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부산에 있는 성당 묘지로는 용호동 묘지와 구평동에 있는 신촌 일대 묘지 등 2개소가 있다. 그러나 신촌본당 신자들을 제외한 시내 대부분 신자들은(22개 본당) 용호동 664번지에 있는 묘지를 이용하고 있어 사실상 천주교 묘지라면 용호동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이곳은 부산의 상징 오륙도가 있는 곳이고 부산항의 관문을 끼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 전망이 절경을 이루고 있어 관광지로서도 유명하다. 이곳에 공동묘지가 공식적으로 설립된 것은 58년 4월 2일 용호동 664번지 일대 5사람 소유로 된 임야 3만7천4백40평을 구입하면서 부터이다.
처음엔 범일동성당에서 묘지를 관리했으나 점차 수요가 늘고 규묘가 커짐에 따라 62년 2월부로 중앙천주교회(마산 장 주교 당시)에서 인수를 하였다. 그 후 64년에 묘지를 판 돈으로 인접하고 있는 6천 평의 임야를 추가로 구입하고 묘지 입구에서 성직자 묘지(지금 제단이 있는 곳)까지 1천5백m의 도로를 축조하여 영구차가 자유로이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65년 9월엔 높이 10m가 넘는 대미카엘 대천사상을 세웠고 부산교구 신자들의 헌납으로 도로를 따라 1백m 간격으로 십자성로 십사처를 건립했다. 관리는 중앙천주교회에서 하고 있는데 66년 4월에 묘지관리위원회가 발족되어 묘지 관리에 합리화를 기하고 있으며 두 사람의 관리인을 상주시켜 전문적으로 관리를 받게 하고 있다. 사망자가 어느 본당에서든지 발생하면 묘지관리위원회가 발행하는 입산증을 교부 받아 묘지 관리인에게 넘기면 임의로 묘지 위치를 결정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평당 7백50원씩 계산해서 1기(基)분 2평 지대가 1천5백 원이 되고 산역비(山役費)가 1천8백원 도합 3천3백 원이 공식적으로 들어가는 금액이고 묘를 구별하기 위해서 비석과「시멘트」로 축을 쌓고「인조석을 깔게 되면」적어도 2만 내지 3만 원이 들게 된다. 이 공동묘지를 둘러싸고 사회의 화제를 일으킨 것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중에도 관리인 김 씨가 나병환자의 칼에 맞아 죽은 사건은 너무나 유명하다. 용호동 나병환자 수용소를 탈출하려던 20대 청년에게 인적 사항을 물어 본다고 해서 무고한 변을 당한 것이다. 또한 금년 초 봄에는 묘지에 건립된 십자성로 9처와 12처에서 나오는 물을 먹고 김해에 사는 김모 씨가 불치의 만성 위장병을 고쳤다는 소문이 구전되어 약 1개월 동안 용호동 약물을 받겠다고 오는 아낙네들이 줄을 이었는가 하면 매일같이 50여명씩 밤을 새우는 모습이 보여 부산시내 일간지에서는『용호동에 기적』이 났다고 떠들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묘지를 운영해 오는 데 적지 않은 고충도 있었다. 첫째로는 정확한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고 여유 있는 땅만 생각하여 산발적으로 예약 매매를 하여 묘지 정리에 큰 애로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땅이 많이 점유되는 구식(봉우리를 만들면 적어도 6평이 필요하게 된다)을 금지하고 지금은 땅이 적게 드는 현대식(시멘트로 봉우리를 만들면 2평으로 넉넉함)을 권장하고 있지만 당초 계획이 수립되어 있지 않아 묘지의 조화미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좌천동 문 체칠리아의 묘를 제1호로 시작하여 3천2백40기가 묻혀 있는데 1기당 3명의 유가족들이 묘지 참배를 한다고 보면 명절 때면 1만 명이 한꺼번에 모여들어 교통지옥을 이루게 되고 특히 비가 오면 진흙탕이 되어 불편을 주는데 묘 1기당 얼마의 금액을 할당하여 도로 포장을 하자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구체적인 실현을 보기엔 요원하 문제라 하겠다. 우선 시급한 것은 5년 이후면 묘지가 포화상태가 되어 더 이상 묘를 쓸 수가 없게 되는데 현재 그 대책이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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