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5장 1장~8절」앞으로 계속 소개될 4개의 성화들은 「힛다 코덱스」(HIDDA CODEX)에서 뽑은 것으로 현재 독일「다름슈타트」에있는 대학 도서관에 1866년부터 소장되어 온 것이다. 아마 이 코덱스는 11세기 전반기에 「쾰론」에 있는 귀족적인 성 마리아와 성 왈부르가 수녀원의 여 아빠스였던 힛다 수녀의 명령으로 제작된 것으로 본다.
색채소개=그림의 뒷배경 색깔은 연붉은 고동색과 연하고도 짙은 푸른색 바탕에 구름인양 약간의 흰빛이 섞여있으며 예수와 병자가 디디고 서있는 땅은 노랑 색깔이 약간 섞인 온온한 고동색깔이다. 그리스도가 입고 있는 속옷은 푸른 바다색이며 만또는 건너편에 서있는 군중들 중 제일 앞에서 있는 자들의 옷과 같은 색깔인데 약간의 고동빛이 섞인 자주빛깔이다. 그리스도의 머리를 둘러싸고 있는 후광은 금빛이며 그 가장자리는 검정색으로 선명하게 그려졌으며 또 흰점들이 총총 박혀있다. 병자가 입고 있는 옷 색깔은 선명치 않고 약간의 붉은 빛깔과 푸른색깔이 보일뿐이며 손에 들고 있는 행상은 거의 노랑색과 회색만으로 그려졌다. 군중들의 머리나 그리스도의 머리칼 색깔은 검붉은 고등색이며 병자와 군중들이 놀라 동그랗게 눈을 뜨고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잘 드러나고 있다 『예루살렘ㆍ양의 문 곁에는 히브리말로「벳자타」라는 못이 있고 그 주변에는 행각 다섯이 서있다』(요안 5장2절) 그리고 그곳에는 소경, 절름발이와 손발이 오그라든 수많은 병자들이 즐비하게 누워있음을 요안은 말하고 있다. 그들은 이 연못의 물이 그네들의 병을 낫게 해주리라 믿기 때문에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때때로 주님의 천사가 못에 내려오면 물결이 일어났다.
(요안 5, 4)』는 것을 몇몇 희랍문서(손으로 쓴)와 복음의 라띤어 텍스트에서 알려지고 있다. 예수 당시에 거룩한 도시 밖에 있는 성문 앞에 아스클레피오스의 신전(역자 주 ‥그리이스 및 로마의 의술의 신)이 있었는데 , 여기서 이방인들이 놀라웁게 나았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는데, 유태인들은 주님의 천사를 암시함으로써 이 미신을 없애려고 한 것이다. 언제나 물이 움직인 다음 제일 먼저 물속으로 들어가는 자가 낫게 된다고 믿었다. 그런데 삼십팔 년 동안이나 앓고 있던 병자는 물이 움직이고 난 뒤 물에 넣어 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불쌍한 자였기 때문에 낫게 되리라는 희망조차 그에게는 없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주님의 천사보다도 능하신 구원자-희랍의 의원 신-를 만난 것이다 .
이 성화에서는 이 만남만이 묘사되었을 뿐 다른 것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즉 다른 모든 세부적인 성문, 행각 등은 보이지 않는다. 오직 앞에는 좁다랗게 모래빛깔로 못 가장자리가 그려져 있고 그 뒤에는 이 역사적인 사실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울타리가 쳐진 연못이 있으며 밝고도 짙은 푸른 하늘은 비단처럼 곱다.『일어나 요를 걷어 들고 걸어가시요』(요안 5, 8)하는 신비스러웁게 찬 명령을 화려한 옷을 입고 오른쪽 구석에 층층이 몰려선 군중들이 놀라운 표정으로 듣고 있다. 사람들은 그가 일어나서 걸어갈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른 허리를 굽히고 양손으로 침대를 땅에서부터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 침대는 그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너무 적기 때문에 성인 라우렌시오의 가마나 성녀 까타리나의 수레처럼 상징적으로 그려졌을 것이다. 그림 한 가운데 병자를 향해 뻗혀진 손가락과 광채가 보이지 않으나 그를 주시하고 있는 눈에서 부터 모든 힘이 솟아나고 있다. 이 같이 맨발로 땅위에 걸어다니시는 주 하느님의 모습은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분은 오랜 세월동안 앓고 있던 병자에게 다시 그의 몸이 완쾌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바를 이제 실현시켜 주셨다. 판결과 죄 사함과 권면으로써 그는 완치되었다. 완치된 자가 겸손되이 굽힌 그 자세와 그를 향해 몸을 기울이고 있는 주님의 자세에서 그리스도가 후에 성전에서 『보시오, 지금은 당신의 병이 말끔히 나았소. 다시는 죄를 짓지 않도록 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더 흉한 일이 당신에게 생길지도 모릅니다』(요안 5, 14)라고 하신 말씀을 듣는 것 같다. 복음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역사적 사실만으로도 이기적이 사실이며 동시에 영적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이 확실하다. 병의 완치는 병고침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보다 참된 건강회복과 죄의 사함과 하느님과의 화해의 표시로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성화가 이러한 것들을 시간을 초월하며 언제나 없어지지 않고 또 유효한 것으로 나타낼 때에 비로소 이 성화는 보래의 복음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항상 이 세상에서 주 하느님의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만약에 복음작가가 주님의 인간성 즉 말씀이 사람이 되심을 진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잘못일 것이다. 실상 그는 나자렛 예수의 단 한번만의 또 역사적인 행적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항상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활하신 자로서, 또 교회 안에서 또 우리를 위해서 하느님 곁으로 올림을 받으신 인자(人者)로서 계속 활동하고 계심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하느님으로부터 권능을 받아 거의 다 죽어가고 있는 자에게『일어나 걸어가라』고 하신 그분이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만약에 먼저 자기자신을 낮추고 십자가에 죽지 않으셨다면 그는 하느님으로부터 올림을 받은 자가 되지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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