기의 본당인 것 같은데 신자들의 생활상태는「내티비티」본당보다는 좋은 것 같다. 그래서 헌금도 상당하리라 믿고 하오 2시반쯤에 떠났다.
한 시간 후에 도착하였는데 몬시뇰과 보좌신부들이 반가이 맞아주었다. 미사가 4시에 있어서 내가 있을 방을 보좌신부를 시켜 일러주었다. 미사는 토요일 오후 4시, 7시, 주일 7시30분, 9시, 10시30분, 12시 6대가 있다고 했다. 나는 강론만 하고 미사는 드리지 않았다.
주일이 아니어서 미사 참례자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하였더니 뜻밖에 많은 사람이 모였다. 성당도 아름답고 크기도 하여 과연 부자본당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사 때마다 몬시뇰이 나의 소개를 잘해주었다. 다른 본당에서는 첫번째 헌금을 하고 이어서 두번째 모금을 하여 주었으나 여기서는 미사 후에 나를 큰 출입구로 몬시뇰 자신이 안내하여 주고 미사 복사아이들을 출입구마다 세워 나가는 신자들의 헌금을 받게 했다. 신자들과 인사를 마치고 내 방으로 가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려니 몬시뇰이 돈주머니를 직접 내게 갖다주었다.
호기심에 즉시 헤아려보았더니 무려 1백10불 가량. 아! 이만하면 성공이구나. 한 미사에 이만큼 들어오니 최저 총모금이 7백불은 될 것이라고 희망에 부풀었다. 7시 둘째미사 때의 헌금도 비슷하였다. 그리하여 주일에는 신자들이 더 많이 올터이니 7백불은 문제없고 운이 좋으면 8백, 9백불은 될 것이라고 믿었다. 저녁식사 후 좋은 기분으로 거실에 가서 손님신부 한 분, 보좌신부 한 분과 술을 나누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텔레비전도 보다가 10시경에 내 방으로 가서 신공을 마쳤기에 즉시 잠자리에 들었다.
▲7월22일
기분 좋게 일어나 잠시 기도를 한 후 7시20분쯤 성당으로 갔다. 신자들이 전날보다 많을 줄만 알았는데 그 수가 오히려 적었다. 또 다음 미사에 기대를 걸고 복음낭독 후 강론을 하였다. 그리고 9시, 10시30분에도 같은 모양으로 강론을 하였다. 물론 미사 때 마다 몬시뇰 자신이 나를 소개해주었다.
의외에도 신자 수는 전날보다 적은 것 같고 모금도 50~60불, 70~80불밖에 되지 않았다. 기대가 사라진 채 12시 미사는 내가 드렸다. 역시 신자는 많지 않았다. 마침내 몬시뇰 동생을 시켜 총집계를 해보았는데 모두 4백기십불로 참으로 기대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 몬시뇰 자신이 보태어 5백불을 주겠노라고 하면서 자기 수표를 끊어주었다.
얼마나 고마운지 이렇게 좋은 분이 또 어디 있을까 생각했다. 어떻든 이만큼 생긴 것도 이 몬시뇰덕, 또 5백불이라도 상당한 큰 수확이라 생각했다. 이 본당은 폴란드계 본당인데 10시 미사는 폴란드말로 하는 것이 신기했다. 점심식사 후 1시30분경 김 신부가 차를 가지고 왔다. 감사를 드리고 또 내년에 오겠다고 하직인사를 하면서 석별을 하고 2시경에「내티비티」본당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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