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종교나 특히 가톨릭에 대해 관심이 있어도 적당한 지적 매개체가 없음을 탓하는 이들이 많다. 이 무렵 사람들은 문득 인생을 돌아보며 먼지 앉은 서가에도 일말의 향수를 느낄 때가 아닐는지. 사계의 인사들에게 인생 궁극의 목적, 참삶의 지침이 될 만한 양서를 물어본다. (편집자 주)
지금 책이 잘 팔리지 않고 있다. 물론 그것은 국민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고는 그 정신이 성장할 수 없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우리가 문화민족임은 틀림없으나 요사이 같이 책과 점점 멀어지다가는 장차는 문화민족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책을 읽지 아니하는 원인의 하나는 인생을 너무 한가한 것으로 생각하는 데 있다 하겠다. 인생문제를 간단히 취급하는 데 있다 하겠다. 이렇게 해서 정말 안정할 수가 있을까? 천만에. 안정할 수는 절대로 없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 불안을 가지면서도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우리에게는 일반적으로 진실성이 부족하다. 우리 사회의 풍토가 점차 경박 허식 재간 등등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면 이는 정말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진리의 탐구를 사명으로 하는 시기에 있는 청년 학도들은 무엇보다 인생관 수립에 전력을 기울이기를 요구한다.
이것이 없이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고자 하는가?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와 같은 인생은 결코 제군들이 원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제 가을철 독서의 계절을 맞이했다. 다만 한 권의 책이라도 우리의 인생관 수립에 참고가 되는 책을 읽었다고?
그래서 철학 서적이라면 내가 번역한「철학총서」(인식론, 존재론, 유의철학 예술과 도덕, 중세철학) 이 있다. 철학에의 입문서라 할까 올바른 철학의 기초를 닦는 데 큰 도움이 될 줄 믿는다. 또 내가 번역한「인생문제 해결」도 신앙과 인생과의 출발점에 대한 좋은 지도서가 될 것이다.
나는 과거에「진리의 본원」이라든가「교부들의 신앙」이라든가 岩下然一師의「요리문답 해설」이라든가「영혼의 제문제」(日語) 라든가 하는 책들을 탐독하고 큰 도움을 받았다. 물론 중학시대로부터 대학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일이다. 그래서 내 경험에 비추어서 유익한 양서들을 많이 번역해서 사회에 제공하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소망의 하나이지마는 도무지 읽어 주지 않으니 매우 안타깝다. 그러나 누군가는 읽어 줄 것이요 언젠가는 읽어 주리라고 자위하고 있다.
「벨나데따의 노래」같은 소설은 소설 중에도 가장 걸작의 하나가 아닌가고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자꾸 내 책만 소개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지마는 다른 뜻이 아니고 여러분을 위해서 하는 말이다.
공자의 말씀에『아침에 듣고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생각은 여러분의 진정한 마음의 부르짖음인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외형적인 것에만 끌려가지 말고 진실한 태도로 진리를 탐구하라. 책을 외면하고 어떻게 도를 구하여 얻을 수 있을 것인가 다음책들을 또한 추천한다.「참 삶의 길」「철학의 위안」「동서의 피안」등은 좋은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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