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으뜸가는 원칙을 「바티깐」공의회는 아래와 같이 서술하고 있다.『하느님은 당신의 인자와 지혜로 당신 자신을 계시하시고 당신 성의(聖意)의 비밀을 알게 하셨으며(에페소1ㆍ9 참조) 이로 인해 인간은 혈육을 취하신 말씀 즉 그리스도를 통해 성신 안에서 성부께로 가까이 나아가고 천주성에 참여하게 되었다.(에페소 28 베드로 후 1ㆍ4 참조)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은(꼴로새1ㆍ15 띠모테오 전1ㆍ17 참조)이 계시로써 당신의 넘치는 사랑으로 마치 친구를 대하시듯이 인간에게 말씀하시고(출애급기33ㆍ11 요한 15ㆍ14~15) 인간과 사귀시며(바룩3ㆍ38) 당신과 공동체를 이루도록 인간을 부르시고 받아들이신다』(계시헌장 2) 따라서 복음화의 사실과 그 힘, 필요성과 효능은 조물에 대한 사람들의 경험이나 관찰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영원으로부터 자유로이 세워놓으신 구원계획이 계시되므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계시신비의 한복판에 그리스도께서 자리하시고 계신다. 그는 성부께서 맡기신 구원사업을 당신의 강생과 말씀과 행적으로 또는 증표와 기적으로 특히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성신을 보내신 다음에도 계속해서 이 세상에 현존하심으로 완성하신다. 모든 사람과 조물을 하느님과 화해시키시고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하느님의 선에 참여케 하신다.(계시헌장4 참조) 그는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시고(요한1ㆍ9 참조) 보천하사람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이름이며 모든 사람은 그 안에서 마땅히 구원될 것이다.(행전4ㆍ12 참조)사람들은 자신이 모르고 있더라도 그리스도의 성신으로 움직여지고 그리스도의 충만하심에 참여하는 만큼 구원에 이를 것이며 더욱 그를 알고 제자로서 따를수록 더 쉽게 구원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영광을 받으신 후에도 세상 안에 당신의 현존을 지속하시며 말씀의 선포로 교회를 모으시고 성신으로 활기를 주시며 이 교회를 통해 사람들을 뽑아 전 세계로 파견하시며 구속사업을 완수하신다. 교회는 이제 자신의 사명을 깊이 깨닫고 세상을 어지럽히며 온갖 장애를 놓는 악의 신비에도 불구하고 힘껏 사명완수에 진력한다. 교회는 복음을 전하고 자신의 생활을 통해 복음의 증인이 되려고 항시 애쓰고 있다. 영세성사를 통해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접붙이고 기타성사 특히 성체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와의 합일로 이끈다. 복음화로 교회는 자신의 고유하고 신성한 권리를 행사한다. 누구라도 이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다. 교회는 복음을 선포하면서 사람들 위에 자신의 지배권을 넓히고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기는커녕 그들에게 봉사하며 구원의 길을 열고 각자에게 필요한 선을 듬뿍 나누어 준다. 하느님 말씀 선포에 대한 응답은 바로 신앙이다. 신앙을 통해서 사람들은 자신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느님께 맡기고 충만함을 계시하시는 하느님께 지적으로 의지적으로 순종하며 하느님께서 주신 계시에 의지적으로 찬동한다. 이 순종이 완벽에 가까우면 전 생활이 하느님의 뜻대로 정돈된다. 신앙으로 인격이 감소되지 않을 뿐 아니라 도리어 원숙에 도달한다. 신앙으로 벌써 현세에서도 실존의 단일성과 완전성이 이룩되며 그 인격은 인간사회와 하느님의 우주 안에 완전히 또 정교하게 삽입된다. 하느님 없이는 도저히 평화를 누릴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이 하느님과 화해하고 결합하므로 영생이 보장된다. 이상 모든 것은 복음화의 덕택이오 결과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아시는 길을 통해 아무런 탓 없이 복음을 모르는 사람들을 당신과 화합하기 위한 필수조건인(히브리11ㆍ6 참조)신앙으로 인도하실 수도 있다. 이 점 현대신학자들(아주 많은 수)은 착하고 진실한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모르더라도 그리스도교인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이들의 신앙은 불완전하고 파묻힌 신앙이므로 이들에게 신앙의 의식을 갖게 하고 신앙의 대상을 올바로 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디 선교사들의 임무는 은총이 없는 사람들에게 은총을 갖다 주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은총은 이미 모든 이에게 주어졌기』때문이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해 죽이시고 부활하심으로 모든 이에게 구원의 은총을 얻어주셨고 복음은 모든 사람과 관계되는 것이다. 따라서 복음화는 진정한 신앙과 그 표현을 전달하고 세례를 줌으로 그리스도교인의 충실한 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신앙과 구원은 교회의 도움에만 달려있는 것은 아니다. 예수님의 구원의 활동은 교회의 활동을 앞서는 것이다. 교회를 통한 복음화 작업은 사람을 자기자신으로 되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잠자는 신앙을 일깨워 신앙을 통한 충만한 인격을 되찾게 하는 것이다. 복음화의 대상은 의식적인 또는 무의식적인 신자들뿐 아니라 아직도 타인들과 세상을 위해 희생하기를 거부하므로 비신자들이 되어버린 사람들까지를 포함한다. 교회의 일원인 우리 각자는 말씀을 전하고 우리 자신의 신앙과 애덕으로 사람들의 이기주의를 뒤흔들어 직접적 이해관계만을 바라보는 근시안적 태도를 뛰어넘어 벌써 사람들의 마음속에 뿌려진 구원의 은총을 받아들이도록 도와야하겠다. 그 다음은 인간의 모든 활동과 생활의 단면 또는 조건을 그리고 사회의 모든 현상이 복음의 원리대로 진행되고 성취되도록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복음화는 교회가 신앙을 일으키고 설명하고 키우면서 하느님의 뜻이 땅 위에 이루어지도록 복음을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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