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극도로 발달한 물질문명은 인간의 감각을 시시각각 분화시켜 가고 현대인은 방향감각을 잃은 채 허둥대고 있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우리에게는 유능한 영신적 지도자로서의 사제가 더욱 필요하다 하겠다. 사제 빈곤이야말로 오늘날 우리에게 대두된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사제 빈곤을 타파하기 위해 현재 각 교구에서는『우리의 사제는 우리 손으로』라는 구호를 내걸고 사제 양성을 위한 후원회를 조직, 성소 개발과 신학교 후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서 본사가 조사한 서울ㆍ대구ㆍ마산ㆍ부산 4개 교구의 성소 후원 단체의 금년도 실적을 알아보기로 한다.
가톨릭 여성단체 서울대교구 협의회 산하 신학교 후원회는 69년 3월 몇몇 관심 있는 부인들에 의해 발족을 보았다.
또 대구는 금년 4월 19일. 마산은 3월 18일에 각각 성소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러한 각 교구 성소후원회는 현재 세계적인 추세인 성소 감소를 막고 그 증가를 위해 성소 개발운동을 전개하여 신학교 지망자를 물색, 인도하는 한편 외원의 점진적인 삭감으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신학교와 신학생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기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서울 신학생 후원회의 경우 많은 신자들의 협조로 2백63명의 회원을 모집, 매월 월례회를 갖고 2천 원씩의 회비를 모아 금년 3월에 목표액 1백만 원을 훨씬 넘는 3백만 원을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로써는 부족하여 매월 1만 원. 1천 원 혹은 5백 원씩의 회비를 내는 회원들과 20만 원짜리 적금의 월 불입 금액 7천2백80원을 내는 회원들로 내년 4월까지 1천만 원의 기금을 마련한다는 새 목표를 세워 현재까지 7백만 원의 기금을 확보했다. 대구 성소후원회는 앞으로 2년 내에 2천만 원의 기금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이를 조달하기 위해 2천만 원을 10만 원씩 2백 구좌로 나누어 2년 간 적립식 목적신탁을 할 경우 월 불입 금액 3천3백 원을 회원 한 사람이나 또는 몇 명이「셀」을 조직, 예입하도록 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금년 6월 중순부터 교구적인 단체, 본당단체, 개인 상대로 본격적인 활동을 벌여 12월 현재 1백 구좌(1천만 원)을 확보했다. 마산에서는 3년 만에 1천만 원의 기금을 조달키로 결정, 회원을 유공ㆍ특별ㆍ보통회원 등 3부류로 나눠 매월 1천 원ㆍ5백 원ㆍ1백 원씩을 각각 부담토록 하여 1백15만 원의 기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중에는 장 주교를 위시하여 시내 유지들의 특별 찬조금 40만 원이 포함되어 있어 실제로 회원들이 낸 회비는 75만 원밖에 되지 않아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후원회가 아직 조직되어 있지 못한 부산교구에서는 교구에서 각 본당으로 신학교 지원 금액을 할당하면 본당에서는 4명 내지 7명으로 조직된 본당별 후원회에서 그 금액을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사제 양성을 위한 후원회는 평신자들이 주축이 되어 성소 증가를 돕는 단체이므로 회비의 적립 등 일체의 운영권을 신자들이 갖고 있다.
그러나 타교구에는 없는 성소 지도신부를 두고 그 지도로 모든 일을 추진하고 있는 대구의 경우 외에는 동 후원회의 실적은 그렇게 만족할 만한것은 못 되는 것 같다.
금년 한 해 동안의 실적을 통해 볼 때 각 본당에서는 그 본당 출신 신학생들을 돕는 데 쫓겨 후원회에 협력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가 하면 일단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의 회비 불입 성적은 서울ㆍ대구는 100% 완납이라는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으나 마산의 경우 6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또 무리한 계획 수립으로 목표 기금 조달이 계획된 기간 내에 달성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 교구도 있다. 마산의 경우 매월 30만 원 조달을 목표로 3년의 기간을 정했으나 실제로는 매월 16만8천 원의 실적밖에 올리지 못해 기간 내에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두운 전망을 보이는가 하면 서울의 경우에도 목표 기간보다 1년 늦은 72년 봄에나 목표액이 조달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종래에는 성소 개발 내지 후원을 위한 조직적인 움직임이 없었던 데에 비해 동 후원회가 조직됨으로써 이에 대한 신자들의 관심을 적극적으로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크게 성공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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