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봉재때 <요안> 교종께서 「로마」의 시민들과 함께 「로마」대도시의 거리를 걸으셨을 때 그는 초대(初代) 「로마」의 거룩한 전통을 갱신(更新)하셨읍니다. 사실상 「로마」의 그리스도신자들은 주일마다 첨례날마다 어느 성당의 주보성인을 공경하는 미사를 봉헌하는 그 성당에서 서로 만나는 것이 관습이었읍니다. 그 도시의 모든 본당으로부터 교우들이 성가를 부르면서 장엄한 행렬을 지어 걸어갈 때 그 행렬을 선두에서 인도하는 것이 그네들의 주교인 교종이시었읍니다.
이러한 전통은 그 시외에 있는 「성바오로」대성당에 이르러 <성 바오로>의 묘소(墓所)에서 6순절 주일미사를 봉헌하는 것이었읍니다.
따라서 이번 주일 미사의 경문은 <바오로> 성인에 관한 것입니다. 서간경에서 우리는 수난(受難)과 인고(忍苦)로 가득한 그의 극히 간단한 자서전을 들을 수 있읍니다.
「바오로」성인의 생애가 그리스도신자 생활의 모범으로서 우리 앞에 전개됩니다. …ㄱ1 그의 육지와 바다의 여행, 그의 굶주림 그의 감행(敢行), 그의 하옥(下獄), 그의 강론, 그의 서간 - 이 모든 일이 다 자기를 말에서 떨어뜨리신 그리스도께 『주여 나로 하여금 무엇을 하기를 원하시나이까?』라고 물었던 「다마스고」에서 <사오로>가 개종한 결과입니다.
성인생활의 비결은 인간 의지와 성총직관(直觀)의 절대적 합작(合作)입니다.
이 합작이 한걸음 더 나아가면 우리도 <성 바오로>와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싀도 내안에 살으심이라.』고.
육신의 약점이 성총의 승리가 되리만큼 성총이 인간의 머리와 심정을 이만큼 황홀(恍惚)케 합니다.
<성 바오로>의 생애는 우리 모범으로서 천주의 『말씀』이 좋은 땅에 떨어짐으로 씨 백배의 열매를 맺는다고 말씀하신 그리스도의 복음 비유에 대한 생활한 설명이 되는 것입니다.
이 비유에 신자들 가운데 있는 세가지 종류가 인용되어 있읍니다. 무관심, 천박(賤薄), 양심.
사람마다 성인이 될 기회를 얻습니다. 그러나 『무관심』한 자는 천주의 『소리』를 알아듣기 위하여 자기 양심을 날카롭게 하지 아니하고 「천박」한 자는 자기가 받는 은총에 호응하지 아니합니다. - 다만 『양심』있는 자만이 자기 의지와 자기 마음을 전적(全的)으로 그리스도의 의향 속으로 들어가게 하여 그는 그리스도께서 지상(地上)에서 느끼시던 것과 같이 느끼고 그의 생각은 그리스도의 마음과 하나가 ㅗ딥니다.
그러한 좋은 땅속에서 천주의 『씨앗』 - 그 어른의 『말씀』이 자라날 수가 있고 백배의 열매를 맺을 수도 있읍니다. <성 바오로>의 인간적 약점이 자기편에서 그리스도의 의향을 어느때나 어디서나 완전히 수행할 수 있는 자기 성총의 최대승리가 되었읍니다.
서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