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선배가 건네준 손난로와 어머니께서 챙겨 주신 딸기.
■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혼자만의 도전이라 생각했지만…
응원하며 함께하는 사람들 덕분에
또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었다”
“선물이야.”
사무실 자리에 앉아 온몸을 담요로 꽁꽁 두르고 있을 때였다. 출근길 자전거를 타며 언 몸을 녹이기 위해 따뜻한 차를 마시고 있는데, 한 선배가 다가와 선물을 건넸다. 손난로였다. 선배는 이렇게 영하의 날씨에는 자전거를 안 타면 좋은데, 그래도 사순 시기 도전 중이라 꼭 타야 한다면 손난로는 “필수품이야, 필수품”이라고 했다. 행여 감기라도 걸릴까 후배를 걱정하는 선배의 따뜻한 마음이었다.
그때뿐만이 아니다. 사순 시기 ‘자전거로 출퇴근하기’를 하며 나는 혼자만의 도전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늘 혼자가 아니었다. 지켜보는 가족과 직장 동료, 지인들은 매일같이 나의 도전을 응원하고 지지하며 함께하고 있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지 않는 날, 자전거 타기 대신 1시간 걷기를 하기 싫어 꾸물거리고 있는 나에게 어머니는 “힘내서 얼른 다녀오라” 하시며 싱싱한 딸기를 씻어 내주시고, 출퇴근길 직장 동료들은 “사순 얼마나 남았죠? 마음으로나마 함께 할게요.”, “힘들 텐데 뭐라도 마시고 갈래요?”, “안전모 쓰고 보호대도 꼭 하죠?”, “조심히 가세요~”라며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낸다.
“사순 시기 알차게 보내는 걸 보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라며 도전에 힘을 실어 주는 사람도 있고, “운전하면서 자전거 타는 사람이 보이길래 ‘혹시?’ 했는데 진짜 선배였네요!”라며 군중 속 자전거 타는 선배를 발견한 기쁨을 표하는 후배도 있다. 심지어 한 지인은 “따릉이는 무거워서 타기가 너무 힘들 것 같은데”라며 자신의 아끼는 전기 자전거를 빌려주겠다고 한다.
이렇게 함께하는 사람들의 응원을 들을 때마다 사람은 혼자이지만, 결코 혼자일 수 없다는 점을 깊이 깨닫는다.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겠다.”(창세 2,18), “보라, 얼마나 좋고 얼마나 즐거운가, 형제들이 함께 사는 것이!”(시편 133,1)라는 말씀처럼 누구나 혼자 겪어야 할 인내와 고통의 순간들이 있지만, 누군가와 동행할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할 때 사람은 또다시 힘을 내 즐겁게 살아간다. 예수님께서도 골고타 언덕을 오르실 때 세 번이나 넘어지셨지만, 그때마다 아들을 믿고 지켜보는 어머니 마리아의 응원에, 십자가를 함께 진 시몬의 도움에 끝끝내 일어나 다시 걸으셨다. 자신을 믿고 따른 이들과 함께 골고타 언덕을 오르신 예수님처럼, 나 역시 오늘도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나를 아껴주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