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만능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이 책과 거리가 멀어지는 건 일반적인 병폐라 치고 가톨릭 신자들의 독서 기피는 또 하나의 모순이며 한심한 실정이 아닌가. 말이 살찐다는 계절, 누가『살찐 도야지보다 야윈 소크라테스가 되라』더니 우리도 책을 읽어 영혼을 살찌워야 되지 않을까? 이때를 기해 가톨릭 출판계의 현황을 살펴보고 신자들의 독서 경향을 알아보자.
①출판사
가톨릭출판사 바오로출판사 분도출판사 CCK, 이 중 가톨릭출판사는 주로 본당이나 단체 상대로 개인 상대는 불과 5% 정도다. 매스콤에 의한 포교를 전문 사업으로 하는 바오로출판사(성바오로 여자수도회) 는 서울 명동과 세운상가, 전주 3곳에 서점을 내고 있다. 분도출판사 (왜관 베네딕또 수도회)는 주로 성서 해설집과 수덕 교양서를 내고 있고 판매는 전적으로 CCK에 의뢰하고 있다. CCK는 기도서ㆍ전례서ㆍ공의회 문헌 등을 주로 출판하며 교회각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을 총판하고 있다.
②출판의 분류
지금까지 4개의 출판사서 나온 책은 모두 5백78종으로 이 중 역사ㆍ전기류가 82종으로 제일 많고 교리서 72종 신심서적 62종 학교 교재 49종, 신학ㆍ철학서가 46종, 성서 35종의 순이다. 윤리ㆍ교육에 관한 책이 23종, 사회 과학계가 22종, 명작 선집 등 문학서가 26종으로 적은 편. 출판 비율로 볼 때 아무래도 종교 자체의 서적이 우세고 미신자나 종교와 관계 있는 타학문에 대한 관계 서적은 미미한 편. 특히 문예서가 적은 것은 종교의 이론에만 치우치고 간접적인 효력을 낼 감성ㆍ정서 면에 등 한시하고 있는 느낌.
③독서 경향
(ㄱ)성서류〓가톨릭출판사가 월 평균 2백50권 정도, 바오로서점이 1백 권 가량 판매, 분도출판사에서는 주로 성경 해설집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지금까지 14종의 해설 서적을 냈는데 그 중 구세사가 1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특히 이 책은 광주 살레시오소 신학교와 대구 가톨릭여자신학원에서 교재로 쓰고 있다. 개신교와의 공동 번역 성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특이한 점은「성서공회」가 발행한 성경전서 (한글 개역판 3백 원) 와 새 번역 신약전서가 가톨릭 신자에게도 많이 보급되고 있는 것이다.
(ㄴ)기도ㆍ교리서
신앙생활의 필수품으로 꾸준히 높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축일을 전후, 영세자가 많은 계절은 판매 부수가 부쩍 늘어난다. 8월 중 CCK를 통해 나간 기도 교리서만도 1만8천 부나 된다. 그러나 기도서를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 독서로 보기 어렵다.
(ㄷ)신학, 철학서〓「무엇하는 사람들인가? 」(박도식 저) 와「이 구원의 시대」(베른하르트ㆍ헤링그 저 이승우 역) 정도가 가톨릭을 알려는 지식층에 읽힐 정도.
(ㄹ)수덕ㆍ수양
「사랑의 네 계절」(니노ㆍ살바네스끼 저) 이 미혼 남녀 간에 결혼생활 안내서로 상당한 인기가 있고「사랑을 구하는 마음」(페데리꼬ㆍ바르바르 저)「내심악단」(오경웅 저 김익진 역) 이 꾸준한 인기
(ㅁ)역사ㆍ전기류
소화데레사 자선전「동서의 피안」(오경웅 저)「고백록」(아우구스띠누스)이 계속나 가고 있고 특히「동서의 피안」「고백록」은 지식층과 비신자 사이에도 많이 읽힌 가장 대표적인 책이다.
(ㅂ)사회ㆍ법
현재까지 22종을 출간, 타분야에 비해 거의 외면 당하는 실정.
(ㅅ)문축
주로 번역물이고 하한주 신부의 시조집 외 몇 권의 수필집. 이 중「G. 르포르 선집」이 서울서는 작년 이래「베스트 셀러」에 오르고 있다.
(ㅇ)아동물
「모래알 고금」「앙그리께」(마해송 지음) 이후 주목할 만한 작품이 없다.「유년문고」(전 8권) 도 인기 별무
(ㅈ)문고집, 바오로출판사가 낸「유니버살문고」「청소년문고」「가정문고」「유년문고」중「유니버살문고」가 전례 없는 인기를 모으고 있으나 이것도 그 중 몇몇 권에 한한다. 즉 小林有方 주교 저「보람 있는 삶」永井隆 저「영원한 것을」등이다. 마리아 네스ㆍ라이스 저「사춘기 처녀에게 하는 숨김 없는 대답」은 결혼을 앞둔 젊은 남녀에게 격조 높은 지침서로 환영 받고 있다.
④판매 현황
(ㄱ)가톨릭출판사〓월평균 판매고가 약 80만 원으로 전국을 상대로 한다는 점에서 볼 때 극히 미미한 정도다.
(ㄴ)바오로서원〓서울의 2서점에서 하루 평균 1만2천 원 정도 120명 가량이 드나든다. 도심지 번화가에 위치하여 비교적 좋은 성적, 고객들은 주로 학생 청장년층의 지성인들.
(ㄷ)CCK〓모든 출판사에서 발행되는 책의 총판도 겸하고 있다.
(ㄹ)대구 가톨릭서점〓주로 주일미사에 붐빌 뿐 평일엔 한산
(ㅁ)바오로수녀원 서점〓변두리에 있는 수녀원 내에 위치, 고객들과 거리가 멀다. 이곳서 8월 한 달 팔린 책은 약 1백 권
⑤운영
가톨릭출판사의 경우 신간 1천 부를 발간하면 이를 소화하는 데 평균 5년을 잡는다.
3년 안에 재판된다면 상당히 성적이 좋은 편. 결손율이 10%로 120~150만 원에 이른다. 분도출판사의 경우 판매를 전적으로 CCK에 의뢰하고 있으며 책값 자체가 싸게 매겨져 선전비를 따로 지출할 수가 없다. CCK에서는 전국을 상대로 각 교회 출판사에서 발행되는 책을 출판하고 있으나 보급을 위한 적극적 수단은 전혀 쓰지 않고 있다.
⑥프로테스탄트의 경우
기독교 사회를 중심으로 20여개 출판사가 있고 성서공회는 성경ㆍ찬송가를 주로 출간, 금년 들어 이들 출판사를 통해 나온 책이 벌써 1백여 종. 가톨릭의 경우 CCK 3종 가톨릭출판사 4종 바오로출판사 9종과는 비교도 안 된다. 특히 성서공회는 지금까지 3,299,236권의 성서를 이미 보급했고 금년 말까지 3,531,200권의 성서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로 서적센타 성서부에서는 하루 약 70권의 성경과 80여권의 찬송가가 나가고 기타 일반 서적은 ①신에게 솔직히 (로벨슨) ②고백록 (아우구스띠노) ③신앙의 본질 (G. 에벨링) 세속도시 (하비콕스) ⑤상황윤리(죠셉ㆍ프레쳐)의 순으로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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