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구입니까?』이 질문에 요한 세자는 답변할 수 있었다.『나는 예언자 이사야의 말대로「주의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입니다』라고. 우리 각자도 꼭 같은 질문을 받을 때가 많다.『너는 누구냐?』다시 말하자면『너의 사명은 무엇이냐』고. 이 세상에 무엇하러 왔으며 무엇을 목적으로 살고 있느냐 하는 질문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요한 세자처럼 쉽게 답하기 곤란할 것이다. 요한 세자는 자기가 누구라고 말씀하시기 전에 메시아도 아니요 엘리아도 아니요 예언자도 아니라고 세 번이나 부정을 거듭하였다. 우리도 우리 자신의 정체와 우리의 사명을 규정하기 전에 적어도 세 번은 부정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욕망에 찬 인간으로서 제 분수에 넘치게 자신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크리스챤은 자기 자신을 위해 세상에 살지 않고 하느님의 영광과 하느님의 뜻을 위해 생활해야 하지 않는가? 하느님의 영광보다 나의 영광, 하느님의 뜻보다 나의 뜻을 찾는 우리는 하느님의 길을 우리 마음 속에 곧게 닦아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의 마음이 곧을 땐 우리는 우리 가운데 계시는 우리보다 훨씬 높으신 분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인간의 모상으로 우리 형제들 속에 항상 계신다.
그러기에 누구에게든지 봉사할 때에는 하느님을 위하는 것이다. 남에게 봉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그리스도 친히 오셔도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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