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주 성모의 이름으로 문안 드립니다.
로사리오 성월을 맞이하여 로사리오의 기도에 대하여 교회에서 가르치는 바를 여러분에게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훌륭한 기도 방식
미사성제와 성무일도 다음으로 교회에서 가장 권장하는 신심은 묵주의 기도입니다. 근대의 여러 교황님들께서 즉 레오 13세, 삐오 12세, 요한 23세, 바오로 6세께서 묵주신공은「교회의 기도」라고 찬양하십니다. 성모님께서도 이를 시인하시어『나는 로사리오의 정녀』라고「파띠마」에서 말씀하셨고「루르드」에 발현하셨을 때에는 팔에 묵주를 걸고 계셨습니다.
묵주신공은 입으로 경문을 외우는 동시에 마음으로는 환희ㆍ고통ㆍ영광의 신비를 묵상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묵주의 기도를 잘 바치기 위하여서는 겸손한 마음과 착심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겸손과 착심
묵주의 기도를 정성껏 바치게 되면 정신없이 살던 우리 생활이 허무함을 깨달아 마음을 잡게 되며 우리 구령에 은총이 내리는 구속의 신비에 마음이 쏠리게 됨을 느끼게 됩니다.
바오로 6세께서는 우리 신자 생활의 깊이는 복음정신을 따라 가난함의 뜻을 깨닫는 데 있으며 겸손이 영성 생활의 기초임을 재차 강조하셨는데 이 영적 쇄신에 있어서 묵주의 기도가 특히 효과를 낼 것입니다.
▲신자생활의 지침 성모님과 결합
그런데 그리스도를 생각할 때 성모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그대로 내게 이루어지소서』하는 성모님의 자유로운 동의로 그리스도께서는 강생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성모께 굳이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예수님께 결합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성모님과 이와 같이 결합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거나 혹은 잊었다 해서 그 결합이 풀어질 수는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성모님 사이의 결합, 성모님과 우리 사이의 결합에 대하여 제2「바티깐」공의회에서는 여러 번 언급하였습니다. 그리뇽 드 몽포르 성인께서도『마리아에서 예수를 떼어놓기보다는 태양에서 그 광선을 떼어놓는 것이 더 수월할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예수님과 결합
예수님을 세상에 주신 성모님께서는 이제 교회생활 안에서 영혼을 안에 예수님이 나시고 자라시게 하십니다. 이제 성모님은 우리의 어머니로서 또 교사로서 영혼들의 교육을 하시는 데 그 목표는 영혼들로 하여금 당신 아드님 예수를 온전히 닮게 하는데 있으며 예수님의 생명이 우리 안에도 흐르며 예수님의 사랑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며 우리의 느낌이 바로 예수님의 느낌이 바로 예수님의 느낌과 같게 하는 데 있습니다. 이와 같이 성모님께서는 묵주의 기도라는 힘 있는 방법을 우리에게 주시어 우리 생활을 예수님의 생활에 일치시키시고 그리스도의 생명에 참여케 하시어 우리를 천주성삼의 영광에로 인도하십니다.
▲효과 있는 생활
오늘날 우리는 모든 면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능률을 많이 낼 수 있는가를 따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묵주의 기도가 우리 영신생활뿐 아니라 현세생활에 있어서도 우리 인간생활을 얼마나 윤택하게 만들어 주는가 생각해 봐야 되겠습니다. 오늘의 세상은 모든 면에 있어서 극심한 분열과 갈등에 심히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도 위기에 처해 있고 많은 어려운 문제와 난관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용기를 잃어 버리기 쉽습니다. 이때 묵주의 모후이신 성모님은 묵주의 기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용기를 주시고 오늘날 성교회가 이 어지러운 세상을 구하는 데 무슨 일을 해야 되는지 가르쳐 주십니다. 일찍이 교황 삐오 12세께서는 다음과 같이 경고하셨읍니다.『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 가족 즉, 인류의 운명을 천주의 모친 마리아의 가장 힘 있는 보호에 맡기셨다.
모든 신자들이 묵주의 기도의 존귀함과 그 힘을 깨달아야 하겠다. 특히 각 가정에서 성모상 앞에 가장(家長)을 둘러싸고 바치는 가정 묵주신공은 더욱 훌륭하고 그 능력이 큰 것이다. 자녀들이 이에 참석하여 어른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그들도 기도하는 법을 배운다. 이와 같이 신자 가정은 바로「나자렛」성가정으로 변하여 신자생활과 덕행을 배우는 거룩한 학교가 된다. 』(삐오 12세 회칙 묵주신공 1951년 9월 15일 반포)
▲오늘 교회의 불행
공의회 이후 지난 몇 달 동안 우리 교회에는 여러 면에 있어서 많은 좋은 변화와 혁신이 이루어진 밝은 면이 많이 있는가 하면 우리 마음을 슬프게 하는 어두운 면도 많이 보입니다. 그 중에서도「기도하는 교회」의 모습이 점점 낡아가는 것은 제일 큰 불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도에서 발하지 않는 우리의 활동과 사도직이 얼마나 효과를 내며 그것이 우리 사회와 교회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습니까. 우리는 기도하는 교회를 다시 찾아야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의 기도하는 교회를 다시 찾는 데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묵주의 기도입니다. 본당에서 공소에서 가정에서 묵주의 기도를 다시 살려야 되겠습니다.
묵주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
1970년 10월 1일 전주교구장 주교 한공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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