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7월3일
고마운 바론 신부님이 연락을 해주어서 오늘「로체스타」교구의 신앙문제 담당신부를 만나기로 약속됐기 때문에 10시30분경 김 신부의 차로「로체스타」로 떠났다. 약 2시간 자동차로 달려 드디어「로체스타」시내에 도착했으나 길을 몰라 약 30분 이상 헤맸다. 마침내 그곳을 찾아 사무실에 들어서니 레인하트 신부님이 반가이 맞아주었다. 나중에 발견했지만 들어오는 창문에『장 주교 환영』이라 써 붙였고 입구에는 붉은 주단을 깔아놓았다. 마침 한국에서 보내온 한국 천주교 주소록을 내놓아 더 친근감을 느꼈다. 사무실은 상당히 크고 여사무원도 4명이나 있었는데 마침 신부 사촌이 와있어서 인사를 하고 식당에 가서 점심식사를 했다. 레인하트 신부님이 친절히 금년엔 본당 몇 군데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에 했으면 좋겠다고 대답하여 내년으로 미루었다. 점심 후에 사무실에 모든 사무원을 모아 놓았기에 하는 수 없이 짧은 영어로 한국 가톨릭 초창기의 이야기와 내가 어떻게 신학교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농담 삼아 내년에 몇 본당을 지정해 주더라도 제발 7ㆍ8월에는 하지 말아 달라고 했더니 휴가로 많이 가는 곳이면 7ㆍ8월에도 좋다고 했다. 미사예물을 좀 줄 수 없냐고 했더니 5불짜리 60대를 주어서 참으로 그 마음씨가 못내 고마왔다.
▲7월7일
지정된 본당에 출장을 갔다. 다행히 가까운 거리라 훨씬 수월하다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웠다. 2시경에 그 본당 신부님이 나를 데리러 왔다. 전에 한번 여기서 만났기 때문에 즉시 알아보았다. 보통 토요일 오후 4시30분과 7시에 미사가 있다고 하여 즉시 따라가서 사제관과 성당에 안내되어 모든 것을 대강 보았다. 이곳의 풍속이 처음 오는 손님에게 집을 구석구석 다 보여주는 것이 예의인가 보다.
미사시간까지 책을 읽고 신공을 드리며 쉬다가 미사시간이 되어 성당에 갔다. 미사는 내가「내티비티」본당에서 이미 2대를 드렸기 때문에 보좌신부님이 드리기로 했다. 성당에 들어가 보니 신자들이 7ㆍ8십 명 모였는데 역시 같은 모양으로 강론을 했다.
내가 본당에 도착하자 가져간 리프레트를 보좌신부님께 부탁했더니 내 생일이 7월 4일로 되어있음을 보고 생일선물로 25불과 HAPPY BIRTHEAY란 장난감 인형을 주어 참으로 고마왔다. 가깝고 또 내가「내티비티」본당에서 기거하기 때문에 저녁식사 후 이곳으로 돌아왔다.
▲7월8일
아침 8시경 보좌신부가 차를 가지고 왔기에 또 로레토 성모교회(어제 갔던 곳)에 갔다. 미사는 상오 8시30분 10시30분~12시 세 대가 있었다. 나는 12시 미사를 드리기로 하고 8시 30분 미사는 도민고회 신부가 와서 미사를 드렸다. 보좌신부는 10시30분 미사를 드리고 나는 12시에 드렸다. 미사 때마다 어제보다도 수가 많아서 백명 혹은 1백20명 1백30명 되어보였다. 미사 때마다 보좌신부가 나를 소개해주었고 나는 있는 힘을 다해 강론했다. 점심식사를 하면서 보좌신부에게 내가 오늘 얻은 모금액이 얼마나 되어 보이냐고 물었더니 총계가 2백63불이라 했다. 마음이 시원찮았지만 역시 생각대로 적은 액수였다. 점심후 즉시 이곳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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