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성당 묘지는 감천리 범물동 묘지와 주교관 구내에 있는 성직자 묘지가 있다. 또 본당 묘지를 갖고 있는 곳은 칠곡군 신동에 묘지가 있는 비산동본당뿐이고 범어동본당에서도 용지를 구입했으나 아직 허가를 얻지 못하고 있다.
감천리 묘지는 달성군 월배에서 1.5km 정도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총면적 9정보의 이 묘지에는 병인년 7월 28일 울산 병영에서 참수 순교한 이 베드로, 김 루까, 허 야고보의 묘를 비롯 약 2만 기 가까운 묘가 있다.
이 묘지는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계산동본당 묘지관리위원회에서 1965년 7월 1일 범물동 묘지를 구입, 허가를 받을 때까지 50여년 간 대구 신자들의 묘지로 쓰여 왔다.
수성못 유원지에서 4km 정도 남동쪽에 위치한 범물동 묘지에는 2천 ,기 가까운 묘가 들어 앉아 바로 산 아래 황천지 푸른 물과 넓게 펼쳐진 수성들을 건너 멀리 두고 온 정들었던 대구 시가를 한 눈에 굽어보고 있다.
이 범물동 묘지의 비용은 묘 1기당 기준 면적 2.8평에 용지대 1천5백 원 산역비(山役費) 3천 원 도합 4천5백 원이 소요된다.
그러나 요구에 따라 기준 면적 이상의 용지를 허락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예매도 하고 있다.
상주로부터 받는 비용은 관리인 봉급과 인부들의 품삯을 주고 남은 돈은 유지, 관리비로 쓰여진다.
범물동 묘지 역시 계산동 묘지 관리위원회에서 그 관리 책임을 지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허다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첫째, 범물동 묘지는 그 위치가 묘지로서는 적지(適地)가 아니라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버스길에서 4킬로나 멀리 떨어져 있어 택시를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여간 불편하지 않다.『차라리 시외에 떨어져 있더라도 버스길에서 가까운 편이 났겠다』는 것이 성묘객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이곳은 묘가 모두 북쪽을 보고 자리잡고 있어 양지 바른 따뜻한 곳에 묻히고 싶어하는 인간들의 마지막 원의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
둘째 32정보나 되는 광활한 면적이지만 이것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고 있다. 이곳은 묘지를 조성하기 전에 산 윗쪽에 있던 못을 메우고 배수로 시설을 했으나 산을 가로지르는 支배수로 시설을 하지 않아 물이 나는 곳이 많아 버려진 땅이 적지 않다.
또 묘지 허가 조건이 까다로워 다시 다른 곳에 묘지를 신설하는 것이 여간 힘들지 않게 된 현재 한 치의 땅이라도 유용하게 사용하여 한 사람의 신자라도 더 묻히게 해야 할 입장인데도 규격보다 몇 배나 되는 왕릉 같은 묘가 있는가 하면 넓은 묘지 곳곳에 예매된 빈 무덤이 적지 않다. 즉 이미 예매된 곳이 많아 묘지 조성 5년째 되는 현재 2천 기의 묘밖에 들어앉지 않았는데도 벌써 대구 시내 쪽은 거의 자리가 없고 고산 방면에 앞으로 3년 간밖에 더 쓸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아직도 살아 있는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사람의 묘터로 인해 죽은 사람의 묘 쓸 자리가 없게 된다면 이것은 좀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셋째 묘지의 관리가 철저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현재 감천리 묘지의 경우 배수로가 패여 관이 거의 드러날 듯한 묘가 몇 군데나 있으나 돈이 없어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조상의 묘가 다 허물어지도록 묘지에 걸음을 끊은 후손이 나쁘겠지만 관리인까지 있는 교회 묘지에서 관이 나올 지경으로 허물어진 묘를 그냥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라고 한 성묘객은 말한다.
주교관구 내에 있는 4백여 평의 성직자 묘지는 오랜 풍상을 겪는 동안 허물어진 곳이 많아 손을 봐야 할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현재 교구에서는 1백20만 원 경비로 일대 보수작업을 진행 중인데『평생을 성직을 위해 몸바쳐온 성직자들의 묘소를 정리 미화하는 것은 곧 우리의 임무가 아니겠느냐』며 한 당국자는 전체 신자들의 협조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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