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첨례는 그 옛날 「나사렛」고을에서 예수께서 요셉과 마리아를 모시고 조용한 생활을 하시던 성스런 가족을 기념하고 그 성가족이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것을 다시 새롭게 하기 위한 첨례 날인 것입니다. 진실로 이 성가족이 우리들 가정을 이루고 있는 여러교우들에게 가르쳐주신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큰 뜻이 있으니 즉 가정생활에 대한 가르침인 것입니다.
요셉과 마리아와 예수 이 한가족이 얼마나 훌륭하였으며 우리에게 어떻게 많은 교훈을 그 표양으로써 보여 주었는가.
오늘은 그 일에 대하여 다 함께 생각하여 보기로 하십시다.
아주 쓸쓸한 나자렛이라는 고을에서 이름도 없고 가난하게 목수라는 노동 일을 하여 가면서도 오히려 이 세상의 헛된 영화를 생각지 않고 다만 천주의 원의대로 이 성가는 그날 그날을 평범하면서도 평온하게 지냈었던 것입니다.
도회지의 복잡함도 모르고 세상의 시끄러운 일들도 알바가 없고 그저 겉으로 보기에는 매일 매일 똑같은 노동일을 재미도 없이 진력날 정도로 계속하고 있었읍니다.
나자렛의 성가는 아주 극빈자는 아니었지만 부지런히 일을 하지 않으면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였었읍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는 곤란과 어려운 일과 또 가난한 사람들이 받고 있는 모든 괴로움을 잘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예수께서는 높은 자리를 원치않고 부귀를 생각지 않고 명예에 대하여 기대하지 않고 그냥 자기에게 주어진 본분을 지키며서 인내와 겸손과 순명과 순박한 생활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와 같이 가난하고 이름도 없고 보잘것 없는 가족이었지만 행복과 평화를 모르는 가족은 아니었읍니다.
이 세상의 행복 중에서 가정의 깨끗하고 평화함은 중요한 행복의 하나인 것입니다. 그저 보기에는 보잘것 없는 가난한 가족이었지만 우리 인간의 역사상에 가장 완전한 행복한 가정이던 것입니다.
어째서 그렇게 가장 완전한 가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주 가난하고 보통 가정과 다름없이 노동일을 하고 큰일을 할 수 있으면서도 하지 않고 있었던 그 가정을 어떻게 완전한 가정이라고 말할 수 있겠읍니까?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다만 그들은 그렇게 하면서도 천주에 대한 자기들의 본분을 온전히 지켰지 때문이었읍니다. 조금의 원망도 없으시고 모든 것을 천주를 위하여 참고 마음에 평화를 간직한채 천주의 계명을 지키면서 앞으로 일어날 더 좋은 행복을 조용히 기다렸다는 그 점에 있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많은 교훈 중에서 가정 생활에 대한 이 가르침은 여러분 가정을 이루고 있는 교우들에게 아주 중요한 가르침의 하나인 것입니다. 오주 예수께서 사십년동안이나 몸소 이것을 행하시고 그 모범을 우리에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거의 모두가 저 성가족과 같이 이름도 없고 부귀와 명예도 없이 매일 매일 똑같은 일을 아무 재미도 없이 되푸리 하고 있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말 이러한 생활은 아주 보잘것 없고 싫증나는 고통스런 생활이라 하겠지만 참다운 생활의 가치는 그러한 표면에 나타난 것이 아니라 각 가정이 가지고 있는 생활 태도와 각 사람의 마음에 가지고 있는 생각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보십시요 우리의 성가족의 생활이 겉으로 보기엔 얼마나 무가치한 것이었읍니까? 그들이 하루에 한 일은 얼마나 미소한 일이었읍니까? 그러나 그 성가족이 행하던 기구와 천주께 바친 일은 여기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많은 가치가 있었던 것입니다.
오주 예수께서 사십년동안의 가정생활로서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신 것은 명예도 아니요 부귀도 영화도 아니며 사회적인 성공도 아니었읍니다.
물론 세속적인 쾌락 같은 것은 더욱 아니었던 것입니다. 다만 천주께 대한 사랑! 그 사랑 뿐이라고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여러분! 오주 예수의 성가족이 이와같이 보잘것 없고 가난하였을진대 우리들의 생활이 보잘것 없고 가난하고 재미가 없다고 근심하고 걱정하며 불평을 말할 수 있겠읍니다. 우리는 매일 같이 똑같은 평범한 생활을 하면서도 마음속에 천주를 사랑하고 이 보잘것 없는 생활을 천주께 바치며 불평도 없고 원망치 말며 자기의 본분만을 다하면 모든 것은 다 이루어진 것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활!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행하신 행활이기 때문에 조금도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읍니다. 천주의 원의 대로만 모든 일을 행하면 그것 뿐인것입니다. 그것이 곧 성스런 생활이 되는 것입니다. 저 지존무한하신 천주께서 우리의 아버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삽신년 동안이나 가난한 살림 속에서 그 심한 노동일을 하시면서 순결하고 정직하고 순명하는 단순한 가정생활을 행하심으로써 이 세상에 모든 그러한 보잘것 없이 가난하고 단순한 가정생활을 축복하였으니 우리들은 우리의 생활을 평화스럽고 깨끗하게 지켜나가기로 결심 하십시다. 실로 여러분들의 가정에서 하고 있는 보통 일들 그 자체가 훌륭한 일이며 이런 일을 함으로서 천주께 말할 수 없이 많은 공로르 쌓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이와같이 하여 우릐 생활에 당하는 모든 괴로움을 참아 받으면서 우리의 모든 것을 천주의 영광을 위하여 바친다는 마음을 언제나 잊지 않고 생활한다면 우리의 가정도 저 성가와 같이 축복받을 가정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고 있는 병범한 이 생활의 성화를 위하여 많은 기구와 신공을 게을리 하지 말며 이 생활을 천주께 바친다는 생각을 늘 잊지말도록 노력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