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어떻게 날 찾아냈어요?』
『여기에 있을 것 같았어.』
『신문 때문이요?』
『그래, 신문 때문에.』
속눈썹이 깜박였다.
『그것 봐. 신부님한테 얘기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었어. 어린이 마을로 떠난다는 것을 틀림없이 알 것 같은데. (피에르는 신문 기사가 머리에 떠올랐다.「르도방스」지방에 버림 받은 어린이들의 나라라는 기사였다.) 작별 인사를 하러 와 줘서 고마워요, 피에르. 난 드니즈가 준 돈 칠백 프랑이 있는데 그것이면 뽕ㆍ쎙ㆍ떼스프리까지 갈 수 있어요. 거기부터는 지나가는 자동차에게 태워 달라고 하겠어요. 기차는 10시 55분에 떠나요』
『너는 잠자는 동안에 기차를 놓쳤다.』
『네?』
『시계를 봐…아, 울다니? 사내아이도 우나? 이봐, 난 너한테 인사하러 온 것이 아니고 떠나지 못하게 하러 온 거야.』
소년은 아직도 눈물이 마르지 않은 두 눈을 서서히 들었다. 그 눈초리가 칼날 같이 차가웠다. 피에르는 자기가 어린애 잡는 마귀, 밀고자처럼 느껴졌다.
『신부님이? 내 친구였던 신부님이?…』
이 말은 올리브나무 동산에서 그리스도가 하신 말씀이 아닌가? 피에르는 견디기 어려웠다.
『에띠엔느, 난 네 친구다! 드니즈하고, 네가 우리를 버리고 떠났어!…차표를 물르고 나하고 함께 돌아가자.』
그는 어린 손을 꼭 잡고 돌아오는 동안 놓지 않았다. 이 어리고 약한 머리를 설복하는 자기의 능숙한 솜씨에 스스로를 경멸하며…
아! 얼마나 그는 모자라는 기차 값을 더 주고 싶었던가ㅡ. 에띠엔느를 기차에 태우고…자기도 함께 떠나버리면! 자기 손을 꼭 잡고 있는 조그만 손. 마치 잡힌 새와 같은…. 자기는 지금이 단념해 버린 조그만 동물을 그 흉악한 우리로 끌고 가고 있다….
『내 친구였던 신부님이?』
『아! 주님, 내가 하는 일이 잘못 판단한 것이 아니기를! 어두운 밤이여』
두 사람이 막다를 골목길에 도달했을 때 에띠엔느가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
『잠깐만! 아! 미안해요…』
소년은 벽 쪽으로 돌아서더니 토하기 시작했다. 피에르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다시 돌아가자 에띠엔느! 아침 기차가 있어, 돈을 가져와서 기차 삯을 치룰게. 다시 떠나자.』
『안 돼요, 남아 있어야 해요. 엄마를 생각해야지요…』
그것은 피에르가 아직까지 주장하지 않은 유일한 면이었다.
마들느와 쟝은「풀」에 헤엄치러 갔다. 루이는 누워 있고 고양이 혼자 지켜보고 있다. 앙리는 당 세포회의에 나갔고 미쉘은 담요사건 이래 아직 한 번도 얼굴을 내밀지 않고 있다. 피에르는 혼자 오늘 밤에는 한 번 일찍 자리에 누워 볼까한다. 그에게는 문이 열리지 않는 것이 신기하게 여겨진다. 미쉘이 갑자기 나타나던가 또는 잘 데 없는 사람이나 쫓기는 사람이 이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그의 눈길이 자꾸 문 속으로 간다.
그러기에 문이 열렸을 때 그는 오히려 안도와 같은 것을 느꼈다.
골프 바지에 밝은 색 셔츠를 입고 노란 목도리를 두른 이 청년은 확실히 낯이 익다. 이 검은 눈, 기름기 도는 얼굴에 머리 기름 바른 이 머리를 어디서 만났더라?
『난 옆집 주인의 아들입니다. 이 옆의 벽돌집에 살고 있습니다』
『안녕하시오』
『안녕하십니까. 본당신부님이 아버지한테 헛간 얘기를 하셨습니다. 그것은 도저히 불가능하겠다고 아버니께서 전하라고 하십니다.』
『알겠소. 그런데 그건 비어 있지 않아요?』
『네, 현재로서는 그러나 집이라는 것은 항상 지저분한 물건이 많이 있게 마련 아닙니까!』
『그렇겠군요. 그럼 잘 가시오』
『아버지께서 안 됐다고 하십니다. 당신네 사람들에겐 셋방이 차라리 나을 거라고요. 조금 도와드리는 의미에서 약간의 돈을…』
『그만두시오』
『그래두…』
『돈은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싸니」에는 남아 있는 셋방이 하나도 없소. 있다면야 문제가 없지요. 우리네 사람들은 거지가 아닙니다』
『돈만 있으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까』
『근본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내가 여기서 하는 일은 돈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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