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으면 영혼은 생전의 행실대로 상이나 벌을 받지만 육신은 영원히 썩어 소멸될 것인가? 만일 육신이 영원히 소멸된다고 한다면 살아있을 때의 육신이 있음으로 공도 세우고 희생도 하고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좋은 일도 많이 했을 텐데 육신이 영원히 소멸된다면 너무나 억울한 일이다.
과연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무자비한 분일까? 그러나 선행이 무가치하게 소멸될 수는 없다. 예수께서는 사람을 구하셨다. 즉 인간의 영혼만을 구한 것도 아니오 육신만 구한 것도 아니다. 영혼과 육신의 결합체인「한 인간, 완전한 인간」을 구하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혼이나 육신이나 모두 영복을 누릴 수 있는 자격이 있고 또 벌을 받을 책임까지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살았을 때는 영과 육이 같이 행동했기 때문에 그 어떤 것에 더 비중을 들 수도 없는 것이다. 영복을 받기 위해서도 영벌을 받기 위해서도 육신은 다시 살아나야 한다.
우리 교회에서도 육신의 부활을 가르치고 있다. 이교도들인 이집트에서도 고대 미이라를 만든 것은 육신의 부활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 언제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가? 천지 마칠 때 죽은 모든 사람들은 다시 살아나서 하느님의 전능의 힘으로 본 영혼과 본 육신이 결합하여 사심판의 판결을 공포하는 공심판을 받게 된다. 천지 마칠 때까지라는 이 말은 자연과학적인 종말의 뜻이 아니다. 즉 태양의 열이 식어지고 지구가 식어져서 모든 생물이 죽게 되는 그 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 하느님이 원하실 때 세상은 끝장이 나는 것이다. 성경에 보면『사실 하늘과 땅은 하느님의 같은 말씀에 의해서 지금 그대로 남아있다. 그러나 하늘과 땅은 하느님을 배반하는 자들이 멸망당할 심판의 날까지만 보존되었다가 불에 타버리고 말 것이다. (생략) 그러나 주님의 날은 도둑처럼 갑자기 올 것이다. 그날 밤에는 하늘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사라지고 원소들은 타서 녹아버릴 것이고 땅과 그 위에 있는 모든 것은 없어지고 말 것이다. (생략) 그날이 오면 하늘은 불타 없어지고 원소들은 타서 녹아버릴 것이다』(베드로후3ㆍ7~13).
『대개 백성이 백성을 대적하여 일어나며 열병과 흉년과 지진이 사방에서 일어나리니 이는 환난의 시작이니라. 그때 환난이 지나매 곧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제 빛을 발하지 못하고 별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능력이 진동할 것이오』(마테오 24ㆍ 7~29) 라고 세상의 끝날을 예고한바 있다. 이때 사람의 육신은 다시 살아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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