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8월은 원폭이 투하된 직후라 적잖이 불안한 때이긴 했으나 한국인들에겐 해방을 가져다 준 기쁨의 달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금년 8월 15일엔 박 대통령께서 남북한의 통일은 지금부터라도 평화의 방법에 의해 이룩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사실 핵무기를 통한 열전보다 평화적인 방법, 평화적 노력이 우리 모두가 바라는 방법입니다.
만일 미군이 점차 감축된다면 이에 대응해서 우리는 이를 대신할 군대와 무기를 갖추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칼이 아니라 묵주를 든 군대의 힘은 대단한 것이다』라고 하신 교황 삐오 11세 성하의 이 말씀은 특히 한국 교회에서 미군의 점차적인 철수 못지 않게 관심을 기울여 되새겨 보아야 할 말씀입니다.
옛날부터 교회에서는 묵주의 기도를 바쳐 마리아의 전달을 간구해 왔습니다. 그런데 무신론이 조직화하여 거대한 공격을 가하려고 하고 있을 때 우리는 개개인이 자기 방에서 혼자 조용히 기도를 바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역시 묵주의 기도를 바치는 사람들을 가정이나 본당 또는 교구 단위로 조직하여 전쟁터에서의 군대처럼 강력한 지도 밑에 두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우리가 성모송으로 마리아께 인사를 드리면 마리아께서는 당신 사랑으로 우리에게 보답하십니다.
우리가 바치는 성모송 하나하나 그리고 우리가 바치는 묵주의 매 단은 은총을 가득히 입으신 당신의 은총을 우리 불쌍한 죄인들에게 내려 줄 것입니다.
물론 묵주의 기도는 사적으로 하는 기도이며 우리 신앙생활의 중심이 되는 것은 천주께 대한 흠숭을 드러내는 전례입니다. 그러나 묵주의 기도 역시 공동으로 바치기에 적합한 기도입니다. 우리가 전례를 밥이라고 한다면 이 묵주의 기도는 반찬에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묵주의 기도는 전례를 통해 받는 여러 가지 은총을 소화시켜 분배하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이 묵주의 기도는 리듬을 지닌 기도문이 반복됨으로써 마음 속으로 점점 더 깊이 파고들어 우리 영혼의 지극히 깊은 곳까지 가 닿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록 우리의 생각이 기도문으로부터 멀어진다 하더라도 바른 방향 즉 천주께로 향하게 됩니다.
묵주의 기도는 마리아를 칭송하는 기도입니다. 그리고 그 본 내용은 구속의 신비를 묵상하는 것입니다. 이 구속의 신비는 우리의 의식을 초월하여 우리의 마음 속으로 파고드는데 이것은 우리의 마음을 바꾸어 놓기 위한 것입니다. 어느 독일 시인은 이 묵주의 기도를 빛의 투사에 비유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묵주의 기도를 통해 우리 자신을 영원한 진리의 빛에 우리를 투사시키는 것입니다. 열심히 묵주의 기도를 바치는 삶은 이뿐 아니라 그 이상의 것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특집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