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의 제목에서 현대인을 집 없는 인간이라고 표현했는데 과연 이 표현은 현대인의 본질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통신기관이 발달하여 의사 전달과 사물 파악에 있어 용이하게 됐다.
매스콤의 종횡무진한 움직임은 신문 잡지 라디오 TV 등을 통하여 현대인으로 하여금 인간의 균일화를 초래할 뿐 아니라 이에 따르는 유행의 가속화는 인간의 주체의식을 상실케 하고 더 나가서는 인간 자체의 소외를 제기하였다.
그리하여 마음의 안정이 없는 인간이 되고 또 자기를 잃은 사람이 됨으로써 집 없는 인간이 되고 말았다.
집없는 인간은 인생을 사색하며 인간을 탐구하는 진실성을 잃고 손쉽게 안이하게 실리적으로 살아가려는 현실주의에 빠지고 말았다. 현대의 위기는 이런 데 있는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는것 이다.
이렇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인간은 인생의 뜻을 모르고 살 뿐 아니라 그 뜻을 모른다는 것은 인생의 참된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생의 여러 가지 면을 똑바로 보고 생각하며 잘 인식함으로써 삶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아는 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책을 읽는 것이다. 책을 읽는 자세는 인생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취하게 한다. 그런데 우리만큼 책을 읽지 않는 국민도 적은 것 같다.
우리 교회가 출판물 보급주일을 제정한 지 어언 20년이 된다고 한다. 그동안 책을 읽는 신자가 얼마나 늘었는지 궁금하다. 어느 좌담회에서 나온 말이지만 열심한 신자도 책을 읽는 데는 인색하고 전연 성서 판매소도 없는 본당도 허다하다는 것이다. 참으로 딱한 일이다. 인생을 영원의 희망 속에서 바라보며 참뜻을 알고 생활하는 신자가 아닌가. 나는 가톨릭 신자들은 집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면서 집을 가지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신앙의 자세를 반성한다.
바티깐공의회 (1869~70년) 는 신앙은 지성의 행위라고 규정하였다. 이 공의회가 신앙의 지적 측면을 강조하면서도 더욱 주장한 것은 지적 승인이 인간적 입증이 아니라 신적 권위에 따르는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가 신앙의 행위를 할 때 우리는 모든 진리의 원천이 주님의 가르침에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신앙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지 않으며 인간에게 적합한 행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신앙생활에 있어서 맹목적이 될 수도 없고 덮어놓고 믿을 수도 없다. 확실성 있는 신념에서 이해되는 신앙이 되어야 한다. 이해된 신앙을 실천하기 위하여 우리는 많은 종교 서적을 읽어야 한다.
다음에 몇 권의 책을 추천해 본다.
①교부들의 신앙 ②동서의 피안 ③그리스도의 신비 안에 산다 ④이 구원의 시대 ⑤한국 천주교회사 ⑥중세철학 ⑦공의회 해설서(書 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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