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그것은 의리문제예요. 우리 아버지는 월급 올리는 것을 동의할 수 있는데 다른 공장주들이 할 수 없답니다. 기업주 조합에서 그렇게 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으니 아버지도 기에 따랐을 뿐이지요』
『그것이 바로 당신이 조금 전에 얘기한 계급 간의 투쟁이오. 당신 아버지는 그러니까 자기 고용인들보다 다른 공장주들과 한 편이란 말이군요』
『그런 것이 아니라…』
『당신은 조금 전에 연대의식에서 나온 파업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소. 그러나 그 편에서도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한 편은 한 방에서 넷이 살아야 하고 또 한 편은 빈 헛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뿐이오…』
『그 문제에 관해선 아버지한테 다시 얘기를 해 보겠어요』
『당신은 우리가 논쟁을 했다는 얘기조차도 하지 않을 거요』피에르는 웃으며 덧붙였다.
『그것이 어때요?』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당신은 몸이 따뜻해지고 어렸을 때 가구가 눈에 띄고 옷걸이에 아버지의 모자가 걸려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부드러워질 거요. 방에 올라가 자기 방 안을 이리저리 거니노라면 마음이 변하고 말 거요. 따뜻한 물에 세수를 하고 거울을 들여다보면 당신이 이 세상에서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는 확신을 가질 거요. 그것도 사실이지. 당신 아버지는 착한 사람이고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할 거요. 그것도 사실이고. 그러면 당신은 자리에 누워 자기가 옳다는 생각, 어디까지나 자기가 정당한 권리를 누리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마음 편히 잠이 들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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