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6월18일
집을 찾기 어려워 전화로 연락하였더니 즉시 장병렬이 우리를 데리러 왔다. 집에 들어서니 상당히 좋은집이었고 아이들과 데레사가 반가이 맞이해 주었다.
국한식으로 맛있게 요리한 것을 가족적으로 둘러앉아 단란한 분위기 속에서 먹었다. 이사온지가 불과 월여밖에 안되어 모든 가구가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우리 숙소를 호텔에 정해두었다. 「바팔로」를 떠나기 전에 바론 신부님이 전화로 연락해서 「카트랜드」의 성ㆍ안토니 본당 신부님이 친절하게도 숙소를 자기집에 마련했기 때문에 사제관에서 머물기로 했다.
병원제도 이야기를 했는데 정식개업을 하려면 물론 전문의 증명서를 가져야 하는데 한국사람으로서는 전문의 자격을 얻기가 매우 힘드는 모양이다. 개업을 한다 해도 한국에서처럼 큰 병원은 필요없고 보통병원이 있음만한 자리에 돈있는 사람이 집을 지어서 세를 받고 의사는 진찰만 하고 시약서를 줄 따름이고 외과의사의 경우 수술이 필요하면 큰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한다. 원칙적으로 입원은 큰 병원에 하게 되어있고 입원비 음식비 기타 비용은 병원에서 받고 수술비용은 의사가 받는다. 그리하여 의사가 성공하고 못하고는 자기의술 여하에 달려있다. 긴급환자 외에는 미리 전화로 연락하여 정한 시간에 오기 때문에 의사의 일이 수월한 편이며 병원 경영에 큰 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 우리 한국에도 이러한 제도가 얼른 세워졌으면 좋겠다.
환자들은 대개 의료보험에 들어있기 때문에 현금을 지불할 필요도 없다.
▲6월19일
필라 신부님 사제관에서 오전은 쉬고 점심식사는 그곳 성ㆍ마리아 본당 신부 죠지ㆍ몬시뇰과 또 성ㆍ마르가리따 본당 신부와 필라 신부님의 특별초대로 시내 어떤 이태리 식당에 가서 근사하게 대접을 받았다. 모두가 친절하였고 앞으로 연락하여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을수 있을것을 기대한다. 오후 4시에 테레사집에 가서 쉬고 저녁을 먹고서 밤늦게까지 텔레비존 야구경기를 구경했다. 11시경 필라 신부 사제관에 가서 숙박하였다. 오늘 필라 신부는 어머님과 형 신부를 만나러 시골에 갔는데 자기 방이 좋다고 모든 잠자리 준비를 다해놓았다. 그분은 참 고마우신 분이었다. 오늘 가진 이야기중 미국의 세금제도에 대한 것이 흥미있었는데 돈을 많이 벌면 벌수록 세금이 많단다. 예를 들면 한달에 10만불을 벌면 5만불은 세금으로 바쳐야 한단다. 그러나 종교계나 사회사업 단체에 기부한 금액에 대해서는 세금이 불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버는대로 쓰게 마련이고 큰돈을 모을수 없게 되어있다. 그래서 이왕이면 자선사업에나 사회사업에 기부하자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미국사람들이 자선사업 사회사업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이유를 여기서 발견하였다. 나는 이 기회를 이용하여 장병렬과 박 선생에게 신학생 후원 특별회원으로 가입시키고 매년 3백불씩을 지불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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