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6월 27일
아침 일찍 레오니 언니 요안나와 프란체스카가 왔다. 프란체스카는 인사만 하고 바쁘게 집에 돌아가고 요안나와 이야기를 했다. 프란체스카와 레오니의 살림살이 차이는 천양지차로 장 박사는「워싱턴」대학의 교수이나 그 월급이 개업하고 있는 프란체스카의 수입에 따르지 못한단다. 주택은 3층으로 누가 보아도 호화스럽게 사는 부잣집인데 장 박사가 얼마나 구두쇠인지 조금도 도와주지 않는단다. 더욱이 프란체스카는 자기보다 돈을 더 버는데 동기간에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요안나의 하소연이었다.
지난 겨울 레오니가 독감으로 며칠 입원을 하였다가 자기 돈으로 입원비 1백50불을 물었단다. 요안나는 아무리 개인주의가 심한 미국이지만 한국사람으로서 그럴 수가 있느냐? 나는 미국풍습이 하나도 좋지 않다고 했다.
레오니는 그래도 마음이 넓은 사람이라 내가 벌어서 내가 먹는 것이 원칙이고 아무리 형제간이라고 남에게 의뢰하는 것은 잘못이니 언니가 마음씨를 고쳐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낮 10시30분쯤 가까이 있는 본당에 미사를 드리러 갔다.
몇 해 전에 새로 지은 성당인데 현대식으로 잘 꾸며져 있었다. 어떤 보좌신부님이 일일이 잘 봐주어서 무난히 미사를 지냈다.
집으로 돌아와서 점심후에 쇼핑센타로 가서 구경도 할 겸 물건도 좀 사기로 했다.
교외 넓은 자리에 세워졌다는데 내부에 들어가보니 그야말로 백화점, 없는 물건이 없었다. 규모가 방대하여 3ㆍ4시간 동안 돌아보아도 다 못 볼 지경이다. 열쇠 지갑 양말 T샤스 라이터 등을 레오니가 사주었다. 모조리 다 보기에는 힘들어 서너 시간 후에는 집으로 돌아왔다.
▲6월 28일
내일「바팔로」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일찍 들렀다. 8시30분에 어제 미사를 드린 본당에 들어가서 미사를 드리려 했으나 마침 9시에 본당미사가 있어서 그 미사 후에 드리려면 시간이 좀 늦겠으므로 이왕 구경하려고 하던「워싱턴」성모 무염시태 대성당에 갔다.
지하실 납골소에 제대가 여러 개 있어서 곧 미사를 지낼 수가 있었다. 미사 후 그 대성당을 관리하고 있는 신부가 친절히 대해주었고 커피까지 대접하였다. 서슴없이 미사라도 좀 줄 수 없느냐고 했더니 추후 힘대로 보내주마고 약속받았다. 옆에 성물 판매소가 있어서 선물용으로 성물 몇 가지를 샀다. 값이 2십여 불인데 주교라고 7불 정도로 활인해주었다. 또 레오니가 지불했다. 일본비자를 얻기 위해 일본대사관을 찾아갔으나 잘 알 수가 없어 한국대사관에 가서 묻기도 했다. 결국 일본대사관을 찾았으나 비자는 영사관에서 취급한다고 했다. 거기서 상당히 먼 거리에 있는 케네디센타로 가야하는데 그때 시간은 12시5분전 12시에 문을 닫는데 우선 집이나 찾아놓기로 했다.
물어 물어서 케네디센타를 찾고 일본영사관도 찾았지만 과연 사무원이 없어 오후 2시에 다시 가기로 하고 근처의 케네디 기념관을 구경하러 갔다. 현대식 웅장한 건물인데 전부 대리석으로 건축되었고 전부터 있었는지 아이젠하워 대통령 기념 극장과 신축한 케네디 기념극장, 음악감상실, 케네디 거실 등을 안내자의 설명을 들으며 자세히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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