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정진석 주교 성성 및 착좌식이 거행된 3일은 개천절에다 성녀 소화 데레사 축일-이날 청주시에서는 제12회 충북 예술제에다 건군 22주년 기념행사까지 겹쳐 거리마다 경축「아치」와 현수막, 오색 깃발들이 요란스레 나부끼고 있었다. 모든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듯 축제 기분에 들떠 술렁거렸다.
전국의 주교들 참석
이효상 의장 모습도
○…11시 7분 전 이효상 국회의장의 승용차가 청주시로 접어들자 충북 경찰국장ㆍ도지사ㆍ시장ㆍ대공분실장ㆍ육인수 의원 등이 이 의장을 영접하여 성당에까지 배웅하곤 다른 행사들 때문에 눈코 뜰새없이 바쁜 듯 금방금방 자리를 떴다. 오전 11시 전국 주교들이 정 주교를 옹위하고 행렬을 지어 성당으로 들어오는데 광주의 현하롤드 대주교가 보이지 않을 뿐 전국의 모든 주교가 한 자리에 기라성 같이 모였다. 김수환 추기경, 교황 대사 로똘리 대주교, 노기남 대주교, 서정길 대주교, 최재선 주교, 파 주교, 구 토마스 주교, 한공렬 주교, 나 굴리엘모 주교, 윤공희 주교, 황민성 주교, 지학순 주교, 박 토마스 주교, 권 야고보 주교, 장병화 주교, 두봉 주교, 오도 아빠스….
정 주교, 주교들과 평화의 인사 나눠
○…이번 성성식을 주례한 분들은 다들 정 주교와 인연이 깊었던 분들이었다. 노기남 대주교는 정 주교가 상서국장 겸 대주교 비서로 일하던 당시 서울대교구장이었고 정 주교에게 주품성사를 수여한 분이며 파 주교는 정 주교의 전임자로 초대 청주교구장이고 한 주교는 정 주교의 신학생 시절에 대신학교 학장이었다. 그리고 정 주교의 동기동창인 성신중고교의 서우석 신부는 이 날의 모든 예절을 총지휘했다.
정 주교는 주교좌에 착좌한 후「엄숙한 얼굴」로 전국의 모든 선배 주교들과 평화의 인사를 교환했는데 교구 내 모든 신부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을 땐 계속「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있어 어떤 의미의 좋은 대조를 보였다.
자당 이 여사 벅찬 감격에 목 메어
○…수녀석 맨 앞줄에 앉아 장한 아들에게 더 많은 하느님의 강복을 간구하던 정 주교의 홀어머니 이복순(61세ㆍ루치아) 할머니는 경축식 전례에서 외아들 정 주교와 마주치자 벅찬 감격에 목이 메인 듯 정 주교의 소매를 덥석 잡고 주교 반지에 입술만 연거퍼 갖다대고 있었다. 이복순 여사는 3대에 걸쳐 천주를 섬겨온 집안에서 태어나 24세 때 남편을 여의고 홀로 외아들을 키워 천주께 바쳤다면서『하느님께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당 구내 나무 그늘에 좌정한 70 노인들은 충청도 특유의 느린 말투로『생전에 한국 주교를 모셔 봐서 여한이 없겠다』면서『돈이 없어 어떻게 할지…』하고 교구의 재정부터 걱정하고 있었다.
김 추기경 찝차 선물
많은 인사들도 예물
○…이날 김 추기경은 찝차 한 대를 정 주교에게 선물했고 이효상 국회의장과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 전국 꾸르실료협회 문창준 회장 등 교회내외의 많은 단체와 인사들이 예물을 바쳤다.
정 주교의 성성 및 착좌식 실황은 중앙텔레비의「가톨릭시간」에 방영될 예정인데, 이를 위해 서강대학교의 미첼 신부와 가우이 수사가 식전을 열심히 촬영했다.
청주시에서 발행되는 충북일보는 4일자 3면에 정주교의 성성식 기사를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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