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순례단은 먼저 예수 성탄 성경 귀절을 낭독하고 몇 분 간 침묵 속에서 그리스도의 성탄을 묵상했다. 그 옆에 계시던 성모님과 성 요셉을 연상하고 경배온 목동들을 연상하면서 이곳이 바로 예수님이 태어나신 곳이라고 생각을 하니 나는 정말 꿈 속에 있는 기분을 느꼈다. 조용히 성탄 성지를 친구한 다음 뒤에서 기다리는 다른 순례객들에게 그 자리를 돌려 주고는 그 옆 동굴에서 우리는 성탄미사를 공동 집전했다.
『고요한 밤 거룩한밤』성탄 노래를 부르는 우리들은 정말 황홀할 지경이었고 온통 주위에서는 성탄 성가밖에는 들려오지 않았다. 이곳은 일 년 사철 내내 성탄절이다. 성탄미사가 끝나자 주례 사제의 입에서『여러분 진심으로 성탄을 축하합니다』라는 인사말이 튀어나오자 우리 순례단은 일제히 환호를 올리면서『왁…왁, 축 성탄! 축 성탄!』을 연발했다. 실로 감격적인 순간, 황홀의 순간,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신 그 동굴에서 성탄미사를 집전해 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그 감격에 우리 순례단은 완전히 도취되어 버렸다.
『베를레헴 성 밖의 외양간으로…』하는 노래가 말하듯이 그 옛날 예수님이 탄생하실 땐 이곳이「베들레헴」성 밖의 한 구석이었겠지만 오늘에는 성탄 동굴은「베들레헴」의 중심이 되어 있었고 그 옛날의「베들레헴」은 그야말로 초라한 한 고을에 지나지 않았겠지만 이젠 제법 인구 3만을 헤아리면서 현대식 호텔을 가진 소도시의 모습을 이루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그리스도의 성탄으로 인한 변화임은 말할 것도 없다.「빵의 집」이란 뜻을 가진 이곳「베들레헴」을 찾아 영원한 구원의 빵을 얻고자 전 세계 6대주에서 모여드는 순례객들은 언제나 붐비고 있었고 따라서 이런 순례객들을 위한 선물 상가라든지 호텔들도 그리스도의 덕분으로 한 몫 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 모여 있는 수도단체들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다.
비가 올 가능성이 조금도 보이지 않는 쨍쨍한 열을 튀기는 하늘! 구름 한 점 볼 수 없는 맑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우리들은 다시「사해」로 향했다.
「예루살렘」에서 동쪽으로 약 40km에 있는「꾸무란」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사해」와 연접해 있는 곳인데 기원 전 150년에 벌써「예루살렘」도시생활에서 도피하여 결백한 생활을 한 곳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발견된 성서 문헌들은 성서학계에 큰 파문을 던진 사실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 아닌가!
인도자의 말에 의하면 옛날「에세니」들은 이곳에서 벌써 독신생활을 했었는데 뜻 밖에도 이곳에서 여자의 체구가 세 개나 발견이 되어 고고학자들에게 큰 문제거리를 던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도착하자 얼마 후에 돈 많은 미국 손님들의 냉방장치가 된 버스 대여섯 대가 모여들었다.「꾸무란」에서 옛날「에세니」들이 살던흔적들을 보고는 북쪽 약 10km 지점에 있는「예리꼬」로 향했다.「예리꼬」는 예수님이 난쟁이 자케오를 만난 곳이며(루까 19ㆍ5) 걸인 소경을 치료하신 곳이다.
「예리꼬」는 지리상으로 보아 세계에서 제일 낮은 도시로서 해저 300m에 자리잡은 도시이며 1만6천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데 다른 도시에 비해 퍽 화려하게 보이는 도시였다.
인도자의 말에 의하면 옛날에도「예리꼬」는 화려한 도시로서 바로 악마가 예수님을 시험할 때『이 모든 권세와 그 영화를 네게 주리니…이러므로 너 만일 내 앞에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이 다 네 것이 되리라』(루까 4ㆍ6)고 한 그 영화는 바로이「예리꼬」의 도시를 보고 한 말이라고 하니 오늘의「예리꼬」를 보아서라도 가히 짐작이 간다.
「예리꼬」에서 그 옛날「오므야드」궁전의 흔적을 보고는 즉시 우리 순례단은「예리꼬」동북쪽에 우뚝 솟아 있는 유혹의 산을 오르기로 했다. 이 산을 이름하여「유혹의 산」이라고 한다.『마귀가 예수를 끌고 높은 산에로 가서 별안간에 천하만국을 예수께 보이며』(루까 4ㆍ5) 한 그 사실의 산이다. 높이가 4.5백m나 되어 보이는 그 산을 오르자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더위에 지쳐 속으로『저 산에 올라가면 또 뭘 해. 그냥 밑에서만 보면 되지 않을까』하고는 주춤했다. 그러다가 별안간 생각하기를『유혹 당하는구나』생각하면서 즉시 그 유혹을 뿌리치고 단숨에 숨을 헐떡거리면서 꼭대기까지 올랐다. 산 중턱에는 산비탈에 지어진 수도원이 있었고 그 산봉에서 내려다보이는「예리꼬」를 보면서 그 옛날 그리스도께서 유혹을 당하시는 장면을 연상했다.
오늘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세속 허영에 유혹에 떨어져 귀한 생명을 망치고 있을까?『이 세상에 유혹이 없을 수 없으나 유혹에 떨어지는 자는 앙화로다』고 동서고금을 통해서 전 인류에게 교훈을 주는 유혹의 산!『주여!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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