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초량본당에서는 지난 11월 19일부터 암흑의 거리를 방황(彷徨) 하던 270여명의 부랑아(浮浪兒)와 걸인(乞人)들이 수용된 (合心院) 이곳에 분도회 예비수녀 성(成) 말가리다, 최 마리아 두 수녀를 매일 1시간씩 파견시켜 교리를 가르치게 하여 구령의 손길을 뻐치게 하였다.
영국아동구제회(부평동)에서도 김준혁(金俊赫) 교사 외 간호원 1명이 파견되어 밤낮으로 이들을 돌보고있다고 하며 중부산경찰서에서도 보안계 홍영범 경사 외 1명의 형사를 파견시켜 질서를 관리하고 있다.
이렇게 험악한 행로를 방황하던 자들에게 과거를 회오(悔悟)하고 재생의 길로 인도하기 위하여 희생을 아끼지 않고 물심양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계태희(중부산경찰서보안계장) 담(談)
이런 일을 맡고보니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애로와 난관이 거듭되어 왔으나 이러게 오늘과 같이 가톨릭구제회(NCWC)를 비롯한 여러 구호단체의 원조를 받아 많은 발전을 가져왔는데 대하여 대단히 감사하는 바입니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식량과 의복이 필요합니다. 한때는 700여명가지 수용되고보니 식량이 없어 밤잠을 이루지 못한 적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김준혁(金俊赫) (영국아동구호재단 파견교사) 담
저는 교육계에 20년간 종사하였으나 이렇게 힘드는 일은 처음입니다. 그러나 이들을 가르치면서 항상 생각하여 오던 바이지마는 어떤 종교단체에서 이들의 방심을 개심시켜 구령의 길로 인도할 수만 있었으면 하고 숙원하여 오던 것이 오늘과 같이 천주교의 풍후한 가르침으로 나날이 달라지는 원생들을 보니 기쁘기 비할바 없읍니다. 우리도 연중행사로 예술제 운동회 등 계절에 따라 소풍도 갑니다마는 오늘과 같이 즐거운 날은 처음입니다.
▲김 「아릭수」(초량) 신부님 담
이 일이 시작하게 된 동기는 합심원에서 여러 차례 부락도 받고 근방에 거주하는 최 베르두씨의 소개로 학생 쁘레시디움단원들을 활동시킬 예정이었으나 지금은 수녀님들을 하루 한시간씩 파견시켜 교리를 가르치게 하고 있다. 앞으로 내가 이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한 어떤 방벙으로라도 최선을 다하여 이들의 구령을 위하여 힘쓰겠다.
▲김중석(金重錫 합심원생) 담
내가 이 문(門)을 찾아온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마음이 잡히질 않아 여러번 과거의 생활로 돌아가고 싶어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감에따라 마음이 정착하고 보니 과거 잘못을 어떤 방법으로 청산하고 싶어하던차 따뜻한 천주교의 손길에 전에 없은 자신을 발견하였읍니다. 전일은 하루종일 즐거운 시간이 없었으나 지금은 교리시간만이 나의 유일(唯一)한 낙(樂)의 시간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여러 구제기관의 원조로 원내 많은 시설이 확립되면 기술도 배워 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진출하고 싶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