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고양이가 부엌에 저녁반찬을 하려고 사온 생선을 물고 도망갔다. 집주인은 옆집으로 달려가서 이러저러하니 생선값을 내라는 것이다. 사실을 알아본 집주인은 하는 수 없이 고양이가 한 짓의 댓가를 치뤘다. 그럼 왜 같은 행위의 책임을 사람은 지고 동물은 지지 않는가? 또 이런 일이 있다. 바람이 불어서 마당에 섰던 나뭇가지가 부러져서 옆집 장독대를 깨버렸다. 역시 나무에게 아무 책임을 묻지 않는다. 식물과 동물 그리고 인간에게는 생명이 있다.
그러나 같은 정도의 생명은 아니다. 산다는 생명은 같다 할지라도 사람과 동식물의 생명작용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것이다. 식물은 생혼이 있고 이것은 생명에만 국한되어있고 동물에는 각혼이 이이 있다. 이것은 생명과 감각에만 국한되어 있다. 사람에게는 영혼이 있다.
이것은 동식물의 그것보다 월등하게 생명과 감각과 정신적인 것을 합한 것이다. 영혼의 주요한 기능은 지능과 의지다. 지능은 무엇을 알고 깨닫고 비교하고 구별하고 판단하는 능력이고 그 대상은 진리이다. 의지는 지능이 알아듣고 제시한 것을 좋아한다. 즉 탐하거나 원하든지 싫어하거나 피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행한 일이라도 무의식중이나 반의식중의 행위는 책임을 물을 때 가볍다.
<사람다운 행위>란 (Actus Humanus) 지능과 의지의 완전한 사용서에 나오는 행위를 말한다.
그러나 사람이라 할지라도 술을 취하게 마셨다든가 노망 혹은 잠자는 중에서 행한 것은 지능과 의지의 능력을 완전히 사용하는데서 나오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사람의 행위>라 한다. 우리가 지금 말하고 하는 것은 사람이<사람다운 행위>를 할 때의 일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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