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드루>가 교종좌(敎宗座)의 자리를 「로마」에 잡은 이래 그가 영원히 떠난뒤에도 그의 자리가 영원히 남아 오늘에 이르는 동안 안밖으로 허다한 변동이 있었으나 이 『바위』의 자리만은 변동이 없이 우리가 영신상의 신앙과 육신상의 세속생활 사이에 갈등이 질 때마다 어떤때는 그에 앞질러서 조화일치(調和一致)의 길을 열어주는 『공번된 소리』가 바로 이 자리에서 끊임없이 들려온 것이다.
금상 교종 <요안>23세 성하께서 작년 2월에 발표하신 「로마」교구 종무회의(宗務會議 Synod)의 구체적인 계획이 지난 9월에 발표된 것을 통하여 전망(展望)하면 1월 18일부터 세계적으로 시작된 『신앙 일치를 위한 기도주간』이 끝나는 1월 25일부터 개최될 것이라는바 그 회의는 전 세계의 그리스도신자들을 『하나의 교회』로 돌아오게 하기 위하여 1962년경에 소집될 유사이래 최대의 공의회(公議會)에 앞서 중심교구(中心敎區)인 「로오마」교구 자체가 그 일치를 먼저 본을 보이자는 데 그 뜻이 크다.
이 종무회의의 구성(構成)을 보건데 8개의 분과위원회(分科委員會)가 있어 종무회원 1명과 1명의 본당신부와 각 분야에 관한 전문가 1명이 포함되어 있으며 각 분과위원회는 교구규칙(規則)을 각각 기초(起草)한 다음 한데 모아서 중복(重複)을 피하고 그 체제(體制)를 고루었으며 전부 800개의 조문(條文)이 시험적 규칙으로 준비위원회의 인준을 받았고 특히 이 회의 정신적 준비로써 피정신공(避靜神工)이 있었다는 것을 볼 때 그 신중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행사는 「트렌트」공의회 이전 즉 1461년 이래 처음으로 열리는 「로오마」교구의 종무회의라고 한다.
또 「로마」교구는 전세계 각 교구의 중심이 되는 모교구(母敎區)이니만큼 그 간부가운데 세계교회의 행정관(行政官)이 있는 동시에 각 수도회(修道會)의 중심도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로마」의 주교가 바로 전세계의 교회를 다스리는 교종 자신이라는 점에 있어서 그 세계쩍 의의가 더욱 뚜렷할 뿐 아니라 「로마」교구안에는 20개국 이상의 국민교회가 있으므로 전세계교회가 「로마」교구에 실지로 축소(縮小)되어 있는 것이다. 특히 신학자(神學者) 「까논」법학자 교구의 「꾸리아」간부들 본당구역에서 선발된 사람들을 합하여 25명의 전문가들이 마련한 순서에 의하여 의견(意見)의 투표(投票)가 있으리라고 하니 마치 세계 공의회의 축도(縮圖)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본당신부들과 평신도(平信徒)에게까지도 자문(諮問)하는 점에 울의 주의가 쏠린다. 또 각종의 인구(人口) 조사가 있을 것이며 일체의 심리(審理)결과는 분석되고 종합되어 투표(投票)에 의하여 순서에 포함될 것이라고 하였다. 전례(典禮)와 강론(講論)에 관한 평신도의 의견도 수집(蒐集)되었다는 바 예절의 간소화가 분심을 일으키지 않고 신심을 더ㅏ게 한다는 것이었고 강론은 헛날리는 웅변(雄辯) 보다도 본질적이오 실질적인 사건을 다루라는 것이었다.
한편 「로마」교구 자체말을 보아서도 1921년 이래 인구(人口)는 4배로 증가되었으나 본당수는 2배밖에 증가되지 못하였으며 성소(聖昭)의 율이 저하되어 1년에 적어도 50명의 새 사제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작년에는 15명이었고 그 전년에는 10명이었다는 것이며 또 「로마」교구의 대소(大小) 신학생(神學生)이 겨우 2백51명이라고 하는 이와같은 여러가지 실제적인 난관을 실지로 어떻게 처리하고 향상(向上)시킬지는 전세계의 주목을 끌고있다.
우리로서 무엇보다도 유의(留意)할 점은 교구 당국이 평신도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는 그 의견을 참고자료로 수집까지 하는 일이다.
교종이 주교로 계시는 「로마」교구가 솔선하여 평신도와 성직자의 관계를 이와같이 접근시켰음은 평신도사도직이 중시되는 이 시대에 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하였다. 언제나 「로마의 소리」로써 실생활의 지침(指針)을 삼는 우리가 특히 이번 역사적 행사에 더욱 큰 관심을 갖게 하는 바는 다만 소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실지로 본을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때나 중대한 때마다 성신께서 감도하시는 사실을 유구(悠久)한 교회사(敎會史)가 증명하는 바이다 『일치를 위한 기도주간』에 이어서 이 회의의 성공을 위하여 우리는 기도를 계속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