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위령성월(慰靈聖月)을 맞았다. 해마다 이 달이 오면 각 신자 가정에서는 먼저 가신 님들의 묘소를 찾아 그들의 명복을 빌곤 한다. 더욱이 영혼의 불멸과 육신의 부활을 믿는 가톨릭에서는 하느님의 심판을 기다리며 조용히 잠들고 있는 영혼들의 안식처 관리에 보다 세심한 정신을 써 오고 있다. 위령성월을 맞아 전국의 주요 성당 묘지의 관리 상황을 알아 보기로 한다.
【서울】서울대교구 관할 교우 공동묘지는 총 17개소로 대부분이 경기도 포천과 파주군에 산재해 있다.
교우 공동묘지를 관리하고 있는 본당 즉 공동묘지를 가지고 있는 본당은 명동 청량리 혜화동 신당동 미아리 세종로 삼각지 정능 일산 의정부 청파동 도림동 돈암동 중림동 종로 아현동 용산 등 17개 본당이고 명동 본당은 새로이 경기도 용인군 모현면 오산리에 임야를 매입, 현재 조성 중에 있어 이곳이 완성되면 공동묘지 수는 18개소로 늘어난다.
이 밖에 성직자와 수도자 전용 묘지가 용산에 한 곳 있다.
죽은 이의 부활과 산 이와의 사이에 기도의 상통(相通)을 믿는 가톨릭이 신자들의 사후 관리에 관심을 갖고 공동묘지를 운영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또 묘지 사용이 신자에 한정되어 있는 관계로 그 절차는 일반 행정 관서에 비해 훨씬 간소하다.
한 가정에 초상이 났을 경우 자기 본당에 공동묘지가 있다면 사망진단서(공인 의사가 발행한) 한 통을 첨부, 묘지 사용허가원만 제출하면 자동적으로 현장 관리인에게 통보되고 위치는 관리인과 상의해서 택하게 된다.
대세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본당에 묘지가 없을 경우 소속 본당신부 발행의 신자증명서와 사망진단서 사용허가원을 갖추어 묘지가 있는 본당이면 어느 곳이든 신청할 수 있다.
묘지대는 사용주가 위치를 임의로 선책하는 특별지와 본당이 지정하는 일반지 두 가지로 나누어 가경에 차이가 있다.
특별지는 평당 1천 원 정도이며 사용 평수에 제한이 없다.
일반지는 평당 5백 원에 3평이 기준이다. 여기에 산역비(山役費)가 평당 5백 원이 든다. 이 산역비는 본당에 따라 지정해 놓은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는데 평당 5백 원으로 예상하면 된다.
관리는 묘지마다 관리인이 상주하면서 돌본다. 매년 한식ㆍ추석ㆍ위령의 날(11월 2일)에 본당마다 뻐스를 전세 내어 합동 위령미사를 봉헌하고 있는데 중림동ㆍ돈암동ㆍ종로 묘지가 인접해 있는 경기도 양주군 광탄면 일대는 수천의 신자가 몰려 산마다 장관을 이룬다.
묘지 관리에 가장 어려운 점은 급속이 팽창하는 시가지에 밀려 이장하게 되는 경우다.
작년 한 해만도 중림동의 잠실리 묘지ㆍ도림동의 개봉동 묘지ㆍ명동의 중곡동 묘지가 각기 이장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잠실리 묘지의 경우 수차에 걸친 이장 통고에도 묘주(墓主)가 나타나지 않아 경기도 양주군 광탄면 분수리로 이장이 끝난 지금도 상당수의 묘가 무연고로 남아 있다.
그리고 보사부는 앞으로 공원묘지 허가를 내주지 않을 방침을 세우고 있어 묘지 조성에 많은 비용이 들게 되었다.
앞으로 당분간 대지가 모자랄 걱정이 없다 해도 늘어나는 수요를 감안,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명동의 금곡리 묘지의 경우 2, 3년 안에 폐쇄해야 할 실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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