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가 할퀴고 지나간 폐허위에 건설의 메아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지고 있다. 지난해 8월 강원도를 휩쓴 수해(공식집계)는 총피해액 1백80억 원, 건물도괴 2만3천동 농경지 유실 5만8천정보 수재민 14만5천명이란 엄청난 비극을 뿌렸다. 60년만의 물난리로 집과 전답을 잃어 넋을 잃은 이들에게 정부와 사회 각계는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 재생에의 의욕을 되찾게 했다. 이중에서도 특히 강원도 일원을 사목구역으로 맡고 있는 원주교구의 즉각적이고 슬기로운 복구활동은 폐허를 딛고, 도민 전체가 일치 단합된 가운데 그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차제에 본보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교구 내 복구현황을 3회에 걸쳐 알아보기로 한다.
원주교구는 우선 피해가 극심한 제천 단양지역에 1천만 원 상당의 식량 의류 천막 의약품을 수차에 걸쳐 교구 차량을 총동원해서 나르는 한편 국제 까리따스와 독일 미제레올 재단에 피해복구 원조를 신청했다.
교구 단독으로 신청한 원조내역은 피해농가 1천호에 대한 주택농기구 구입자금과 탄광침수로 실직한 8천명 광부실업 보조비 2백91만 마르크.(3억6천2백만원) 이 요청은 전기 두 단체가 즉각 반응을 보여 지난해 10월초 교구 지 주교가 두 단체를 방문, 매듭을 지을 예정이었으나 비상계엄 선포로 교구장 출국이 늦어져 12월 초에야 최종협의를 보게 되어 금년 2월부터 실제 활동을 벌이게 되었다.
2월「원주교구 재해대책 사업 위원회」를 구성한 교구는 당초계획이 시기적으로 적합치 않게 되자 고려대 노동문제 연구소 건국대 농업문제 연구소의 자문을 받아 무상지원 계획을 전면 수정, 3억 원이 투입될 농민지원 사업은 ①식량보조 ②생산기반 조성 ③부락개발 ④지역산업 개발 4단계로 나누어 자립기반 조성에 역점을 둔 장기지원 사업으로 전환시켰다.
1단계 식량보조 사업을 제외한 사업들은 모두 현금지원 사업으로 1년 거쳐 4년 상환 무이자 조건이다.
3월초에 시작 6월말로 결산을 본 1단계 사업은 강원 경기 충북 3개도 87개면 2822세대를 대상으로 36일분 양곡(1일5kg) 428톤을 투입, 도로 보수 하천 정리 사업들에 취로케 하여 노임으로 방출하는 한편 75개 국민학교 아동 5210명과 156개 탁아소 5830명의 3개월분 급식대로 5백51만원을 보조함으로써 총 8만5천752명에게 식량 보조의 혜택을 주었다.
농민지원 사업과 병행하여 6천만 원 예산의 광부 지원사업은 긴급구호와 장기지원 사업으로 구분되어 추진되고 있다.
농민식량 보조사업과 함께 벌인 긴급구호사업 대상으로 황지의 정암광업소를 선정, 6개월간 노임을 못받고 생계가 막연한 광부 360명을 2개월간 도로와 제방복구 사업에 취로케 하고 노임으로 양곡 29톤을 방출했다.
일부 추진되고 있는 장기 지원사업은 황지 정선 삼척 동지의 7개 광업소 광부1만2천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소득을 높힐 수 있는 각종 소득사업을 지원하는 것인데 신용협동조합 장학금고 양돈은 상재배 등 현지사정에 알맞는 9개 사업에 2천4백7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상과 같이 농민과 광부를 대상으로 2월부터 지원활동을 개시한 재해대책 사업은 우선 수해로 심각한 절량의 위기에 있는 농민 광부를 정확히 선정하여 즉시 지원하는 기동력 있는 1단계 식량보조 사업을 마치고 지금은 2ㆍ3단계 사업을 벌이고 있다.
처음 교구가 3억6천만 원을 투입한 대규모 복구사업을 편다고 발표했을 때 행정기관은 옛날 「나누어 주기식」무상원조 쯤으로 알고 정부에 기탁해 주기를 은근히 바랬고 교회 일각에선 경험없는 교회가 전에도 그랬듯이 별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원주교구는 처음하는 이 사업을 매우 슬기롭게 운영, 지금 사업은 온 도민의 성원 속에 착착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우선 교구는 사업주관 기구인「원주교구 재해대책 사업위원회」를 교구 중심으로 짜지 않고 행정부 학계 언론계 종교계 대표로 구성함으로서 교회 사업이 아닌 지역사회 사업으로 차원을 높혀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얻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식량 1kg이라도 일한 댓가로 지불,「교회가 주는것은 먹고 보자」는 고정관념을 깨뜨림으로서 농민들이 자신의 진정한 후원자로 이 사업을 인식케 한 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는 이 돈을 여러분에게 전달했을 따름이다. 이제 이 돈은 사회기금으로서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쓰여지도록 함께 노력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지 주교의 정신에 따라 지연과 혈연이나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사랑과 봉사의 자세로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몇 차례에 걸쳐 이 사업의 현황을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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