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라 회의 이모저모 - 羅相朝(나상조) 神父(신부) 談(담)
학생 개종 세계의 으뜸
발행일1960-01-24 [제213호, 4면]
「빡스 로마나」세계대회가 이번(12월 26일-1월 8일)에는 이웃 필립핀공화국 수도 「마니라」시에서 있은 탓인지 우리 학생대표 3명도 거뜬히 여기 참가할 수 있었다.
수년전부터 거기 한 회원의 자격을 얻은 대한가톨릭학생 연합회에서는 서울 부산 대구에서 각1명의 학생대표를 뽑고 나(羅相調) 지도신부의 인솔을 받으면서 14일간의 국제대표의 소임을 마치고 귀국하였다.
남국(南國) 햇볕아래 하루 두 세차례씩 있는 각종 회합을 동분서주한데서 온 피로의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나신부를 찾아 회의참석의 인상을 캐고 물었다. 아직 주교님에게도 보고가 끝나지 않았다고 하면서 당장에 신문에서 크게 떠드는 것보다 차츰 차츰 말하는 기회를 가지자고. 한아름은 되어보이는 회의기록문서를 뒤적거리면서 대략 다음같은 감상담을 풀어놓는 것이었다.
▲=다녀오신 인상담부터…
○…이것이 국제회합인만큼 상상한 것보다는 참 어마어마한 규모였읍니다. 민족이 다르고 언어가 상통하지 않으면서도 서로 반가워하고 또 질서정연하게 대회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뭣보다 감명깊었읍니다. 아마 가톨릭이 아니고서는 이만한 형제애를 발휘할 수 있을가 하는 생각이었읍니다.
대체 그들은 학생운동을 완전한 조직 위에서 하고 있고 가령 한 대학안에는 「챠풀」도서관 오락시설 등을 갖춘 학생관이 있어서 조직이나 시설면에 아무 불편없이 학생운동을 하고 있읍니다. 물론 여기 전속된 지도신부가 있음은 더 말할 것 없읍니다. 구라파에서 실지로 보고온 것입니다만 교우 자녀들은 반드시 가톨릭학교에 입학시키고 있읍니다. 그만큼 학교당국은 학생지도에 책임을 지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 비겨 우리는 참 동떨어진 환경입니다. 첫째 지도신부의 보족과 학생운동을 조성시켜줄 만한 시설이 없는 것입니다. 이런데도 굉장한 수의 학생개종자가 해마다 불고있는 실정이 아닙니까. 제 손으로 명동에서 지난해에 약 50명의 학생을 영세시켰읍니다. 이런 얘기를 거가 가서 햇더니 모두들 선뜻 믿으려고 하지 않드군요.
▲=그러니까 우리는 그들보다 불편한 환경에 있으면서 진리탐구의 욕구만은 충만해있다고 하겠읍니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 유학생문제를 말할만한 사람들에게 부탁했읍니다. 사실 이번 회에서 동양학생들의 구라파나 미주에의 유학관계를 신중한 의제로 다루었던 것입니다. 참으로 옳은 인생관을 학생때에 세울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있겠읍니까. 이번 회의에서는 가톨릭유학생은 아주 지도신부를 통해야하도록 결의를 하였읍니다. 앞으로 이것은 우리도 그대로 실행할 생각입니다.
▲=학생관계 이외의 곳에도 나가셨는지요?
○…나갈 수 있는 곳은 빼놓지 않았읍니다. 졸업생부에는 명단이 들어있지 않아 난처했읍니다. 이 관계도 시정돼야 하겠고 뭣보다 직업별 각 단체 가령 의사회 약사회 간호원회 변호사회 각종 예술가회 같은 것이 다 있어야 하겠읍니다. 서울에 가톨릭약사(藥師) 만약 20명이 있다고 했더니 올라더군요. 여기도 서로 연결이 지어져야 하겠읍니다.
▲=끝으로 한가지만… 거기서 만난 분들을 기억나시는대로 말씀해주시지요.
○…대구의 「루디」신부와 같은 회원인 「쎄이론」의 「해리 하스」신부, 그는 동양학생들만 수십명을 구라파에서 지도한 분입니다.
20년간의 학생지도자인 이태리의 몽시뇰 헤아리 그리고 애란의 「듀이」신부는 각종 잡지를 교환하겠다고 하였읍니다. 「프라이부르그」의 「콜라우프」박사는 독일에 유학할 한국학생문제를 저와 긴밀히 연락하겠다고 하였읍니다. 영국의 「케빈 막도넬」씨는 영국에 있는 외국유학생을 돌보고 있는 분입니다. 이런 분들과는 유학생 문제를 자세히 상의하였지요. 그밖에 예술관계 학술관계의 저명한 인사들을 다 열거하지 못합니다. (수백장은 될 듯한 명함을 뒤져보면서) 몇해전 한국에 이해남(李海南) 교수와 왔던 「로즈마리 골디」여사와도 만났읍니다. 그분은 이번 회의에 영불, 스페인말의 통역을 하여 그 능난한 솜시를 보여주었지요.
곧 귀국보고를 겸한 ㅁ욈이 있겠고 한달안으로 지방에도 가게될 것 같다고 하면서 그때 좀더 자세한 말을 하겠다고 시사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