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몸소 받은 수난의 기록
시베리아 공산 수용소에서 4명의 「리투아니아」수녀들이 엮은 고난의 기도
발행일1960-04-03 [제223호, 3면]
소련의 강제노동수용소에 장기투옥된 네 명의 「리투아니아」의 수녀들이 기도서도 없이 또 글씨 쓰는 재료도 없이 천주께 대한 자기들의 생각을 휴지에 끄적거려서 책모양으로 발라붙여가지고 깔고자는 짚자리 밑에 숨겼던 것은 1953년이 일이었다. 고향을 수천리나 떠나서 갇혀사는 몸으로 미사와 예수수난에 대한 묵상, 그리고 고적과 감금생활에 대한 인간적인 반응을 기록한 이 「책」이 무슨 방법으로인지는 알 수 없으나 「리투아니아」로 밀송되어 서구(西歐)에 나타낫다. 『<레오네>가 지은 것을 <봘레>가 선(選)하여 <아델레>가 써서 함께 발라붙였다』는 이 「마리아는 우리를 구하소서」라는 책이 「바오로회」 출판사에 의해 「리투아니아」 독립기념일인 지난 2월 16일 영문대역(對譯)으로 출판되었다.
□ 복되신 성신이여 긍련히 여기소서
오! 하늘의 아버지시어
당신은 지상복락(地上福樂)을 위하사
우리를 만드셨나이다
지극한 겸비로 비옵나니
밑 없는 함정과 매운 추위를 지나
그 복락에 이르게 하옵소서.
어디서라도 당신을 따르려하오니
다만 그 길을 보여주옵소서.
오! 오주 예수여
당신은 우리 구원을 위하사
일체를 희생하셨나이다.
우리를 가르치시고자 당신은
일생의 쓰디쓴 잔을
한 방울도 안남기시고 들이키셨나이다.
그와 같은 고난의 길 -
궁핍과 향수(鄕愁)의 운명을
저에게 택해주셨나이다.
성신이여
빗나가 걷지도 않도록 사죄(死罪) 중에도 살지 않도록
어둠과 유혹의 이 시간에 저를 비치어 주옵소서.
□ 예수께서 당신 십자가를 지시다
천주께서 나를 잊으셨고나.
그 어른께서 내 기도를
일어나는 모든 일 안에
당신께서 저에게 원하시는 일체를 완전히이해하게 하옵소서.
『주의 종이 여기 대령하나이다.』
□ 애련의 어머니께 기도
「기르칼디스」에서. (1943년 2월 8일)
어머니, 뉘게로 - 저희들은 뉘게로 달아드오리까?
버림과 고생과 피로 가운데서
뉘게다가 저희들이 호소하오리까?
오! 어머니 슬픔과 그리움으로 상한 우리 심정에 당신 눈을 던지소서
주림과 추위로 파-란 우리 입술에도.
바로 하늘이 내신 그 나라로
우리를 데려다 주옵소서.
성당들과 길가의 고상들이
보석처럼 깔린 그 나라로
맨 처음부터 당신이 사랑하시는 그 나라로 성총이 가득 찬 경당(經堂)들과 성화(聖畵)들을 한번 더 보게 하옵소서.
인자하신 예수님께와 모든 죄과의 용서를 청해주시마고
약속하신 당신께 바치는
사랑과 감사의노래를 다시 한번 부르게 하옵소서.