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 말라』고 했다. 그러나 이 법언에도 불구하고 재소자(在所者)는 물론 출소자들에 대한 사회의 태도는 차겁기만 하다. 사회의 냉대는 새 출발을 다짐하며 교도소 문을 나서는 출소자들로 하여금 다시 그 문을 두드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회의 병폐를 막고 일시적인 잘못으로 영어(囹圄)의 몸이 된 형제들에게 따뜻한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단체가 바로 교도소 후원회이다.
본사가 서울ㆍ대구ㆍ부산ㆍ마산 등 4개 교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서울ㆍ대구는 교도소 후원회가 조직되어 있으나 부산ㆍ마산에는 아직 이러한 조직이 없다.
서울대교구에서는 금년 4월 2일 벌써 5년 전부터 개별적으로 수인(囚人)들을 도와 오던 몇몇 인사들이 모여 보다 조직적이며 체계 있는 후원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동 후원회의 발족을 보았다.
이들 후원회원은 1주일에 한 번씩 교도소를 방문 전교활동을 하는 한편 수인들에게 교회 서적과 신문 등을 보내고 강연회를 통해 재소자들의 영신 지도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 월 1회씩 문화 영화를 상영 격리된 생활에서 오는 외로움을 풀어 주고 있다.
190명의 회원들은 현재 매월 1백 원 내지 1천 원씩의 회비를 내어 1백만 원 기금을 확보 폭 넓은 활동을 펴기 위해 매월 적금을 넣고 있다.
금년 한 해 동안 서울에서는 회원들이 애써온 보람으로 105명의 재소자들이 영세 입교했다.
대구 역시 오래 전부터 개별적인 후원사업을 벌여 왔으나 효과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금년 5월 22일 후원회를 발족시켰다.
후원회를 조직한 후에도 종전부터 재소자들을 상대로 개별적으로 해오던 영신 지도를 계속함은 물론 출소자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5년 내에 5백만 원의 기금을 마련 공장을 건립한다는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현재 그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양(量)보다 질(質)에 치중, 그 자격을 엄격히 규정하여 회원 수는 현재 18명밖에 되지 않아 발족 이래 마련한 기금은 매월 정회원 1천 원 준회원 5백 원씩의 회비를 적립한 11만 원밖에 없다.
그러나 앞으로 5백만 원의 공장 건립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몇몇 회원들은 거액을 희사할 뜻을 비치고 있고 나머지는 모금운동으로 충당키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는 성탄에는 전교수녀의 지도로 교리를 배워 오던 남녀 수인 17명이 영세를 받게 된다. 후원회의 조직이 없는 부산ㆍ마산교구에서는 교구청의 보조로 교리를 지도하고 미사를 드리는 한편 출판물을 보내는 정도의 일을 하고 있다. 현재 후원회 회원들은 사랑과 희생의 정신으로 헌신적인 노력을 하고 있으나 지난 1년 간의 실적으로 봐서 허다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먼저 회원들은 교도소 내의 엄한 규율로 인해 활동하는 데 여러 가지 제약을 받고 있다. 30분 간의 미사 봉헌을 위해 그 수속 절차에만 1시간 30분 가까이 허비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는 간소화되어야 할 것 같다. 또 후원회가 조직되어 있지 않는 곳은 물론 그 조직이 있는 서울에서도 아직 재소자들의 치닥거리에 바빠 출소자들을 위한 계획을 전혀 세우지 못하고 있다. 재소자 지도에도 물론 신경을 써야겠지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출소자들을 잘 보호해야만 된다는 것은 누범(累犯) 발생 사유의 60% 이상이 사회의 냉대에 기인하고 있다는 통계 자료가 잘 말해 주고 있다. 물론 빈약한 재원으로 당장 착수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우선 계획만이라도 세워 그 준비작업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각 교도소 교무과장의 보직은 개신교 목사들에게만 허용하고 있는 현행법의 개정에도 당국에서는 성의를 보여 줘야 할 것 같다. 사제 부족으로 당장에는 보직이 난다 해도 신부로 임명할 수 없다 하더라도 먼 훗날을 위해서 적어도 등용의 문만은 열어 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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