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전례력년(典禮歷年)의 새절기(節期)로 들어간다. 사제가 미사때에 초록색 제의(祭衣)를 그만두고 삼가로운 자줏빛 제의를 입는다. 「지극히 높은데서는 천주께 영광」의 노래도 온 교회의 환희를 나타내는 「알렐루야」도 아니들린다. 교회에 환희가 없음은 무엇 때문인가? 부활절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비록 정확하게 70일이 아닐지라도 부활주일의 70일 전에 오늘 이 주일을 맞는다.
부활주일의 40일 전인 봉잿수주일 전에 우리는 주일을 세번 가지는바 그 기간이 대략 50-60내지 70일 동안이다. 성탄으로부터 비롯하여 몇주간동안 교회는 천주의 아드님께서 사람을 천주의 아들로 만드시기 위하여 사람이 되신바의 위대한 현의(玄義)를 일러주었다. 이제 우리 개인 생활을 위하여 오히려 더욱 중요하고 더욱 깊은 새 현의를 나타내는바 그것은 천주의 아드님께서 당신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으로써 우리를 구원하셨다는 현의인 동시에 교회는 우리가 죽어서 그리스도와 더불어 다시 일어서야 할 것을 바란다. 이것이 우리가 오늘로부터 부활주일 준비를 시작하는 이유이며 바야흐로 개인적으로 회두할 때요 또한 세계적으로 묵상할 때이니 이 준비기간동안에 우리는 그리스도안에 새로워져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 두가지 일이 요청되니 즉 성총과 인간의 의지(意志)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성총이 없이는 우리는 아무일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성총만이 홀로 일체를 다 할 수 없으니 인간의 의지가 움직여야 하나 여기에 그 의지의 결핍(缺乏)이 있다.
인간의 의지가 원자탄을 만들기를 또 모든 도시를 파괴하기를 또 전쟁을 시작하기를 결정한다. 동시에 인간의 의지가 전 인류를 평화로운 가족으로 변환할 수도 있으니 인간의 의지가 원자탄보다 더 큰 힘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의지가 천주의 의지와 일치하기 위하여 이 부활준비기간 동안에 각자의 의지를 스스로 단련해야 할 것이다. 성 바오로가 선간정에 설명하기를 그리스도 신자는 상을 받기 위하여 굳센 의지로 자기전력(全力)을 집중(集中)시키는 마라톤 경기의 청년선수와 같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죽지 아니하는 씨는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자기 죽음에 있어서 그리스도를 따르지 않는 그리스도 신자는 부활에 있어서 그 어른과 함께 있을 수 없다. 이날부터 앞으로는 굳세고 결정적인 의지를 얻기 위하여 우리 의지를 단현할 필요가 있다. 비록 그렇다 할지라도 우리가 현장(現狀)을 유지하는 것이 천주의 성총을 통해서만 가능함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