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성의 옛 발자욱을 묵상하면서 인상적인 사막의 미사를 드린 다음 우리는 다시 동북쪽으로 약 150km 떨어져 있는「마싸다」를 향했다.「마싸다」로 말하면 현재로는 관광객들을 위한 큰 호텔만 하나 있을 뿐 현재 거주하는 주민은 하나도 없고 그 옛날 그리스도 강생 이전 5ㆍ6세기의 옛 로마 도시로서 유명한데 이곳은 바로「사해」를 옆에 끼고 있다.
옛날 이곳「마싸다」산꼭대기에 건설된 도시의 흔적을 볼 수 있었는데 특히 그 중에서도 그때 사람들이 쓰던 실내 수영장이 인상적이었다. 이곳「마싸다」산꼭대기에서 내려다보이는「사해」의 풍경도 퍽 아름다웠으나「사해」는 문자 그대로 쓸쓸한 바다로 죽은 바다라는 인상을 갖게 되었다. 염분이 25%로 되어 너무 물이 짜기 때문에 고기가 살 수 없는 바다. 그러니까 고기배도 볼 수 없고 갈매기들의 모습도 볼 수 없는 바다! 다만 관광객들이 호기심으로 수영하는 장면을 이곳 저곳에서 볼 수 있었을 뿐이다. 우리 순례단은 이곳「마싸다」산 위에서 동녘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공동미사를 집전하고 호텔로 내려와서는 모두들「사해」로 가서 개구리 헤엄 치듯 마음대로 수영을 했다.
옛날국민학교 시절에 선생님들에게 들은 말이 그대로연상되었다.『「사해」는 물이 짜기 때문에 사람이 들어가면 그대로둥둥뜬다』고 하는 말이 그대로 적중되었다.
「사해」부근은 땅덩어리가 온통 소금 덩어리였다. 어떤 학생들이 흙의 짠 맛을 보고는 한 줌의 흙을 집어 내 턱 앞에 대고 기어코 맛을 보라는 것이다. 이 짓궂은 학생들의 성화에 이기지 못해 그 흙을 혀에 대어 보았더니 역시 소금 덩어리처럼 짰다.
우리 일행은 북쪽으로 예수님이 탄생하신「베들레헴」으로 방향을 돌렸다.「베들레헴」으로 가는 도중「베들레헴」에서 남쪽 31km 지점에 있는 도시「헤브론」에 들렸다.「헤브론」으로 말하자면 역시 구약의 성지이다.
우리는 그동안 메마른 사막을 횡단하고서는 이제야 처음으로 인간 도시에 왔고 이곳에서 정식으로 이스라엘 지방. 특히 이곳 주민들인 아랍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랍 사람들의 복장, 특히 여인들은 아직도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모습이란 옛날에 듣던 이야기가 아니고 실제의 모습이었고 남자들도 머리에 베일을 쓰고는 까만 줄로 머리를 감고 있는 모습은 정말 이색적이었다. 이 도시 한가운데 큰 성당 같은 건물이 하나 있는데 그 안이 바로 옛 구약의 유명한 인물들인 아브라함을 위시해서 이사악ㆍ사라ㆍ야곱ㆍ라헬의 무덤이었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아브라함과 이사악의 이야기를 연상하면서 그들의 무덤을 생생하게 느꼈다. 그 무덤 주위에는 언제나 계속적으로 기도하는 유대인들을 볼 수 있다. 그들의 기도하는 모습도 이색적이었다. 한 손엔 구약성경을 들고 한 손은 무덤을 잡았다가 떼었다가 하면서 입으로는 성경을 낭독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구세주를 기다리는 그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생각해 보았다.
우리 일행은 이곳에서 북쪽 31km 지점에 있는「베들레헴」으로 방향을 돌렸다.
그땐 벌써 저녁 9시라 어두움이 짙어 오고 있었다. 약 한 시간을 달렸더니 버스의 헤드라이트에 비친 푯말「베들레헴」이 나타났다. 나는 정말 여기가「베들레헴」인가? 이렇게 의문표를 던지면서 예약된 호텔에서 짐을 풀었다.
이튿날 아침이다. 우리는 모두「베들레헴」까르멜수녀원 정원에 모여「성영」95편 97편 71편 75편 등을 읊으면서 아침 찬미경을 바치고는 곧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신 동굴「성탄성당」을 찾아갔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그다지 화려하지 않은 돌집. 고색창연한 성전이었고 출입문에는 겨우 한두 사람이 왕래할 수 있는 그야말로 동굴 같이 되어 있었다. 먼저 성전 안에 들어가서 다음 또다시 층층대를 이용하여 지하 3·4m나 내려가니까 바로 그곳이 2천 년 전 인류의 구원자가 탄생하신 곳이란다. 5ㆍ6평 남짓한 동굴, 예수님이 탄생하신 그 자리는 금으로 도금하여 구멍을 뚫어 놓았다. 여기가 바로 하느님의 아들이 태어나신 인류 구원의 보금자리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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