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 때까지 가라지와 밀, 둘 다 자라게 버려 두라』예수님의 말씀 중에 가장 쉽게 곡해되는 것이 비유로 하신 말씀들이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비유를 아전인수격으로 자기 나름대로 이해하고 이용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비유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래서 자기의 해석만이 옳다고 주장할 필요도 없고 또 한 번 이해한 비유도 자주 읽음으로써 그 뜻을 음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가라지와 밀, 둘 다 자라게 버려 두라』하느님은 참을성 있는 분이시다. 인내하심으로써 그는 인간의 자유를 최고도로 보장해 주신다. 그러기에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자기는 밀이라고 생각하고 남을 가라지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자신 안에도 가라지가 섞여 있다. 우리의 생활 속에는 오묘하게도 가장 가장 선한 것과 가장 악한 것이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생활하는 것이 겸손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추수 때는 먼훗날에 있는 것이 아니다.
추수는 매일 같이 다가온다. 우리는 오늘 무엇을 불태워야 하는지 양심적으로 하느님께 물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 버리지 못한 악습 때문에 내 자신이 실망한다든지, 이 세상에 범람하는 추태에 눌려 신앙을 버린다면 나는 영영 곳간에 모을 밀을 전혀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니 하느님께 인내하는 법과 자유를 존중하는 법을 굳이 배워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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