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인간이라는 거지의 구실도 옳게 못하는 그가 대도시의 밑바닥에서 병고와 기갈에 시달리면서 인간사회에서 버림을 받을수록 신애(神愛)와 고민(苦閔)과 영원과 미(美)에 대한 영혼의 기갈이 더욱 심했다. 그럴때마다 한편씩 쓰여진 시작(詩作)과 평론을 「메리 잉글란드」에 투고하였다. 그 잡지 사장 <우윌후리드 메이넬>은 그 더럽고 구겨진 원고뭉치를 여섯달이나 펴볼 생각도 없었고 <톰손>의 거처도 불명하였다. 또 반년이 더 지난 뒤에야 그의 시 한편이 실리고 생전 처음으로 원고료를 찾으려고 그 잡지사의 편집실에 나타났을 적에 헤어진 옷밑에 그는 속샤쓰도 입지않고 양말도 아니 신은 발가락이 벌어진 구두밖으로 내다보였다. 시인인 <메이넬> 부인에게 그의 천재가 발견된 이래 그는 영국 남방 <스트린톤>의 한 수도원에 가서 비로소 치료를 받으면서 붓을 들었다.
그가 즐기는 긴 산보를 하는 동안에 받은 영감(靈感)이 많았다. 느린 걸음으로 걸어가면서 그는 만나는 친구도 눈에 안뜨이고 지나는 거리의 이름도 모르고 시작(詩作)에 관련되는 것을 제하고는 자연의 풍경도 마음에 없었다. 「자연미」도 종교에 관련되지 않고는 그에게 아무런 의의가 없었다.
그의 시는 자기 신앙에 대한 봉사일 따름이었다. 그의 통찰력은 제한이 없었고 깊은 명상으로부터 아름다운 시구(詩句)가 우러 나왔다. 『들국화』『지는 해 노래』와 『셸리론(論)』이 그 당시의 작품이었고 1893년에 처음으로 『시집』을 출판하였다.
이 가운데 그의 대표작이라기 보다는 그가 아니면 불러낼 수 없는 『하늘의 사냥개』가 있다. 무소부재(無所不在)하시고 인간이 사랑하기 전에 이미 인간을 사랑하시고 「당신」을 피해서 달아나는 인간을 잠시라도 안놓치고 추격하여 마지아니하시는 사랑으 신을 그는 『천국의 엽견』이라고 표현하였다.
인간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인간이 되사 인간 사회에 생활하시면서 인간의 죄때문에 인간으로 당할 수 없는 고난을 받으신 『그 어른』께서 짓구질 정도로 따라 오시는 것을 「수루트니크」를 타고 다른 별로 달아난들 어찌 피할 수 있을 것인가?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여 자유자재하신 그 『하늘의 사냥개』를~ <톰손>의 노래의 한 토막을 들어보자
『가련한 너를 사랑할 너는 누구를 찾느냐.
<나>를 돌려놓고 <나>만을 빼돌려놓고…
<내>가 네게서 일체를 거둠은 너의 피해(被害)가 아니라 <나>의 품에 안겨올 때만 돌릴 수 있도록 거두며 있을 따름이니다.
잃어버린 즐거움으로 네가 철없이 착각(錯覺) 하는 모든 것은 너에게 주려고 집에 쌓아있노라.
어서 일어나라! 내 손을 붙잡고 가자!』
☆ ☆ ☆
발버둥치는 내 옆에 멈추셨다….
어루만져 내미신 <당신>의 손 그늘 이것이 나의 우울이란 말가.
☆ ☆ ☆
『오호 귀엽고 눈멀고 연약한 놈아! 네가 구하는 <그>가 바로 <나>로다.
<나>를 버린 너는 스스로 사랑을 버렸으니.』
金益鎭(김익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