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듸오 講座(강좌)] 현대와 종교 - 無神論(무신론)이 確立(확립)되면 人間(인간)이 神(신)의 位置(위치)에
발행일1960-03-27 [제222호, 2면]
공산주의와 대결하고 있는 자유세계에도 물질문명의 진보와 더불어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학자들이 과거 그 어느때보다도 많아졌고 이 영향을 받아 무신론적 인간생활을 영위하는 형제들의 수도 적은 것이 아니다.
대중의 지도적 위치에 서있는 학자나 정치가들이 무신론을 주장하거나 종교를 무시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대중의 생활은 종교에서 멀어지게 되는 법이다. 예컨대 대중의 지배적 위치에 서있는 공장주나 기업주들이 사업의 성공만을 목표로 주일(主日)까지도 일을 시킨다든지 혹은 여덟시간 노동제를 무시하고 12시간 내지 14·5시간을 취업(就業)케 한다면 노동자들은 자연 교회에 나갈 시간과 종교의무(宗敎義務) 실천의 여유를 가질 수 없게 되어 버린다. 이것이 아마 다 근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물질문명이 끼치고 있는 가장 무서운 해독인 듯 하다. 자유세계에서는 기업주들의 이득을 본목적(本目的)으로 노동자들을 지나치게 오랫동안 취업시킴으로써 부수적으로 종교의무이행(宗敎義務履行)의 시간을 노동대중에게서 빼앗아버리게 되는 것이로되 공산진영에서는 오히려 종교의무이행의 시간을 빼앗으려는 목적하에서 일이 끝난 다음까지도 두시간 혹은 세시간씩이나 강습이니 강연이니 각종 회의같은 것을 구실로 직장에 그대로 붙잡아두는 것이다. 개인에게 개인적 사고능력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 공산주의자들의 신조이기 때문에 인간을 온전히 기계화하기 위해서 그렇게 안할 수도 없을 것이다. 종교적 입장에서 보면 무신론은 그것이 공산세계의 것이든지 아무런 차이점도 인정할 수 없다. 무신론이 확립되면 인간이 신의 자리를 자치하게 마련이다. 공산세계에 있어서나 자유세계에 있어서나 무신론체계 내에서는 절대신(絶對神) 대신에 절대인간(絶對人間)이 등장하는 것이 필연적인 것이다. 공산세계나 자유세계를 막론하고 언제나 어디서나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존재하는 것인데 절대신의 존재를 인정한다면 지배층이 그 절대신의 지배를 받아야 할 것이므로 피지배층이 절대신에게서 날 때부터 부여받은 권리를 지배층이 침범할 수 없을 것이로되 절대신의 존재를 부정하면 지배층의 권한이 절대화 하겠기 때문이다.
착취와 곤궁에 시달리던 노동대중을 옹호하여 악질자본주들을 거스려 일어난 다른 공산주의가 만일에도 절대신의 존재를 인정하였더라면 오늘날과 같이 기본인권유린(基本人權蹂躪)은 감행치 못했을 것이다. 인간의 자유행위를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초인간적 존재자인 신의 존재를 부정한 적분(?)에 감히 <레닌>은 신의 어좌(御座)에서 쏘련 백성의 자유를 송두리째 빼앗을 수 있었고 <스탈린>이 흡사 절대자로 군림(君臨)할 수 있었으며 현재 <후르시쵸프>가 대중을 노예화 할 수 있는 것이다.
자유세계의 무신론도 비슷한 귀결을 가져오는 것이다.
절대신의 목소리인 양심의 부르짖음을 완전히 무시하는 무신론자라면 외적 행동규범(行動規範)인 국법(國法)만을 인정하고 합법적인 수단에 의하여 물질적 혜택을 서로 독접해보려고 경쟁할 것이며 헐한 품값을 주고 노동자들을 마음대로 착취해도 두려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인간이상의 존재자를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가끔 국법까지도 교묘히 기피해가며 국법이 규정한 최소한의 인권까지도 금전의 노예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 놓여진 노동자들은 무의식중에 공산세계를 동경하는 심정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다. 실로 반공투쟁에 있어서 가장 해로운 장애물은 인간애를 져버린 무신론자들의 재산독점의 현상일 것이다.
그러니 절대인간으로 자처하는 지배층의 인간들까지를 포함하는 전체 인간들을 지배하고 있는 초인간적 절대신을 인정하고 두려워 하고 전체 인간들은 동일한 절대신의 자녀로 알며 참된 형제적 사랑을 실천하는 날 비로소 인류 전체에게 참된 자유와 평화와 행복이 찾아올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