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차례
一, 신학교 교육의 쇄신(역사적 배경과 方向)
二, 신학교와 교구 사제단
三, 영신생활 지도문제
四, 지성교육의 문제
제2차「바티깐」공의회가 제시한 교회관에 의한 각 분야의 쇄신 내지 현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요즘 교회 쇄신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학교육의 쇄신이라 하겠다. 사실 가톨릭교회 내에 있어서 다른 모든 분야가 개혁된다 할지라도 신학교 교육이 개혁되지 않는다면 교회의 근본적이고 영구적인 개혁을 기대할 수 없음은 재언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①「뜨리덴띠노」공의회와 신학교
한데, 우리가 개념하고 있는 신학교란 뜨리덴띠노 공의회의 산물이며 따라서 그 당시의 교회관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6세기에 일어난 개혁파와 같이 가톨릭교의 전체에 대한 도전, 즉 그리스도와 인간 사이에 있어서의 교회의 역할 또는 활동 원리에 대한 도전 때문에 교회의 권위와 권리를 강화했고 따라서 신속하고 절대적인 순명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었다. 참가된 가톨릭 신자는 교회의 이 권위를 완전히 인정하며 자녀적인 신뢰심으로 교회의 지시를 따라야 했다. 따라서 가톨릭 신자로서 하느님의 뜻을 알려고 하면 모든 점에 있어서 먼저 교회의 지시와 교도의 손을 바라보아야 했던 것이다. 이와 같은 환경과 이 같은 교회관에서 신학교가 형성되었으니 그 신학교의 목적도 명백해진다. 혼란되고 문란한 교회의 권위와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젊은 역군을 양성하고 훈련시키고자 해서 신학교가 세워진 것이다. 그러므로 목표의 정확성과 진실성, 희생정신 교육자로서의 권위, 무비판적인 순종을 가르쳤으며 드리덴띠노 공의회는 특히 사제 지망자를 세속으로부터 격리시켜서 훈련시킬 것을 강조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신학생들은 봉쇄적 분위기에서 오랜 연학생활과 기도생활 그리고 특히 극기적인 규율 밑에서 양성되었었다.
그리고 많은 시련과 시험을 통하여 엄선한 후에 신품을 허락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뜨리덴띠노 공의회 이후의 교회상은 바로 이런 교육을 받은 사제들에 의해서 형성되었다. 즉 교회는 권위있는 교계적 사회란 점만을 과도하게 부각시킨 것이다.
▲②제2차「바티깐」공의회와 신학교 교육의 문제점
그러나 제2차「바티깐」공의회는 교회의 본질이로 개발되었음을 교회헌장을 통해서 밝혔다.
따라서 오늘에 있어서 우리는 매우 새로운 교회관을 갖게 되었다. 즉 교회의 첫째 가는 개념이 교계적 조직사회에 있는 것이 아니고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의 단체이며 성스런 봉사의 공동체라는 것이다. 물론 이 공의회에서는 교계적 권위를 부정도 감축도 하지 않았으나 교회관의 강조점을 바르게 잡은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공의회는 모든 신자들이 크리스챤 공동체에 대해서 새로운 개념을 가질 것과 필요하면 그릇된 개념을 시정할 것을 촉구하고있다. 제2차「바티깐」공의회는 또한 교회 내의 모든 조직체나 단체들이 이 새로운 교회관에 의해서 쇄신되기를 명하고 있다. 각 신자들의 인격을 존중하면서 하느님의 백성이란 성숙된 책임성이 발휘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에 있어서 신학교의 개혁 내지 현대화란 이런 관점에서 얘기되고 취급되어야 할 것이다. 이 문제는 교회론적 문제다. 마치 뜨리덴띠노 공의회가 제시한 교회관에 의하여 과거의 신학교 교육이 이루어졌듯이 제2차「바티깐」공의회의 교회관이 그 운명에 넓고 깊게 반영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신학교 교육의 쇄신이란 막연히 말하는 젊은 세대에 적응한다. 혹은 교회 권위문제나 순종문제를 현대인과 타협한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고 새로 제시된 교회관에 의하여 사제 양성의 길을 모색하는 데 있다. 재언하건대 현대 교회론적 문제가 된다는 말이다.
오늘에 있어서 신학교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사제의 성소와 평신자의 성소와의 관계는 어떠한 것인가? 현대 사회 안에서 누룩의 역할을 하기 위한 사제 양성은 어떻게 할 것인가? 성숙된 인간 교육의 방법은 무엇인가? 자유 교육의 범위는 어느 정도인가? 세속을 떠난다는 문제는 금일에 와서 무슨 의미를 가지는 것인가? 등등이 실제적인 문제가 되어 있다.
③문제점의 해결 방법
이상과 같은 문제점들에 봉착한 우리 교회에서는 역시 그 해결의 방침을 연구해서 우리에게 제시해 주고 있다. 그것이 바로「사제 양성에 대한 교령」이다. 이 교령은 현대 신학교 교육의 일반적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각 나라 주교단은 이 지침서를 기초로 그 나라에 적합한 신학교 교육 지침서를 연구 발표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1월에는 이 교령을 각 나라의 형편과 조건에 따라 적응시키는 구체안으로「사제 양성의 기본 원리」라고 발표됐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주교단으로부터 아무런 구체적 교육 지침서가 나오지 않고 있다.
위에 말한 두 가지 지침서에서 현대 사제는 현대 사회를 알고 그 안에 들어가서 봉사할 수 있는 사제 즉 세상 안에서의 누룩이 될 수 있는 사제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러한 사제 양성 방법을 여러 가지로 제안하고 있다. 그 중에도 가장 핵심적인 것은 지적 교육과 사목교육과 영적 교육의 직결이라고 본다(교령 8조) 신학을 지식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일상생활 원리로 하며 이러한 생활 위에 사목하는 사제를 양성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소위 순명에 의해서 수동적으로만 움직이는 사제가 아니고 자율적이며 능동적인 봉사활동을 할 줄 아는 사제, 사회를 이해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사제, 권위만을 위주로 하지 않고 겸손된 봉사로 교회의 본질을 구현하는 사제를 요구한다. 그런데 이러한 이념하에 현실에 알맞은 사제 양성을 하려면 과거와 같이 신학교 당국의 교수들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사회 참여와 인간 성숙 교육에는 좀 더 폭 넓은 환경과 교육 조건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마치 신부를 만드는 공장으로서의 신학교라는 사고방식을 가질 때는 이미 지나간 것이다. 교령 제2조에는『성소육성의 의무는 전 크리스챤 공동체에 속하는 것』이라 갈파하고 있다. 따라서 주교님들은 물론 전 사제단 평신자 신학생 자신들도 신학교 교육 방침과 그 운영에 참여해야 되겠다. 이것은 우리가 시급히 연구해야 할 과제다. 지난 9월 1일 본교에서 가진 각 교구 신학생 지도신부님과 인근 본당 주임신부님들 그리고 평신도 신학생 대표들과의 회합은 그 연구의 첫발을 시도한 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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