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生 相談室(인생 상담실)] 수도자가 되고자
불미한 과거를 가졌읍니다
발행일1960-02-14 [제216호, 3면]
■ 質疑
부끄럼을 무릅쓰고 말씀드리겠어요. 제 사정은 집안에서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나 제 자신은 분명히 알고있읍니다. 저는 처녀(處女)가 아닙니다… 그것은 제 의사(意思)는 아니었읍니다. 그것은 또한 저의 부주의(不注意)었읍니다. 이제 그 모든 것을 깨닫고 울며 지내고 있읍니다. (이미 몇해 전 일이었읍니다) 그러나 밖으로는 아무런 일도 없었는 것처럼 지내온 셈입니다. 저는 수도자(修道者)가 되고자 합니다. 처녀가 아니고서는 수도자가 될 수 없는지요?
■ 應答
물으심에 설명치 않은 점도 없지 않겠읍니다만 질의(質疑)가 매우 중대한 것이므로 몇가지 「포인트」를 정하고 대답해보겠읍니다. 첫째 처녀를 잃었다는데는 두 가지 뜻이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전혀 승락(承諾)이 없는 피해(避害)이고 또 하나는 결과를 생각할 여우도 없이 감정(感情)의 지배만을 받고 허락한 것이라고 하겠읍니다.
전자(前者)인 경우 크게 문제될 것은 없읍닏. 후자(後者)의 경우이라 할지라도 육체의 처녀 비(非)처녀 하는 것보다 영혼의 순결(純潔)이 더욱 문제 되는 것으로서 영세(嶺洗) 이후에 범한 대죄(大罪)에 대해서 완전한 사함을 받을 때 천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성녀(聖女) 마리아 막다레나를 비롯하여 그런 많은 성녀가 있지 안ㅅ습니까. 그들은 놀랄만한 보상(報償)의 평생을 지냈던 것입니다. 수도원은 곧 이같은 남을 위한 보상의 생활을 지내는 곳입니다. 다만 수도원에 따라서 기혼자(旣婚者)를 받지 않는 곳도 있읍니다.
당신의 경우 만일 영세받기 전의 일이었다면 영세성사로써 완전히 사함을 받았읍니다. 육체적 처녀 여부에 대해서는 앞서 말한바 수도원의 방침에 따라서 또 제한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혼자는 아닌만큼 지도신부에게 이를 밝히고 의논해보십시오. 만약 그런 잘못이 당신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었다면 그런 약점(弱點)이 수도생활에 적당할는지 하는데 상당한 검토(檢討)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허나 결국은 부르심이(聖召) 있느냐 하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가 된 것입니다. 부르심만 있다면 곧 해결될 문제이니다.
다만 상식적으로 말하면 수도생활에 견딜만한 정신력 건강 판단력 의지력이 요청될 것입니다. 지도신부와 곧 상의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