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뮤는 不條理의 철학을 信奉하였다. 그는 神話를 말살한 후에 인간에게 최고의 가치를 두었으나 人間이란 자체가 모순을 내표한 것이다. 도무지 해결할 방도가 없다. <시지프의 신화> 벽두에 그는 자살이라는 문제를 내어걸었다. 인간은 고생을 하면서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상생활의 무용성을 느낀 것이다. 인생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죽어야 하느냐? 아니다 죽어서는 안된다 한다. 죽어야 하는데 또 죽지 말어야 한다. 이것이 그의 부조리(不條理)의 철학이다. 죽어야 하는데 죽지는 못하겠다. 왜? 죽어야 한다는 것은 논리적 결론인 것뿐이오 죽지 못하겠다는 것이 실제다. 인생이라는 존재 의식이 이를 거부하고 있지 아니한가. 논리란 사상의 소산이오 사상이란 의식에서 울어나오는데 사상은 죽어라 하고 의식은 죽지 말어라 하니 하나의 인간이 두가지 방향으로 가고자 하고 있지 아니하랴. 이것은 확실히 배리(背理)다. 인간은 잘 살기 위하여 먼저 인생에 의의가 있어야 하겠는데 인생에 아무런 의의가 없고보니 인생에 아무런 의의가 없다는 것이 도로혀 잘 살 수 없는 기조가 아닐가. 방향을 가진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구속이 있다는 것이 아닐가.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아닐가. 이것이 인생이라면 인생은 그 본질대로 살아 가야할 것이 아닐가.
사는 그대로 살아가야 할 것이 아닐가. 없는 의의를 부질없이 찾는 것보담 없으면 없는 그대로 살아 가는 것이 정말 의의가 아닐가.
<異邦人)의 주인공 미솔트는 이렇게 생각하였는 때문에 살인죄로 사형을 받는 순간 크게 깨달은 바 있어 아무러한 공포도 불안도 느끼지 아니 하였다 한다. <나는 언제든지 이날 이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죽어야 마땅한 시간이다>라고 말하였다. 내가 살인을 하여서 그래서 내가 사형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사형을 받는 이유가 살인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아무 죄도 없이 살인을 한 것이오 아무 죄도 없이 사형을 받는 것이다. 인간인 때문에 살인을 한 것이오 인간인 때문에 사형을 받는 것이다. 나 개인에게 살인과 사형의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문제는 인간은 인간이란 이러한 부조리의 존재라는 것을 자각하는데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카뮤의 작품 가운데도 가장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페스트」의 주 테마가 아기의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어른들은 죄가 있으니 죽음이라는 벌을 받을만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마는 천진난만한 어린 아기에게 무슨 죄가 있어서 죽느냐 하는 의문인 것이다. 그렇다. 이러한 의문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이 <원죄>라는 신조로 밖에는 해석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하겠다. <페스트>의 주인공 의사 「리어」는 <나의 영웅주의나 성인에 대하여 아무 흥미가 없다고 믿습니다. 내게관계되는 것은 사람으로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였다. 그는 <신(神)이 없는 성인>을 그리워 하였다. 이리하여 카뮤가 그려낸 인간상은 밖으로는 신이 없고 안으로는 방향이 없는 그러한 인간이다. 그리고 죽어야 하겠는데 죽을 수 없는 그리고 아무 의의가 없는 그리고 의의를 찾을 필요도 없는 그러한 인간이다. 살면 살고 죽으면 죽고 그리고 그뿐인 그러한 인간이다. 되는대로 되어가는 수 밖에 없는 눈도 코도 있을 수 없는 구올리는대로 구을 수 밖에 없는 그러한 인간이다. 그런데 이러한 인간일지라도 무엇을 하자는 것이다. 의사 「리어」는 말하기를 <우리는 함께 일합시다. 모독이나 기도를 초월하여 우리를 결부시키는 그 무엇을 위하여. 이것만이 오직 중요한 일입니다>고 하였다. 그 무엇이 무엇인가? 그가 말하는 무엇은 작품 전체를 통하여 종합하여 보면 그것은 사랑이다 하였다. 사랑을 위하여 일합시다. <사랑을 위하여 성실히 일합시다> 이것이 「페스트」와 모든 작품의 결론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우이로 보아서는 억지로 부치는 결론인 것이다. 처음에 말한 부조리의 인간에 있어서 이러한 결론이 어떻게 나을수 있는 것인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결론이 잘못이던지 전체가 잘못이던지 틀 가운데 어느것이던 잘못이 있어야 하겠고 그렇지 않다면 두다지 다 잘못이라야 할 것이다. 그런데 사랑과 성실에 관하여 우리는 잘못을 발견할 수가 없다. 요컨대 인간의 부조리에 관하여는 그것이 비록 현실적인 진실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렇게된 원인에 있어서 인간과 아무 상관없이 우연히 그렇게 된 거시알고 생각할 수가 없다. 그것은 인간이란 이름으로던지 혹은 각 개인이란 이름으로던지 인간에 부조리가 있다면 그것이 인간과의 관계에 있어서 스스로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실제로 이방인(異邦人)의 주인공이 사형을 받는데 자기가 사형을 받는 이유를 알 수 없고 다만 자기가 한 것은 너무나 추상적인 너무나 공상적인 표현이 아닐가. 마침내 카뮤는 나중에 원죄를 시인하였다 한다. 그래서 비로소 그의 사상에 통일성이 주어지는 것이어니와 적어도 「페스트」에 있어서는 그것이 나타나 있지 않으므로 우리에게 전후모순을 주는 것은 유감된 일이나 사실이다.
한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