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기적과 놀라운 일을 보지 않고서는 믿지 못하겠습니까? 』죽게 된 자기 아들의 병을 고치고 싶어「가파르나움」에서 1백 리나 되는「가나」촌까지 찾아온 관리에게 예수님은 이렇게 무정하게 대답하신다. 이 관리는 예수님에 대한 소문도 많이 들었고 예수님이 자기 아들의 병을 낫게 해 주실 수 있다고 굳이 믿었기 때문에 백 리 길도 멀다 하지 않고 예수님을 찾아왔던 것이다. 죽어가는 자기 아들을 살리고 싶은 심정이야 오죽했으랴. 그러나 예수님은 병 고쳐 주기를 거부하신다. 그렇지만 그의 거부는 무정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그의 사명은 육신의 병을 고치는 것이 아니요, 믿음을 주시러 오셨다. 그러기에 육신의 생명에만 몰두되어 있는 관리의 청을 일단 거부하신 것이다.
우리 신앙의 동기를 살펴볼 때 참된 믿음을 찾기보단 육신의 이익을 위하는 때가 얼마나 많은가? 신앙의 불순한 동기를 우리는 간단 없이 정화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예수님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관리는 실망하거나 낙담하는 빛 없이 또다시 자기의 청을 반복한다. 그때 예수님은 무조건 믿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하신다. 이 명령에 복종하고 집으로 돌아온 관리는 자기의 아들이 살았음을 확인하고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신앙의 발전 과정이다. (청원ㆍ거절ㆍ청원을 굳힘ㆍ명령ㆍ복종ㆍ구원) 이러한 발전 과정은 우리 각자의 신앙에서도 적용되며 우리 한국 가톨릭교회 신자들은 인간적인 동기를 정화하는 거절의 단계에 대해서 더욱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